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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입법의회 무엇이 문제인가?

기사승인 2017.11.18  03: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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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입법의회 무엇이 문제인가?


곽일석 목사(입법의회회원/원천교회)

   
 

 

감리회는 신앙을 보전해 교회의 거룩성과 질서를 유지하는 한편, 전통을 계승·발전시킴으로써 부흥·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년에 한 번 교단 헌법에 해당하는 ‘교리와 장정’을 손질하는 입법의회를 개최한다. 여기에서는 시대적 요구를 담아낸 다양한 개혁적 안건이 통과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좋은 내용의 제안임에도 기득권층의 벽에 부딪쳐 번번이 무산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특히 입법의회 결과는 단순히 감리회 내 뿐만 아니라 타 교단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한국교회의 방향키로써의 역할을 감당하기도 했다.

종교개혁 500주년, 제32회 감리교회 입법의회가 지난 10월 26일-27일 천안 하늘중앙교회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정회원에 허입하여 20여년 만에 입법의회 회원이 되어 감리교회의 미래를 견인하는 중대한 자리에 참여하게 되었다. 개회예배와 성만찬, 그리고 입법의회가 개회되고 회의가 계속되는 이틀 여 동안 몇 번의 발언의 기회를 얻었지만 지난한 회의의 흐름에 편성하여 부끄럽게도 별수 없이 거수기 노릇을 이행 하였다. 이제 두어 주간의 시간이 흐른 상황에서 곳곳에서 입법의회의 결과를 두고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먼저 교리와장정수호위원회가 비판 성명서를, 그리고 감리교목회자모임‘새물결’이 입법의회의 의장인 전명구 감독회장과 주구인 장정개정위원회 김한구 위원장을 규탄하며 ‘입법의회 무효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반성하는 자세로 한국감리교회의 133년 역사를 반세기 정도 거슬러 올라가서, 치열하였던 총회의 현장을 반면교사로 삼아, 지난 제32회 감리교회 입법의회를 비판적 눈으로 평가하면서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1973년 4월 정동교회에서 장정개정을 위한 특별총회를 열었다. 여기서 윤창덕 감독은 당시 감리교회의 위기 상황을 몸에 맞지 않아 ‘찢어질 처지에 처한 의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알렸다. “감리교회는 9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에 우리 감리교회가 250여 교회와 3개의 연회와 하나의 감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중 40 여년 동안에 우리 감리교회는 크게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에는 교회의 수가 1,500여 교회, 교인의 수가 33만여 명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회도(40년 전과 같이) 세 연회, 감독도 그대로 한 사람의 감독을 가지고 있게 되었으며 마치 세 살 때에 입던 의복을 30세 된 때에도 그대로 입으려고 하는 데서 생기는 무리한 일과 같은 일 등이 우리 교단에서도 있는 것입니다. 30세라는 청년은 30세의 청년이 입을 수 있는 의복을 만들어 입어야 할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그 의복은 찢어지고 말 것입니다.“

 이 때 장정개정위원회가 제시한 개정 기본방침은  “총리사 (감독)는 제 12회 총회 때에 3~4명을 선거하여 총리사회를 조직하고 1년씩 윤번제로 의장이 되고 총리사 중에서 재단이사장 각국 위원회 위원장 신학교 이사장직을 각각 분담케 한다.”, “중앙집권제를 지양하고 개체 교회 중심으로 연회와 지방 분권제를 실시토록 모든 기구를 개편한다.” 는 것이었다.

