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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염

기사승인 2018.01.16  0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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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20˚C를 넘나드는 추위로 인해 진부령은 아무리 옷을 입어도 추위를 막지 못합니다. 교회 현관문과 창문 안쪽은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냉동실처럼 성에가 두껍게 얼어 있습니다. -30˚C 하얼빈에서도 견딘 몸이라며 큰소리를 빵빵 쳐보지만 20대 초반의 -30˚C보다 40대 초반의 -20˚C가 더 힘겨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무릎과 발가락 끝에 냉방장치가 달려 있는 것처럼 찬 기운이 흘러나옵니다. 해마다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지고 있으니 변해가는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서 몸도 마음도 분주해집니다. 추운 겨울, 몸은 움츠러들지만 마음만은 훈훈하기를 기도합니다.

   지난주에는 작은아이가 밤에 잠을 자다가 혼자 깨어서 훌쩍훌쩍 울고 있었습니다. 우는 소리에 제가 깨서 물어보니 오른쪽 귀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혹시 자다가 꿈을 꾸거나 귀가 눌린 것인가 하여 안고 달래보았지만 점점 더 아파하였습니다. 주일 준비를 하며 새벽까지 거실에 있던 남편을 불렀습니다. 낮에 마을 산책을 했는데 너무 추워서 동상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고 남편이 온찜질을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찜질도 소용이 없고 아이가 계속 아프다고 울어서 차에 태우고 지역 의료원으로 향했습니다. 의료원으로 가는 길에 미시령 터널을 지나자 아이가 잠이 들었습니다. 응급실에 가도 새벽에는 별로 할 수 있는 조치가 없기에 남편과 저는 다시 집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그리고 작은 아이를 재웠습니다.

   쪽잠을 잔 작은아이는 다시 새벽 4시 반 경에 깨어나 귀가 아프다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할 수 없이 다시 작은아이를 차에 태우고 의료원으로 갔습니다. 가는 길에도 작은아이는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서 울기를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응급실에 가서 간단하게 귓속과 목 안을 살펴본 의사선생님은 이틀 분량의 약을 처방해 줄 것이니 주말에 약을 먹고 차도가 없으면 소아과에 가 볼 것을 권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한 작은아이가 다시 깨어나 귀가 아프다고 울어서 토요일 오전 진료를 보기 위해서 속초로 나갔습니다. 그렇게 확인한 병명은 급성 중이염이었습니다. 4일치 약을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와 밥을 먹이고 약을 먹이니 작은아이의 증상이 한결 좋아졌습니다.

   평소에는 너프건이라는 총을 가지고 놀기를 무척 좋아하고 활동적이던 작은아이는 아프기 시작하면서 엄마 아빠 바라기가 되었습니다. 잠자리에 누워서 떠먹여 주는 밥을 먹으며 “우리 00이 밥도 잘 먹네. 기특하다. 금방 좋아 지겠구나”라는 칭찬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몸이 아프니 누구라도 옆에 두고 싶어서 엄마 아빠를 교대로 불렀고 원하면 시도 때도 없이 곁에 누워서 안아주었습니다. 평소에는 안고 자다가도 답답해서 금세 등을 돌리던 아이가 몸이 아프니 밀착되게 꼭 안고 있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작은 아이는 아플 때 자신이 혼자 내버려져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고 통증으로 인한 불안을 해소하였습니다.

   아플 때 아무도 곁에 없으면 서럽습니다. 그래서 몸이 아플 때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누군가 함께 있어서 언제든지 도움을 청하면 달려와 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몸도 편하게 앓을 수 있습니다. 작은아이처럼 안아달라고도 하고 먹고 싶은 것을 챙겨달라고도 하면서 몸은 고달파도 마음은 편안하게 앓을 수 있으면 질병에 대한 두려움도 감소됩니다.

   작은아이를 통해, 우리의 고난은 겪어내야 하는 것이지만 그 시간동안 언제라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믿음의 사람들은 고난의 때에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이 느끼게 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우리의 육체적 고난은 하나님의 집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며 우리의 영적 가난은 하나님의 풍요하심을 경험할 수 있는 축복의 통로입니다. 부족한 스스로를 마주하게 될 때 낙심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완벽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려울 때 하나님을 바라보라고 권하셨습니다. 그러면 상황은 아픔으로 얼룩져도 마음만은 평안함을 입고 지혜롭게 어려움의 때를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 누구도 이 세상에 홀로 내버려진 사람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끊을 수 있는 이가 없기에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사랑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 하루, 언제 어디서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홍지향 ghdwlgi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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