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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의 벗에게,

기사승인 2017.09.11  02: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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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의 벗에게,

 

소식 주셔서 고맙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세월은 가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라고.

그렇습니다.

여름이 가는 것이 아니라, 가을이

새로운 바람결로, 새로운 소리로,

새로운 햇살로, 새로운 빛깔로,

그리고 새로운 나의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두 것들이 새롭고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싱싱하고 낯설기만 합니다.

계절의 변화는 결코

계절의 죽음이 아닙니다.

새로운 계절의 탄생입니다.

 우리의 늙어감이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나가는

 과정인 것처럼.

 

새벽 4시 30분,

숲속 쇠잔한 매미소리들이

 그리움으로 귓가를 스치고,

하늘에는 달님이

하얀 구름위를 흘러가고 있습니다.

구름들 시이론 별님들이 졸며

새로운 아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벗님에게

매일 밤  조금씩 기울어가는

 온달이 아니라

매일 밤 조금씩 영글어가는

반달같은 도반이 되자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열린 판도라 상자 속에 유일하게

남아있었던 희망을 가슴 속에 키우면서.

그리움은 곧 희망입니다.

초승달은 온달에 대한 그리움으로

영글어가고, 온달은 그믐달에 대한

그리움으로 사위어 갑니다.

도반의 벗들과의 관계는

늙어가지 않습니다. 늘 청춘입니다.

결코 죽지도 않습니다.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릴케의 위대한 여름 햇살은

과일을 살찌게 하지만

우수에 찬 안톤 슈낙의 가을 햇살은

과일의 맛을 숙성시킵니다.

우리들의 젊은 시절이

 꿈을 키우는 격정의 시간들이 었다면

우리들의 늙은 시절은 삶의 의미가

 숙성되어가는 시간들입니다.

 

십여년만에 한국 방문계획을 세우놓고

가는 날이 가까워 올 수록

그에 대한 기대와 흥분이 오히려

점점 수그러져 듭니다.

처음 방문 계획을 작정했을 때는

무리하게 일정을 짜서라도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가급적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싶은 욕심이 났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단 몇 사람이라도

정말, 그리움으로 가슴이 뛰었고

 영혼의 울림을 나누었던 벗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일상적이고

체면치례의 만남은 가급적 피하고

 싶습니다.

헬렌켈러는

"누구든 젊었을 때 며칠간만이라로

시력이나 청력을 경험을 하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로

시작되는  '단 사흘만이도 볼 수 있다면'

하는 글 속에서

"첫날은 친절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있게 해준 사람들 얼굴을 보고 싶다."

라고 고백했습니다. 나는 나에게

마지막 하루가 남겨져있다는 심정으로

도반의 벗들을 보고, 듣고 싶습니다.

 

이번 방문길에 보내주신 저서

'크리스찬이여, 핸들을 꺽어라' 를

밤을 새우며 만났던 벗님을

꼭 만나뵙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의 잡필들은 지난 십여년 동안

실어주신 '당당뉴스' 발행인 심 목시님을

비롯한 편집인들과도 자리를 함께하고

싶습니다. 우리들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도반의 벗들입니다.

 

서울에서 마지막 밤인

10월 21일 오후 6시에 대학로

아로코 극장에서 개최될

김묘선 선생님의 승무춤 공연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직접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글을

통해서 가슴의 울림을 공유하며

그리움을 쌓아갔던 존경하는

선생님들 몇분도 오시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여의치 않으시면 그 공연 전이나

후에 만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날 당당뉴스 심 목사님, 편집인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해도 좋습니다.

21일날 시간은 비어두겠습니다.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시면 기쁨으로

참석하겠습니다.

 

버지니아 숲 속에서

도반의 벗

해암 드림

 

   
 

박평일 BPARK7@COX.NET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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