그런데 1974년 12월 12일에 감리교회 “별도 총회”로 갱신총회가 독립해나갔다.  그해 10월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감리교 12차 총회에서 감독후보로 호헌신파의 김창희 목사와 성화파의 홍현설 목사가 대결했는데, 누구도 10월 26 - 27일 13차례 투표에서 재석 162명 중 3분의 2 표를 얻지 못했고, 12월 10일 속개하여 진행된 사흘간 11차 투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12월 12일 저녁 투표 직전에  다수를 점한 호헌파의 독주에 불만을 지닌 홍현설 목사 지지자 40여명이“교단정화”를 촉구하는 선언서를 낭독하고 퇴장했다. 호헌구파와 신파가 의견을 모아 김창희 목사를 지지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25차 투표에서 재석 108명 중 82표를 얻어 감독에 선출되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총리원 측과 갱신 측은 그 후 합동을 염두에 두고 움직였다. 경기연회는 1975년 갱신총회 측과 연합총회를 구성했고, 그해 12월에 갱신 측 총회와 중부중립 측 교회들과 합동하여 갱신총회를 이루었다.  그리고 갱신 측은 총회일치연구위원을, 총리원 측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1976년 두 위원회는 모여 통합을 협의했고, 1977년 5월 양측 대표들이 통합을 위한 4개의 “합동원칙”을 합의했다. 마침내 1978년 10월 26일, 갱신총회 측과 총리원 측은 배화여고에서 합동총회(제13회 총회)를 개최하고 분열된 지 4년 만에 다시 하나가 되었다. 그 자리에서 김창희 감독은 지난 시간 겪은 극심한 진통과 분열의 대립과 시련을 몸서리 칠 정도로 실감한 한국감리교도들에게 새로운 출발을 하자고 당부했다.

“우리는 지난 4년간의 오래고 긴 날을 한숨지며 괴로워하며 애통하는 고난의 날로 보냈습니다. 뼈를 깍는 듯한 분열의 고통, 거기에 따르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 냉혹한 배신과 무관심, 온갖 수모와 비방, 사실 한 인간이 평생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없을 온갖 심리적 고난을 한꺼번에 당한 것 같기도 했으며, 이 교단의 전통과 권위, 그리고 제도와 질서가 와르르 무너지는 위기감마저 느꼈습니다. …         
그리고 우리 마음의 아픔이 크고, 그 외로움이 깊었기에 형제의 사랑을 더욱 갈구하게 되었고, 우리의 의지와 노력을 전적으로 집중하여 이렇듯 오늘의 영광스런 합동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
우리 모두의 사랑과 우정을 위시하여 우리 감리교회의 뜨거운 신앙의 경험, 깊은 신학과 교리, 자랑스런 전통과 제도, 그리고 좋은 평판과 명예를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올바른 교회상을 확립하고 새로운 감리교회를 건설하는 역사적 전환기에 서 있습니다. …
지금은 우리 교단의 비상한 시기입니다. 교단의 진정한 화해와 일치를 성취하려는 격동의 때요, 미증유의 국란과 사회악을 이겨야 하는 필사의 때요, 새 시대로의 전진을 향해 도약하려는 결단의 때입니다.”             
 
1978년 합동을 계기로 감리교회는 그 후부터 현재까지 큰 변화 없이 그 때 만들어진 제도와 구조의 틀로 36년여를 살아왔다. 합동의 4개 원칙이 감리교회의 셋째 패러다임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곧 1950년대, 1960년대, 1970년대를 거치면서 소위 호헌파, 성화파, 정동파 등 지연 중심의 정파로 갈라져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놓고 심각한 갈등과 분열을 노출하고, 교회권력과 재산을 놓고 얼룩진 교단 정치를 벌였지만 감리교회 운영의 기본 틀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합동총회에서 감리교회의 제도와 구조와 관련하여 4개의 중요한 원칙을 결의했으니, 그것이 오늘날까지 감리교회체제의 기본 틀이다. 4개의 합동원칙은 ‘완전 다원화 감독제, 총대 선출방법 합리화(단순화), 개체 교회 중심화, 사업기구의 독립과 기능화’였다. 그 핵심은 권력 집중형인 1인 4년 감독제를 권력분산형인 2년 겸임 다원 감독제로 바꾼다는 데 있었다.

첫째, 4년제 전임 감독제를 폐지하고 2년째 겸임 감독제를 채택했다. 이것은 권력과 금력의 상징이 된 4년제 전임감독제를 2년제 의장제도로 바꾸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완전 다원화 감독제의 실현이었다. 이미 총리원 측에서도 1976년 3월 특별총회에서 동부연회 박대선 감독, 중부연회 박설봉 감독, 남부연회 김순경 감독을 선출했으며, 4년 전임의 김창희 감독과 함께 감리교회를 이끌고 있었기에 합의될 수 있었다. 

