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를 강제 퇴원시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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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어디 갔어요?”...
“어젯밤에 데리고 갔어요”
“누가 데리고 가요?”
“사장이라고 하대요”
“그래요?”
“밤중에 갑자기 와서 제임스 보구 옷을 갈아입으라고 하더니 데리고 가던데요. 아직 입원해 더 치료받아야 한다고 하던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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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가명 필리핀 39세)는 없었다. 플라스틱 공장에서 야간작업을 하다 손가락 하나가 잘린 그가 누워 지내던 병원 침상은 깨끗이 비워져있었다. 그러나 같은 병실에 남아있는 한국인 환자들이 간밤에 본 일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사장이 지난밤에 갑자기 들이닥쳐 제임스를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 아무 영문도 모르고 있던 제임스,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그가 엉겹결에 끌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본 사람들은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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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의사가 회진 돌면서 지나가는 말을 하더군요. 제임스는 입원 치료를 더 받아야 되는데 퇴원을 했다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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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 전화번호가 없는 그에게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해 보냈다. 미등록자(소위 불법체류자)인 그는 무척 두려워하고 있었다. 겁을 잔뜩 먹고 있었다. 혹시 사장이 출입국관리소에 신고라도 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나는 우선 그를 안심시켰다. 회사 사장이 신고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말을 해주었다. 미등록자를 고용했다는 약점을 가진 고용주가 자기가 고용한 미등록자를 신고할 확률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그에게 산재 신고를 하지 않는 사장이 오히려 법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말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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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제임스에게 산재보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미등록자도 법에 따라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그가 병원에 입원한 초기부터 해주었다. 용기를 얻은 제임스는 나의 도움을 받아 회사 사장에게 산재보험 신청을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사장은 그 요구를 계속 거절했다. 나아가 서로 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 느닷없이 강제퇴원을 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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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퇴원을 시킨 사장은 제임스에게 보상비로 고작 2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강제퇴원을 시킨데다 200만원 보상비를 제안한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손가락 하나가 잘린 장해는 산재보험 전례에 의하면 2000만원 이상의 보상비가 나온다. 보상비 이전에 강제 퇴원시킨 행동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인권침해 행위였다. 나는 법에 따라 미등록자도 받을 수 있는 산재보험혜택에 대해 다시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강제로 퇴원시킨 사장의 부당한 처사를 얘기해주었다. 그 불법성과 폭력성을 거듭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제임스 본인이 직접 산재보험 신청하는 방법을 다시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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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10일 간 제임스는 고민했다. 10일만에 산재보험 신청을 직접 하기로 결심한 그가 병원에서 나를 만났다. 의사의 소견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소견서를 떼어 근로복지공단으로 가면 된다. 거기서 산재보험 신청을 하는 거다. 고용주의 협조 없이도 노동자가 직접 할 수 있다. 그가 의사의 소견서를 원무과에 신청했다. 그런데 원무과 산재 담당 직원은 제임스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마지막 중재를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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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지금 여기로 온대요.”
원무과 직원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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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급히 달려왔다. 사장이 협조하면 굳이 우리가 근로복지공단에 갈 필요가 없다. 고용주가 협조하면 병원 원무과에서 산재보험 신청을 대행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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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 you again "
"Pastor , thank you very m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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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구가 자그마한 그가 활짝 웃으며 악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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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에 찌든 6식구를 부양하기 위해 여기까지 흘러들어온 제임스. 매일 야간노동을 하며 자신의 노동력을 팔다 그만 손가락을 잘린 그의 둿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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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든 노동자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일할 날은 언제나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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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자본주의 시대, 소위 신자유주의시대라 일컫는 이 시대에 자본은 맘껏 국경을 넘나들며 이윤을 추구한다. 오로지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국경들을 허물고 여기저지 자유자재로 다닌다. 노동자들도 그런 자유를 똑같이 누리기 바라는 건 불순한 걸까?
포천이주노동자상담센터(평안교회 부설)
대표 김달성목사
김달성 kdalsu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