- 사람으로 살며 3
‘빗나가다’의 사전적 의미는 자동사로 1)(움직여 나가는 것이)한쪽으로 기울거나 쏠리게 이동하다. 2)(무엇이)바른 데로 가지 않고 그릇된 방향으로 가다이며, 타동사로 ‘(움직여 나가는 것이 목표를)벗어나 한쪽으로 기울거나 쏠리게 이동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 한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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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행복한 인류사회를 오히려 어둡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빗나간 생각과 판단을 가장 많이 하는 전문가집단 세 곳을 들면 1)성직자(신부, 승려, 목사), 2)법률가(검사, 판사, 변호사), 3)의료인(의사, 약사,)을 들 수 있습니다. 이분들은 모두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빗나간 생각이나 판단으로 인간의 심성이나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1)성직자 부류에 속하는 분들 중에는 자기가 익힌 도그마를 한 치 양보도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각 개인의 환경이나 문화나 관습이나 처지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배워온 교리에 맞추어 세상을 해석하고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과격한 기독교 근본주의자는 성도들이 친구들과 등산 갔다가 우연히 산사에 들려 목이 말라 약수터에서 생수 한 컵 마신 것도 문제 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절간의 스님과 담소를 나누었다면 생각해 볼 여지도 없이 정죄의 대상이 됩니다.
2)법률가 부류에 속하는 분들은 어떤 사건이 크건 작건 간에 소명자료가 법리적으로 옳으냐, 그르냐만 따집니다. 가령 예를 든다면, 전북의 한 버스회사가 운전기사에게 내린 처사입니다. 버스기사 이희진(53)씨는 2014년 1월 3일 완주발 서울행 시외버스를 운전하면서 현금으로 차비를 낸 손님 4명의 버스비 4만6천400원 중 4만4천원만 회사에 납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됐으며, 재판부는 "여러 증거를 살펴보면 원고가 승차요금 2천400원을 피고에게 입금하지 않은 것은 착오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고의에 의한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피고의 단체협약에서 해고 사유로 정한 '운송수입금 착복'에 해당한다고 보여 해고와 관련한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시하여 이씨는 17년간 다닌 직장을 잃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삼성의 재벌가 이재용부회장은 회사 돈 430억을 뇌물로 바치고도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실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3)의료인의 경우를 보면, 필자는 전에 30여 년 동안 S대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다니며 운 좋게도 용하다고 소문이 난 대통령주치의에게 지속적인 진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병원에 한 번 가려면 하루 종일이 걸립니다. 그러나 그분의 진단은 단 2분 이내에 모두 끝납니다. 미리 검사받은 소변, 혈액, 엑스광선 등의 결과가 나온 차트만 보고 모든 진료를 짧게 끝내고 더 이상 환자와 교감을 이루는 대화를 나누지 않습니다. 진짜 병을 일으키는 내 마음의 응어리는 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내 병은 더 깊어만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전문직업인들의 전문가적 판단의 특색은 인간의 마음을 보듬는 따듯한 감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자기가 배워온 전문성으로 사람을 마치 기계처럼 대합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존감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어 개인과 사회를 오히려 더욱 어렵게 만들어 갑니다. 앞으로 로봇시대가 열리면 이들의 일은 로봇이 해도 별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이들은 그저 배운 대로 수술하여 도려낼 예리한 칼날만 갈고 있는 기계적 근본주의자의 모습입니다. 이들의 비인간적 소행은 마치 스스로 무덤을 파고 영벌의 세계로 달려가는 듯 한 가련한 모습입니다. 전문가가 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먼저 인간이 되는 일입니다.
<마25:46> 저희는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
이강무 lkmlhw@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