둘째, 총회 대표는 정회원 목사 10년급 이상과 이에 상응하는 장로의 수로 하되 여성대표가 전체회원의 3분의 1이 되게 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각 연회에서 정치적으로 대표를 선출하여 감독을 뽑는 총회에 보내는, 즉 혼란스런 연회정치를 막자는 의도였다고 한다.

셋째, 개 교회는 구역인사위원회를 통해 목회자의 임퇴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 사실상, 감독파송제가 아닌 개체교회 초빙제이다. 이것은 그 때까지 감리사와 감독이 자기 정파에 속한 목회자를 능력이나 자격을 고려하지 않고 소위 크고 좋은 교회로 무책임하게 파송하는 것을 금지하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넷째, 본부에 평신도국을 신설하여 평신도운동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 속에서 미래 교회에 필요한 평신도 신학의 발전과 평신도 지도력을 함양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본부의 교육국과 선교국과 평신도국과 재단사무국은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정책연구에 중점을 두고 그 시행은 각 연회가 맡는 다는 것이다. 일종의 지방 분권제로서 지난날의 비대한 본부를 축소시키고 선교와 교육을 비롯한 제반 활동을 연회가 책임지게 하자는 의도였다.
 
이렇게 하여 한국감리교회의 분권지향적인 셋째 패러다임이 만들어졌다. 이것은  연회 다원화 감독제와 개체교회 중심의 지방분권형 감리교회로 가기로 하고 연회장 제도를 채택해보았던 1967년 3월 특별총회(제10회 총회)로부터 12년여가 걸린 후였다. 그런데 여기 큰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교회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 구조와 제도 개선에만 관심을 쏟다 보니 정작 필요한 신학적인 성찰과 전망 작업을 하지 못했다. 가령, 개체교회 중심의 지방분권형 감리교회 구조를 운용하여 수립해야 할 참된 교회 상이나 한국감리교도의 새로운 정체성 정립, 더 나아가 새로 변한 시대 속에서 지니고 살아야 할 건강한 신앙 패러다임을 찾아내는 신학적인 일에 또한 집중해야 했던 것이다.     

한편 지난 제32회 감리교회 입법의회에서 김한구 장정개정위원장은 장정 개정에 대한 제안 설명을 하였다.

“우리가 의논하는 동안에 선결적으로 목적한 바가 있었는데,
  첫째로, 이 교회는 진정한 기독교회가 되어야 한다.
  둘째로, 이 교회는 진정한 감리교회가 되어야 한다.
  셋째로, 이 교회는 진정한 한국적교회가 되어야 한다.”

1930년 12월 2일 감리회 최초의 역사적인 기독교조선감리회 제1회 총회  전권위원장이었던 웰취 감독의 선언을 인용하였다. 법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가운데 총29회(53일)에 걸쳐 작업을 진행했다고 하였다. 그 주요 개정사항으로,

첫째, 지난 31회 총회 입법의회 기간에 너무 많은 개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자구수정, 문안정리, 오탈자 정리 등 전체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수정하여 가능하면 최소한의 개정이 되도록 노력하였다.

둘째, 역사학자들의 고증을 거쳐 우리 감리회의 역사를 바로 잡고 번역상의 오류를 수정하여 누락부분을 첨가하였으며 잘못 기술된 오기를 정정하였다. 역사와 교리, 그리고 부록에 대한 순서를 재배치하여 연결성을 강화시켰다.

셋째, 4년 전임감독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영성과 지도력을 겸비한 감독회장을 모시고 연회감독들과 함께 감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감독회장의 임기를 2년으로 축소하고 개체교회를 담임할 수 있게 하여, 감독회장의 독점적 권한을 분산하도록 개정하였다.

넷째, 교인의 의무에 교인은 사회신경을 준수하며,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혼을 통해 구성된 가정의 신성함을 존중한다.” 라고 하여, 현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동성애 문제에 적극대처하고 하나님이 만드신 가정제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였다.
다섯째, 교인의 권리에 성찬식은 세례 받은 교인이 참례하게 함으로, 성찬의 신성함과 아울러, 역사적 전통과 정통성을 가진 복음주의적 신앙을 강조하여, 이단성시비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켰다.

