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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기사승인 2018.03.12  19: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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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에 매화꽃과 유채꽃이 만발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진부령도 기온이 많이 올라가고 있지만 지난 주 두 차례 내린 응달의 눈이 녹지 않아 저희 집은 아직 눈 속입니다. 속히 따듯한 봄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평창 패럴림픽이 개막하여 지난주일 오후에 아이들과 함께 강릉 올림픽파크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초에는 작은 아이가 감기로 아팠고 주말을 즈음하여 큰 아이가 감기로 아팠습니다. 그래도 밖으로 놀러 나가고 싶은 아이들의 조름으로 남편과 저는 늦은 오후에 아이들을 태우고 강릉으로 향했습니다. 패럴림픽 기간 동안에는 톨게이트비도 무료이고 올림픽파크 입장료도 무료였습니다. 아이들은 VR 체험도 하고 스케이트도 타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녁을 먹으려고 보니 오직 VISA 카드나 현금으로만 결제를 할 수 있다고 하여 남편과 저의 지갑을 살펴보니 저희에게는 VISA카드도 없고 현금도 얼마 없었습니다. 다행히 우연히 만난 아랫마을 목사님 내외가 VISA카드가 있어 아이들의 저녁을 먹일 수 있었습니다.

   올림픽파크 안에 있는 삼성관에서는 다양한 체험거리가 있었습니다. 장난감 로봇을 조작하는 기술이나 가상현실 게임 등 저처럼 아날로그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신기하기만 한 것들이었습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앱 체험이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세상을 보는 것과 똑같은 안경을 쓰고 그 위에 VR 기기를 써보니 정말 확연히 시야가 밝아졌습니다. 핸드폰에 프로그램 앱을 깔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인간의 장애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좋은 기술들도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나오는 길에 남편은 ‘미래사회에는 인간의 의식이 기술의 진보를 따라가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가 사회혼란을 조절하는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사실 3D, 4D 등 안경을 쓰고 보는 영상을 볼 때 어지럽고 멀미가 납니다. 가상현실 게임을 할 때도 그 느낌은 여전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느낌이 없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만일 사람들이 가상현실에 너무 몰입하여 게임을 하고 영상을 보게 되면 현실에서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해마다 새로운 전자기기들이 쏟아져 나와 사람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니 그런 전자기기들이 아이들의 성장에 해로울 수 있다는 저의 걱정은 아이들이 보기에는 나이든 어른의 기우에 불과할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고 옛것을 고집하는 저와 신나는 게임을 스펀지처럼 받아들이지는 아이들이 있을 따름입니다.

    얼마 전 받은 교육에서 강사가 “우리는 ‘사용’하지 않고 ‘소비’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한 말이 생각이 납니다.  물건을 고장이 나거나 더 이상 쓸 수 없을 때까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만족감을 얻고자 물건을 사서 사용하다가 더 좋은 물건이 나오면 교체하는 소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끝없는 소비의 근저에는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바꾸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인간의 불안은 불확실성에서 기인하며, 그 삶의 불확실성을 해결하고자 확실한 패턴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불안을 조금이라도 더 해소하고자 쇼핑을 하고 부를 축적하고 관계를 확장해 나간다고 합니다.

   사실 인간은 하나님의 계획에도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겠다고 아무리 다짐 해봐도 번번이 확실한 약속을 할 수 없다는 것만 발견해 나가고 저 자신이 곤고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을 따름입니다. 불확실한 사람들이 만나서 공동체를 이루어 생활하는 곳에서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관계가 조율되어져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하는 순간 그것이 오만이고 자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불확실을 확실로 바꾸는 정점은 바로 불사(不死)를 향한 의학의 발전일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야 말로 불변의 확실성입니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인간은 없습니다.

   오늘 하루, 삶의 확실한 해법을 찾느라 지치기보다는 삶의 불확실성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유연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홍지향 ghdwlgi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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