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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기사승인 2017.11.09  19: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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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은 많음을 원하는 게 아니고 깨끗함을 원하신다

아무리 목이 타도 기다려야 한다. 한 여름 뛰놀다 흘린 땀으로 범벅이 되어 우물가로 달려가면 시원한 물이 반겨줄 거란 꿈은 산산조각이 난다. 덩그러니 꼭지에 물 한 보시기 없는 펌프만이 기다린다. 먼저 간 동무들이 한 바가지 남짓 남은 마중물마저 홀짝 들이킨 후라면 더욱 난감하다.

내 아주 어릴 때는 두레박으로 마을 공동우물에서 물을 떠다 먹었다. 조금 더 성장해서는 펌프질을 해서 물을 길어 올렸다. 모터가 그 자리를 대신할 때까지 그랬었다. ‘한 바가지 먼저 윗구멍에 붓고 부지런히 뿜어 대면 그 물이 땅 속 깊이 마중 나가 큰물을 데불고 왔다.’는 시인의 말이 아니더라도 펌프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그 때의 추억이 삼삼할 거다.

그 시절 마중물은 없어서는 안 될 물이었다. 그리 많은 양도 아니다. 한 바가지면 족하다. 그러나 더러운 물이어선 안 된다. 마중물이 더러우면 샘 깊이 숨어있는 깨끗한 물을 마중 나갔다 그 물마저 더럽히기 때문이다. 마중물은 마치 그리스도인과 같다. 그리스도인은 많은 수를 자랑할 필요가 없다. 그리스도인은 깨끗하면 비록 적은 수라도 다른 사람들을 주께로 끌어올릴 수 있다.

오늘날 우리의 시대는 ‘많음’을 자랑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성도에게 ‘깨끗함’을 자랑하라고 하신다. 이미 예수께서 마중물이 되어 주셨다. 슬픔과 아픔, 고난과 역경으로 인하여 희망이 한 오라기도 없는 텅 빈 세상에 마중물로 오셔서 우리를 기쁨과 승리의 원천인 하나님에게서 은혜의 물을 길어 올리도록 하셨다.

예수께서 흘린 눈물과 땀방울과 핏방울이 마중물이다. 많은 양이 아닌지 몰라도 그분의 것 전부였다. 수정 같이 맑은 물 전부를 쏟아 부어주셨다. 십자가라고 부르는 구원의 샘 펌프를 골고다에 세우게 하시고 그 위에서 친히 다 쏟아 주셨다. 그 피로 인하여 구원을 얻었으며, 그 피로 인하여 깨끗해지고, 그 피로 인하여 천국의 시민권을 얻었다.

원래 마중물이란 게 자신을 들이부어 다른 신선하고 차가운 물을 끌어 올리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는데 그 신비함이 있다. 혼자 밖에 내버려 두었던 터라 마중물이 다 쏟아져 나갈 때까지 몇 번의 펌프질을 한 후부터 마실 물을 받는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마중물은 다른 물을 끌어 올리고는 생명을 다하는 것이다. 어쩜 예수와 그리 닮았는지 모른다.

자신을 내주면서 우리더러 마중물이 되라고 하신 그분의 말씀이 눈 허옇게 뜨고 있는데도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이 시대의 아픔이다. 넉넉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한다. 여유가 없어서 그런다고 말한다. 일이 바빠서 그런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기 전에 정말 깨끗한가 물어야 한다. 깨끗하지 않으면 마중물로 사용하지 않는다.

성도가 깨끗하지 못하면서 깨끗해지려고 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다. 깨끗하지 못하면서 깨끗하다고 착각하는 것은 불신앙이다. 깨끗하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예수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시대에 하나님은 많음을 원하는 게 아니고 깨끗함을 원하신다.

 

   
▲ 김학현 목사

김학현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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