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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력 없는 신앙인들의 실수

기사승인 2018.03.10  02: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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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친구가 감동적이라는 멘트를 곁들여서 동영상 하나를 보내 주었다. 그것은 1995년에 북-중 접경에 있는 한 중국 도시에서 일어난 일에 관한 한국계 미국인 이삭 목사의 간증 영상이었다.

북한 성도들의 탈출을 돕고 있던 이삭 목사가 미국에 가 있을 때,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그래서 그는 급히 북-중 접경에 있는 도시로 달려갔다. 이 목사는 그곳에서 4명의 노인을 만났다. 왜 나오려느냐는 그의 질문에 “야 찬송 한번 마음껏 불러보고 싶어서”라는 답을 듣고, 이 목사는 즉석에서 그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언제 나오려느냐는 질문에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정보가 들어왔는데, 65명이 모두 잡혀서 수용소로 끌려가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빠를수록 좋다고 해놓고는 그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인 79세의 할아버지가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하나님께 직접 물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물러가더니 10여분 후에 돌아왔다. 하나님께 물었더니, “내가 능력이 없어서 너희를 북한 땅에 남겨둔 줄 아냐?”고 반문하시더란다. 그래서 그는 “우리가 매 맞고 굶고 잡혀서 수용소로 끌려가는 것도 하나님의 뜻인가요?”라고 항의했더니, “물론”이라고, “몰라서 묻느냐?”고 답하시더란다. 그래서 이 목사의 도움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이 그렇게 응답하셨다는 말을 듣고 이 목사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서 헤어지면서 그 노인에게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 인사를 들은 노인은 “무슨 인사가 그러냐?”고 하면서 “천국에서 만나자 그래라” 해서 이 목사는 “예 천국에서 만나지요”라고 인사를 바꾸었다. 그러고 나서 그 노인은 돌아서서 가면서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라는 성경구절을 소리 내어 외었다.

이 목사가 몇 년 후에 다시 그곳에 갔을 때, 그들 65명이 모두 살해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6명의 젊은이는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맞아서 머리통이 깨져서 죽고 나머지 59명은 수용소에 끌려가서 굶고 병들고 매 맞아서 모두 죽었다는 것이었다.

 

   
https://youtu.be/KUKd82TXN1A

많은 사람이 그 영상을 보고 가슴이 찡하는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하고 설교 중에 그 영상을 띄우기도 하지만, 그것을 보고나서 나는 마음이 답답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만화로 구성된 이 동영상의 이야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납득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노인은 그들이 붙잡힐 것을, 그리고 붙잡혀 가면 죽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라고 그 노인이 읊조렸다니, 하나님이 기적을 일으켜서 그들을 살려주실 것으로 믿었단 말 아닌가? 그런데 결국 그들이 처참한 죽음을 당했으니 그 노인의 믿음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닌가?

그리고 그가 중국의 국경도시까지 사람들을 데리고 나왔다면, 이 목사가 그들을 도우려고 미국에서 나오기까지 그는 오랫동안 기도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직접 묻고 싶었다면 그동안 그들을 인도하신 하나님을 믿기 어려웠단 말인가? 그리고 단지 10여 분 동안 기도하는 중에 그들의 계획을 바꾸라는 하나님의 응답을 들었다니 납득하기 힘들다.

구약 시대에는 하나님이 직접 또는 천사나 선지자들을 통해서 당신을 드러내셨다. 그리고 신약 시대에는 당신의 아들 그리스도와 사도들을 통해서 말씀하셨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직접 말씀하시지 않고 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이 자신을 계시하신다고 믿는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그렇게 즉각적으로 응답하시는가? 그리고 그때까지 그들을 인도하신 하나님이 갑자기 전과 다른 응답을 주셨다면 하나님은 그렇게 일관성이 없는, 변덕스러운 분인가? 이 목사는 그 노인이 정말 하나님의 응답을 받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목사인 그가 하나님을 그렇게 응답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었단 말인가?

그리고 이 목사는 그 동영상의 첫 부분에서 그들이 탈출을 포기한 것은 “주님께 순종”하기 위해서였다는 자막을 넣어서 그들이 탈출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응답에 순종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여기서 이 목사는 그들이 개죽음을 당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순교라고 말하고 있는 것 아닌가?

믿는 자의 죽음이 모두 순교인 것은 아니다. 도주하여 몸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때 도주하지 않고 죽음을 택하는 것은 자포자기이지 순교가 아니다. 그 노인이 탈출을 포기하고 돌아가겠다고 말한 것은 그곳에 가서 그들이 하나님을 위해서 일할 계획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는 그들이 돌아가면 잡혀 죽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들이 돌아가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자살적인 행동일 뿐이다. 자살은 분명히 죄다.

어쩌면 그가 이 목사를 믿지 못했기 때문에 그를 따라나서지 않은 것 아닐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미국으로부터 북·중 국경까지 이 목사를 보내셨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그렇게도 갈망하던 탈출의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그 노인이 탈출을 포기한 것은 분별력이 없는 행동이었을 뿐, 신앙적이지도 감동적이지도 않다. 그리고 이 목사는 그 노인의 분별없는 행동을 “순종”으로 해석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동영상에서 분별력 없는 신앙인들의 실수를 보면서 안타까워하지 않을 수 없다.

신성종 목사의 『목회 유머어집』에 나오는 다음의 에피소드에서 위 동영상에 나오는 분별력 없는 신앙인들과 비슷한 실수를 범하는 독실한(?) 신앙인을 발견한다.

어느 마을에 아주 독실한 신자가 살고 있었다. 장마로 인해서 동네가 온통 물바다가 되었다. 그러자 그 신자는 동네 사람들과 함께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이제 비를 그쳐 주세요. 우리를 구해 주세요.”

그러나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려서 그 신자의 집이 물에 잠기자, 그는 지붕 위로 올라갔다. 그때 마침 한 사람이 보트를 타고 와서 소리쳤다. “자 이 보트에 타세요. 큰일 날 뻔했습니다.” 그러나 그 신자는 보트에 타기를 거부했다. 비는 계속 내렸다. 한참 후에 멀리서 119구조대원의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그 신자는 하나님께서 구해 주실 것이라고 말하면서 구조를 완강히 거부했다. 그 구조대원은 지쳐서 가고 말았다.

결국 그가 올라가 있던 집이 물에 떠내려가다 무너지는 바람에 그 신자는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그는 천국에 가서 하나님을 만나자 하나님께 따져 물었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나님을 섬겼는데, 살려달라고 얼마나 기도했는데, 이게 뭡니까?”

그러자 하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두 번이나 구조대원들을 네게 보내지 않았느냐.”

 

 

최재석 jschoi@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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