여섯째, 재판법에 범과의 종류와 벌칙의 종류를 더 명확하게 하여 신뢰성 회복과 공정성을 제고시켰고, 무고죄를 신설하여 고소, 고발의 남발을 방지하였다.

일곱째, 감리회 본부의 특별위원회에 이슬람 대책위원회와 동성애 대책위원회를 신설하여 이슬람 이단 문제와 동성애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하였다.

여덟째, 감리사가 구역회를 직접 주관하게 한 후 연말 결산한 통계표를 지방별로 연회에 제대로 보고하여 실제 결산액과 보고내용이 다를 경우 해당교회의 모든 교역자와 평신도 대표는 모든 의회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상실하게 하여 부담금에 대한 성실 납부를 제도화 하였다.

한편 제32회 총회 입법의회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모은 상정안은 감독회장 임기 변경 관련 개정안과 변칙세습 방지 법안이었다. 해당 안건들은 단순히 교단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었기에 이목이 집중된 측면이 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교단 내부적으로 화제가 된 안건은 따로 있었다. 바로 폐회 직전 통과된 ‘사회재판에서 패소하면 출교에 처 한다’는 내용의 유일한 현장 발의 안이다.

 

1. ‘감독회장 임기 변경’ 제안

감독회장 임기 변경과 관련된 제안은 지난 2003년 제25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4년 전임’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매 입법의회 때마다 계속됐다. 특히 2013년 제30회 총회 임시입법의회에서는 ‘2년 겸임제’ 안건이 통과됐으나 당시 교단 내분으로 공포되지 못했고, 지난 회기에도 장정개정위원회(장개위)를 통과된 ‘2년 전임제’와 현장 발의로 올라온 ‘2년 겸임제’가 함께 다뤄져 통과요건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두 안건 모두 재석회원 과반수 찬성을 얻는 등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양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재석 회원 455명 중 찬성은 152명에 그쳤고, 반대는 그 두 배에 가까운 297명(기권 6명)으로 압도적인 표차의 부결이었다.

2. ‘세습 방지’ 법안

감독회장 임기 변경안과 함께 최근 입법의회 때마다 빠지지 않고 상정되는 법안이 또 하나 있다. 벌써 세 차례 연속이다. 2012년 한국교회 최초로 세습방지법을 마련한 감리회는 당시 교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비난 일색이던 한국교회를 향해 오랜만에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랐고, 이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고신, 한국기독교장로회 등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만들며 선도적인 역할도 감당했다.

이처럼 감리회가 앞서갈 수 있었던 까닭은 역설적이게도 교단 중 최다 세습이 이뤄지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습방지법 마련 이후에도 법망을 교묘히 피해간 세습은 계속 자행됐고, 다음 회기에는 부모와 자식 간 한 다리를 건너 진행되는 이른바 ‘징검다리 세습’을 방지하기 위해 10년간 자녀 혹은 자녀의 배우자를 담임자로 파송할 수 없도록 한 법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새로운 방식의 세습을 만들어내는 부작용이 생겼고, 다시 한 번 세습 방지 법안을 고쳐 강화시켰다.
이번에는 다른 교회와의 통합·분립의 방법을 통한 세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법으로 ‘변칙세습 방지법’으로 불린다. 입법의회 개최 전부터 찬성 여론이 높았던 만큼 현장에서 제기된 반대 의견마저 더욱 강하게 제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었고, 결국 재석 402명 중 찬성 249표(반대 146표, 기권 7명)로 통과됐다.

