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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싸의 그레고리가 말하는 기독교적 완전의 의미(2)

기사승인 2018.06.20  23: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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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싸의 그레고리가 말하는 기독교적 완전의 의미를 생각해 보기 전에 그가 어떤 인물인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니싸의 그레고리(Gregory of Nyssa, 335~395)는 동방정교회에서 세 명의 교부 중 하나로 활동하였다. 그는 381년 제2차 종교회의로 불리는 콘스탄티노플 종교회의에서 니케아 신조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함으로써 니케아 신조가 정통 교리로 재확인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종교회의 후에는 테오도시우스 황제의 신학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침묵과 고독을 즐기는 성향으로 인해 영성적 명상 생활로 더욱 알려지게 되었다.

그레고리는 단순히 신비적 명상만이 아닌 철학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는데 일찍이 플라톤, 플로티누스, 그리고 필로의 저서들을 탐독하였다. 알려진 것처럼 그레고리는 기독교 교부들 중 특히 오리겐의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오리겐이 신플라톤주의의 관점처럼 영혼의 상승을 영혼의 본래 상태에 대한 회복으로 이해하며 어둠으로부터 점차 빛을 향한 상승으로 설명하는 반면, 그레고리는 빛으로부터 신적인 어둠으로의 상승이라는 이미지를 사용한다.

어쨌든 그레고리는 영성신학사의 입장에서 볼 때 철학과 영성신학을 균형감각을 가지고 두 가지를 잘 융합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에 대한 그의 긍정적인 입장은 그의 저서인 모세의 생애에도 잘 표현되어 있다. 그레고리는 당시의 이방 철학이 그리스도교적 계시를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고 모세의 생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덕에 대한 우리의 가르침은 부유한 이집트인들로부터 도덕과 자연철학, 기하학, 점성술, 그리고 수사학 같은 교회 밖에서 추구되는 지식들을 받아들일 것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것들은 신비스러운 신적 진리가 이성의 풍요에 의하여 아름답게 될 때 유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레고리는 이렇게 신 이해에 대한 철학적 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고 있지만 하나님의 본질에 대한 이해 과정에서 인간은 자신의 전이해들을 부정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궁극적인 이해의 단계에서는 다만 침묵 가운데 주어지는 계시 앞에 머물러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하나님 이해의 과정은 지적인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하나님 이해의 진보과정은 인간의 인격 완성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과의 교제와 만남은 지적 확장만이 아니라 그 하나님을 닮는 신화(神化-deification)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신화라는 용어는 벧후 1:14에 근거하는 동방정교회의 신학적 비전이다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너희가 정욕 때문에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느니라). 그러므로 그레고리와 헬라 철학자들과의 결정적 차이는 인간이 하나님의 본성을 닮아 완전 또는 신화에 이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인간이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모든 덕의 원천인 하나님처럼 변화될 수 있다는 완전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서가 모세의 생애가 지니는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모세의 생애는 카이사리오스라 불리는 젊은 수도사의 요청으로 저술되었다. 이 책에서 그레고리는 모세 개인의 이야기만 다루지 않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신자의 영적 성장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더욱 효과적인 안내서라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 몇 주간 그레고리가 말하는 완전에의 길을 함께 산책함을 통해 이 땅에서의 가장 고상한 삶의 목표의 하나인 하나님을 닮아가는 완전에의 길을 맛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수천 sucheonkim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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