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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도 못 말리는 한국 교회

기사승인 2017.09.13  20: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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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을 쓸 때 될 수 있으면 내 자신이 느꼈거나 생각했거나 경험했거나 깨달았거나 하는 것만 쓰려고 애를 쓴다. 그 이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2년 만에 두 곳을 거쳐서 대학이라고 겨우 신학대학을 졸업한 짧은 가방끈 탓이기도 하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 가장 쓸데 없이 시간을 보낸 것은 신학대학을 다닌 기간이었다. 신학대학은 목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해서 다닌 것뿐이지 전혀 쓸모가 없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평범한 보통 인간들이 먹고 싸고 자고 일하고 하는 생활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소위 순복음이라고 하는 신앙을 모두 그런 것들과 엮어서 가르치는 곳도 있기는 있다.

예수 당시 사람들에게는 ‘하나님 나라’라는 말이 ‘reality’가 있게 들렸겠지만 오늘 이 시대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뭔 의미가 있겠나? 지금도 내전 때문에 무고하게 생명을 잃고 집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가 더 가깝겠나? 담요나 밀가루 포대라도 가져다 주는 UN이 더 가깝겠나?

나는 40대 10 년의 빈민운동의 경험에서 배운 것이 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그들을 위해서 일해도 가난한 사람들이 더 잘 살게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들이 깨어나서 똑똑해졌다. 세상이 요만큼 좋아진 것은 사람들이 똑똑해진 탓이다. 마그나 카르타, 프랑스 대혁명, 인권 선언, 유엔 인권 헌장 등등 모두 하나님이 내려 준 것이 아니고 사람들이 피 흘려 이룬 것들이다. 오히려 기성 종교는 중요한 고비마다 인간을 억압 하는 기제로 사용되었다. 2,000년 교회사를 통하여 기독교가 그 사회의 다수가 되었을 때 긍정적 역할을 한 적이 있었던가?

예수가 말한 비유들, 밀가루 반죽 안에 있는 누룩, 국 속에 있는 소금, 이리 가운데 양 등등의 특징을 보자! 이 비유들은 이 세상에서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소수 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예수는 항상 밖으로 나타나는 힘보다 안에서 변화시키고 움직이는 은밀한 힘에 의미를 두었다. 그러나 수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기성 종교에 의하여 본질이 훼손 되어버렸다.

작금에 개신교계가 국민당 의원들에게 개혁적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준을 반대하라고 문자폭탄을 보내서 낙마를 시켰다. 개신교계는 김 후보자가 군대 내 동성 간 유사 성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군형법 제92조 6항에 대해 ‘위헌’ 소수의견을 낸 전력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김 후보자는 군대 동성애를 옹호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자격이 안 된다’, ‘동성애를 인정하는 헌재 판결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곡해를 했다. 사실에 있어서 헌법재판소장 임명과 동성애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만 하면 한국의 보수 기독교는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것을 입증 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노무현 정권 시절에 수십 년간 한국의 교육계의 숙원이었던 사학법이 겨우 개정되었지만 이명박정권시절 개악으로 다시 되돌리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과오를 저질렀다.

역사와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가려 하는 사람들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세력들! 그들이 바로 보수근본주의 신앙이다. 개인적으로는 안 믿는 것 보다 훨씬 낫고 믿어서 훌륭한 영적 상태로 나아가는 것도 맞지만 집단이 되면 사회발전의 역기능으로 작용하는 것이 보수신앙의 정체성이다. 왜냐? 집단이 되어 버리면 ‘개인의 영성’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집단의 이익만이 남기 때문이다.

라인홀드 니버가 ‘도덕적인 인간과 비도덕적인 사회’에서 설명했지만 예수는 이미 2,000 년 전에 삶으로 보여주셨지 않았던가? 누가 예수를 살해했던가? 당시의 보수 종교집단 아니었나?  오늘도 이들은 예수의 이름을 부르면서 아니 예수의 이름으로 춤을 추면서 사실에 있어서는 예수를 죽이는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지성수 sydneytax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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