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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교회의 푸른 꿈, 철길에 파묻히나.

기사승인 2017.02.16  04: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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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영주 빛마을교회 존립을 위한 탄원

발전과 개발 밑에는 항상 어두운 그늘이 있다. 우리가 누리는 이 화려한 문명 밑에도 수많은 약자의 피와 눈물, 생명이 깔려 있다. 세월호, 국정농단. 근래 드러난 이 나라의 끔찍한 현실들도 모두 생명보다 돈, 효율성, 그것에 기댄 권력을 숭배한 결과가 아니던가. 이렇게 암담한 일들은 도처에 널려있다. 나의 20대, 그것에 대한 아픔으로 몸서리치며 농촌행을 선택하였지만 어느새 현실에 매몰되어 그 감각들이 무디어갈 때 쯤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토지가 수용된다는 날벼락을 맞았다.

 

   
▲ 빛마을교회 주변 공사 노선표- 교회 3m 앞 터널 입구, 옆으로는 5-6m 복토하여 교회는 파묻히는 형세다

 

갓 생명의 싹을 틔우기 시작한 빛마을교회와 공동체, 무엇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몰라 발만 동동 구르다가 당하기만 하며 세상의 민낯을 보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민을 대상으로 보상에 대한 성실한 협의 한 번 없이 일방적으로 정해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제수용, 강제 철거가 합법이라하며 협박하고 겁주기, 재감정 받아봐야 크게 달라지진 않을 거라며 절망감 조성으로 스스로 포기하게 하기, 공사를 지연시키면 손해배상 해야 할 수도 있다며 으름장 놓기, 6m 옆 산에 터널 입구가 뚫려 나오고, 10m 바로 코앞에 기차가 지나가게 될 곳인데 선심 쓰듯이 자투리 땅 남겨 줄 테니 공사 기간 중 민원 넣지 말라며 회유하기 등 최소한의 양심만 있어도 하지 않을 말들을 서슴없이 해대며 후려친다.

우리는 순진하게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들 중 누군가가 곤란하여질까봐 참고 기다려 주었다. 그러나 그런 우리의 마음을 이용하고 기만하였을 뿐 아니라 협의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 현실에 분노하고, 절망하기를 반복하며 1년이 흘렀다.

종교시설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전에 따른 기회손실보상 규정이 없어 오로지 토지와 건물, 그것도 감가상각에 의한 저평가로 이미 인근에 이전과 신축이 불가능한 상태인데, 건물이 주거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실거주자 조사도 원천거부하여 공동체 식구 18명과 교회 물건 이사비가 달랑 100만원이 전부. 보상을 받으면 3개월 이내에 나가야 하는데, 임시거처 제공도 불가하고 옮기는 과정에 발생하는 손실도 전혀 고려해줄 수 없다고 한다. 그야말로 내쫓기는 형국이다. 오도가도 못하고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2016년 6월 교회 옆산을 깎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이곳에 어린이와 장애인 포함, 18명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지난 11월, 교회 바로 옆(직선거리 6m도 안 되는 산)에서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이 터널 입구를 위한 토목 공사를 강행하였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뿌레카로 돌을 깨고, 쉴 새 없이 돌과 흙을 실어 나르는 덤프트럭, 그 소음과 분진 속에서 우리는 무농약 배추를 뽑고, 절이고 씻어 김장을 하였다. 예고하나 없이 일방적인 공사강행 때문에 속이 상했지만 우리가 문제 삼게 되면 하청업체만 타격 입게 된다는 현장 소장의 설명에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열흘 쯤 후 산촌 유학 온 누리(8세)가 하교 길에 스쿨버스에서 내리는데 바로 옆에서 굴삭기 작업에 의하여 돌이 굴러 떨어지는 아찔한 장면을 보았고, 더 이상 참아서는 안 되겠다싶어 온라인 민원을 넣어 시청에서 나와 소음측정을 하였다. 그제서야 시공 담당자들이 죄송하다며 처음으로 공손한 태도를 보인다. 서글펐다. 왜 이래야 하나. 서로 배려하면서 해결해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점잖게 대하면 바보 취급당한다.

 

   
   
▲ 2016년 11월 공사 현장 사진 – 스쿨버스가 지나가는 자리에 돌이 굴러떨어졌다

 

이렇게 어영부영 우리는 수용재결을 맞았다. 협의가 안 통한다고 하여 국토부로 이관시켜 강제수용 절차를 밟는 것이다. 통지받은 후 16일 이내에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고 전문가들조차 대응하기에 촉박하여진다. 감리교 본부에서 법적 대응을 해주겠다고 하셨지만 재단편입이 불가한 개인 명의의 교회 밭은 따로 변호사 착수금이 필요한데 승소여부가 불확실한데다 경제적 여력이 없어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발만 동동 구르다가 수용재결 직전 절묘한 타이밍에 착수금 없이 성공보수만 일부 가져가는 토지보상전문 법무법인을 만났다. 그 쪽에 정통한 그들을 통하여 듣게 된 이야기. 토지수용에 있어 철도 쪽은 가장 악질이고, 일하는 방식도 깡패수준이라고 한다. 심지어 영주시청은 시청대로 초기에 보상협의위원회를 구성하여 주민 편의를 도모했어야 했는데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주민대책위원회가 결집력을 가지기 어려웠고 지금까지 주민연락망조차 없다.