3. 현장발의 통과‘논란’

입법의회에 안건을 상정하기 위해서는 장개위에 제출하거나 입법의회에서 재적회원 3분의 1 이상의 찬성으로 발의하는 현장 개정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이번 회의 전에도 새물결, 감리교여성연대 등 수많은 단체 혹은 개인이 현장 발의를 예고했다. 그러나 정작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은 이풍구 장로(장로회전국연합회 회장) 등 176명이 서명해 올린 사회재판 관련 처벌에 대한 개정안 단 한 건이었다. 장개위원장 김한구 목사는 나머지 현장발의안도 좋은 내용을 담고 있으나 형식적 요건(이중 서명, 비회원 서명, 잘못된 서명, 성원 등)을 갖추지 못해 심의 결과 모두 폐기됐고, 유일하게 요건을 충족시킨 장로회전국연합회 현장발의안만 상정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장개위는 형식 논리를 앞세워 내용에 대한 충분한 논의 과정 없이 본회의에 상정함으로써 문제를 키웠다는 것. 실제로 한 장개위원은 “현장 발의안이 과도하게 올라온 나머지 시간이 부족했다. 이중 서명, 비회원 서명 등 절차 심의를 갖다보니 정작 내용을 심의할 시간이 없었다”며 “내용을 충분히 보지 못하고 격식만 봤다”고 어느 정도 과오를 시인했다.

4. 현장 발의 안 ‘무더기 폐기’

올해 제32회 총회 입법의회에서도 장정개정위원회의 담은 높았다. 입법의회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새물결과 감리교여성연대, 협성대 비상대책위원회 등이 제출한 안건이 모두 부결됐기 때문이다. 장개위가 택한 안건은 장로회전국연합회가 상정한 안건 1개뿐이었다. 입법의회 첫날, 현장에서는 아침부터 현장발의를 위해 서명운동을 펼치는 단체들로 분주했다.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상임대표 권종호 목사)은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법(개정) △의회법(개정) △교역자 생활보장법(제정) 추진을 위해 현장발의를 준비했다.

감리교여성연대(상임대표 김명현)가 준비한 안건은 2건으로, △각 의회 분과위원회 성별·세대별 15% 할당 의무화 적용 △진급 및 연수과정에 양성평등교육과 성폭력예방교육 추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협성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계화 목사)는 ‘협성대 이사파송 개정안’ 현장발의를 위해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세 단체는 모두 재적회원 3분의 1이 넘는 166명 이상의 회원들에게 서명을 얻었고, 서류를 장개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장개위는 장로회전국연합회가 상정한 안건만 통과시키고 그 외의 안건에 대해서는 부결 처리했다. 이러한 사태에 직면한 현장에서는 감리회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장정개정위원회의 구성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또 장개위의 권한을 축소하고 논의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것을 촉구했다.

제32회 감리교회 입법의회, 세습금지법을 좀 더 강화한 점에서 바람직한 면도 있었지만, 장정에 보장된 “현장 발의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은 일과 “사회법에 소송한 후 패소하면 출교시킨다”는 사회통념과 상식에 위배되는 악법(惡法)만을 현장 발의 안으로 상정하여 결의한 것은 매우 부정적인 전례를 남기고 말았다. 무엇보다도 회의 벽두에 논란이 되었던 장정개정위원회에서 상정한 안건에 대해 자구수정도 하지 못한다는 결의는 전혀 비상식적이고, 회의법에도 맞지 않는 주장이다. 오직 500여 입법의원들을 거수기로 만드는 잘못된 결의였다. 이렇듯 일단의 분위기에 휩쓸려 결의 되었던 폐회 예정 4시간 전에 미리 오후 5시에 폐회하기로 결의한 것은 의장인 전명구 감독회장의 반개혁적인 정서에서 비롯된 권모술수와 음모였다는 의혹을 지을 수 없다. 또한 오후 5시에 폐회를 하기로 결의했으면, 시간을 지켜 폐회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지키지 않았다. 오후 5시가 넘어서 계속 회의를 진행하려 했다면, 회의법에 따른 절차를 통하여 번안동의를 했어야만 했다.

현장 발의된 안건은 장정개정위원회가 반드시 상정해야하는 것인데, 오직 1건만 상정하고 나머지는 상정하지 않은 것은 불법적인 일이다. 사회법에 소송을 제기하여 패소하면 출교한다는 법은 내용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인 ‘재판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이다. 국민이 재판받을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이기에 이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하는 악법이고, 일부에게만 적용되는 불평등한 법으로써 무효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제32회 감리교회 입법의회는 심각한 오류를 범했으며, 안타깝지만 한마디로 함량미달의 입법의회였다고 할 것이다.

