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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있는 그

기사승인 2017.12.02  02: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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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달력은 대림(待臨)절 혹은 강림(降臨)절로부터 시작된다. 임하거나(臨) 내려오는(降) 주체는 물론 예수 그리스도시다. 내일이 바로 그 대림절 첫 번째 주일이니 오늘은 교회의 달력으로 마지막 날이 되는 셈이다. 크리스마스를 품고 있는 대림절이다 보니 모든 행사는 대개 이천 년 전 이 땅에 내려오신 예수님의 탄생에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대림절은 처음 이 땅에 오셨던 예수님의 강림만을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한 절기가 아니다. 대림절은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를 새기면서 이 땅에 다시 오실 그리스도의 강림도 고대하는 절기다. 그러므로 대림절이 교회력의 시작이라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정체성을 되새기며 교회의 한 해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의미한다.

“마라나 타!” 안식일 회당에 예배를 드렸던 예수의 처음 제자들은 주님이 부활하신 다음 날에도 다시 모여 주님이 명하신 성찬을 나누며 주님의 죽으심을 기억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자리에서 늘 이 말을 했다. “마라나 타!”, “주여, 오시옵소서!” 처음 기독교 공동체 예배의 정체성은 바로 이 말, 재림에 대한 기다림의 말이었다.

개인적으로 성만찬에 숨어 있던 재림에 대한 고대를 분명하게 알게 된 것은 한 독일교회의 성만찬을 참석했던 경험으로부터였다.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로 시작되는 성만찬 제정사는 성만찬의 핵심을 구성한다. 그리고 이 제정사는 대개 떡을 거쳐 포도주에 이르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에서 끝난다. 그런데 내가 참석했던 독일교회 성만찬의 집례 목사님은 회중을 향해 들고 있던 포도주 잔을 내려놓으며 늘 한 절을 더 읽으셨다.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전 12:26)

“그가 오실 때까지!” 이제껏 참여해 왔던 그 무수한 성만찬 속에서 나는 그동안 이 결정적인 말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마침내 깨달았다. 어쩌면 성만찬을 행함에 있어 가장 본질적이 되어야 할 이 말을. 성만찬의 유래를 전하는 바울의 말은 처음 기독교 공동체의 성만찬 속에 담긴 절절한 ‘마라나 타’의 외침에 그대로 이어져 있었다.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마 21:9) 유대인들에게 메시아는 미래에 ‘오실 이’가 아니라 ‘오시는 이’, 즉 지금 ‘오시고 계신 이’였다. 다시 오실 메시아 역시 ‘오실 이’가 아니라 ‘오시는 이’다. 실제로 재림과 관련하여 우리말로 ‘오실 이’로 번역한 모든 성경의 표현 역시 ‘오시는 이’로 번역하는 것이 문법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더 적절하고 올바르다. 주님은 미래 언젠가에 오실 분이 아니라 지금 현재에도 오고 계시고 있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대림절은 현재진행형으로 오고 있는 그분을 맞이하는 절기다. 주님의 첫 오심을 기념하는 것 역시 마침내 다시 오실 주님을 확신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대림절의 마음은 기다리는 마음이라기보다는 맞이하는 마음에 더 가까울 것이다. 지금도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계시는 주님을 맞이하는 마음, 대림절의 참 의미는 아마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계시를 증언하시는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내가 곧 가겠다.’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 (계 22:20)

 

이진경 jinkyung.l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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