이렇게 견제세력이 없으니 심지어 주민들이 선정한 감정평가사마저 철도 쪽 눈치를 보며 주민 편에 서지 않은 최악의 케이스. 그야말로 마땅히 해야 할 역할조차 하지 않은 공기관과 그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감시했어야 할 주민들이 흩어져 있는 동안 도매금으로 넘어가다시피 한 최악의 결과 한가운데에 빛마을이 있게 된 것이다.

의분이 치밀었다.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된다. 처음부터 주민대책위원회와 접촉이 힘들었던 이유, 개인의 협의요청을 묵살하며 전횡을 휘둘렀던 철도시설공단과 마땅히 주민편을 들었어야 하지만 오히려 철도 쪽 눈치 보며 저평가한 주민선정 감정평가사, 멀거니 서서 남의 일 보듯 하던 시청...

그러나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무지함 가운데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파커 팔머가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에서 국민들이 공적 영역에 관심을 두지 않고, 사적 생활에 몰두하게 될 때에 독재 권력이 출현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던 말을 온몸으로 배우고 있다.

 

   
▲ 수용재결서

 

알고 보니 우리가 행정사를 만나게 된 시점은 수용재결 공고 직전으로, 법적 대응 준비가 가능한 마지선이었다. 바보처럼 국가에서 하는 일을 설마 터무니없이 하진 않겠지라는 안이한 생각 속에 투쟁보다는 생명 살림, 사역과 공동체 돌봄을 우선했던 탓이다. 그나마 하나님께서 이런 바보들이 불쌍하셨던지 데드라인만은 놓치지 않게 하셨다.

그러나 상황은 좋지 않다. 이미 대다수가 현실의 벽 앞에서 포기하고, 넘어가 7-80여명만 남은 상태. 흩어진 주민들 입장도 이해는 간다. 나 역시 크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았다면 지속적으로 절망을 심어주는 저들의 말에 벌써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 올해 1월 중순에서야 가림막을 설치하였다

 

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교회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려고 한다. 수용재결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교회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담은 탄원서와 동의인 서명부를 받아 3월 초까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제출하는 것과 최대한 언론에 알리는 것이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빛마을에 살고 있는 이들의 진정성을 참작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감사하게도 삼남연회 감독님과 총무님께서 감독서신을 통하여 삼남연회 개교회에 탄원서 서명운동 협조를 요청하셨고, 본부 사무국 총무님의 도움으로 감독회장님과 연회 감독님들의 연석 서명도 받았다. CBS와 CTS가 연결되어 영상을 남기게 되었다. 그리고 금주 중에는 각 지방감리사님께 서신과 문자를 보내 지방회나 교역자회의를 통하여 서명을 부탁드리려 한다.

 

   
   
   
▲ 그 속에서도 12명의 식구들이 지난 1년에 걸쳐 기독교 귀농학교를 이수하였다

 

찾아와 억울함을 성토하는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길도 찾고 있다. 그리고 약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관련법과 규정, 실무행태의 변화를 위하여 길을 찾아보려고 한다. 당장 우리가 이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라도 기도하며 꾸준히 변화를 꿈꿀 것이다.

국민을 위하여 한다는 공익사업이라는 미명하에 소수가 배를 불리고, 약자들의 소리는 묵살하는 이 나라의 현실. 건강한 나라, 성숙한 나라로 가기 위하여 반드시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개발을 할지라도 주민들의 삶의 터전 잃어 상한 마음 달래주는 행정, 느리지만 충분한 협의를 통하여 모두가 흡족한 결과를 만들어가는 함께 웃는 세상. 그 날을 위하여 기도하며 다음 스텝을 밟고자 한다.

공유와 서명운동으로 함께하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이 작은 움직임을 시작으로 순진한 약자들이 억울한 눈물 흘리는 일은 멈추어지고,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의 통치가 이루어진 아름다운 나라가 오기를 꿈꾸며...

 

서명 참여방법:

온라인 서명하러 가기  goo.gl/2BHTLw

개교회에서 사용할 탄원서와 서명부는 빛마을교회 네이버 까페

(http://cafe.naver.com/lightvillage/219)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자료 영상:

CBS 3분 뉴스 : https://youtu.be/W3osPKedLdU

 

CTS 7000미라클 빛마을 사역과 현재 상황 : https://youtu.be/x_03iuboelM

 

빛마을의 진행상황은 이희진 목사의 페이스북(https://goo.gl/Q3QEy5) 통하여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희진 lab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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