  ∎자구수정

지난 2015년 입법의회에서 자구수정이 가능했다. 심지어 당초의 개정안의 취지가 바뀔 만한 수정 상정도 가능했다. 이번 입법의회에선 자구수정 불가 원칙을 확인했다. 다만 원안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한에서 오탈자나 문장상, 통념상 명백한 오류에 대해선 수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미주자치연회 개칭

미주특별연회 명칭이 미주자치연회로 개칭됐다. 명칭변경과 함께 입법이 가능한 자치권도 부여됐다. 자치권 부여를 두고 입법의회의 고유권한을 침해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으며 입법권한을 주더라도 총회 입법의회의 추인을 받아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격한 토론 끝에 결국 가결됐다. 미주연회원들의 한국은급법으로의 회귀도 결의됐다. 단 8년간의 탈퇴기간은 제외하고 예전의 은급수혜자는 예전 법에 의해 혜택을 받는다. 은급재단이사 1명을 파송하는 안도 통과됐다.

미주감신지원안은 부결됐다. 장개위는 3개신학대 지원금중 10%를 2년간 지원하는 법안을 상정했으나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다. 이로써 미주감신의 연방정부허가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감리사 선출

연회에서 감리사가 선출되지 못할 경우 종전에는 실행부위원회에서 보선했다. 이제부터는 지방회에 참석했던 연회원들이 선출하게 된다. 이 법의 제정취지는 연회원과 실행부위원의 구성이 다르므로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에 따라 연회에서의 감리사 선출을 보이코트 할 가능성이 있고 실제 그런 일이 발생한데서 비롯됐다.

  ∎감독 역임한 이만 감독회장 후보?

감독을 역임한 이만 감독회장 후보가 될수 있게 제한하려던 법안이 부결됐다. 참정권을 제한하는 기본권침해라는 문제제기가 받아들여진 때문이다.

  ∎감독회장의 태화이사장 당연직 회귀

감독회장이 태화복지재단의 당연직 이사장이 된다. 직전 입법의회에서 감독회장이 태화의 당연직 이사장이 아닌 것으로 개정되었다가 이번에 재개정 됐다.

  ∎감독회장 사택예우 부결
감독회장이 은퇴하면 감리회가 유지재단 소유의 사택을 사망시까지 제공할 수 있게 하려던 감독회장의 예우 법안이 부결됐다.

  ∎사고지방회 지정 기한은 대체 몇일?

이외 사고지방회를 지정할 수 있는 기한이 정해지지 못했다. 현안인 2016년판 장정에 14일과 3개월이 동시에 존재해 이를 정리하려 했지만 단순히 오탈 자수정만으로 바로잡는데 한계가 있어서 현안을 유지하고 다음에 입법하기로 했다.

  ∎입법발의하려면 20명 서명받아야

장개위는 장정개정안 발의는 발의자 외 입법의회 회원 20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토록 했다.

  ∎본부부담금 20%의 환원 부결

지난 입법의회에서 본부부담금의 20%를 은급부담금으로 전환하도록 결정하면서 본부 수입이 18억원 정도 감소해 본부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다. 그러나 입법의회원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결국 많은 표차(찬성136 반대246)로 부결됐다.
 
  ∎그 외 가결된 법안들

무고죄 신설, 간음시 교역자도 출교 가능, 제주도 투표소 신설, 선관위에 선거법위반 조사권한 부여, 정책발표회 의무화, 감독회장의 입법위원2명 임명권, 마약 도박 동성애 벌칙과 음주흡연의 벌칙분리, 가중처벌법, 남부연회 경계에 캐나다지방 포함, 신학원이나 신학대학 졸업자에게 권사부여, 이슬람대책위원회, 이단대책위원회 신설

  ∎부결된 법안들

수련목회자의 수련교회 부담임 파송 불가, 부총무제 폐지안, 자치기관의 연회지원금 감사, 심사재판결과 연회보고 의무화, 감리사의 성실보고 의무, 합의에 이른 경우 재기소 불가, 청장년연합회 임원의 임기 2년제, 수련학원선교사의 교원자격증 소지 의무, 등이다.

곽일석 iskwag@naver.com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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