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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자의 간증

기사승인 2018.09.18  0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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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지난 주 실향민문화촌에서 사물놀이를 관람하였는데 장구재비와 징재비가 얼마나 신명나게 장단을 맞추는지 보는 사람들도 절로 어깨춤이 추어졌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하는 이들의 모습이 바로 그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온 몸으로 악기를 다루며 기쁨의 땀을 흘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들처럼 함께 장단을 맞추며 삶을 연주한다면 천상의 기쁨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전역을 앞둔 청년이 지난 주일에 성도들과 함께 나눈 간증을 본인 동의를 얻어 칼럼에 실어봅니다. 저의 부족한 글보다 더 감동이 되실 것 같습니다.

    훈련소 교육이 끝나고 자대 배치를 받으러 가는 버스 안에서 저는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는지 모릅니다. ‘늦은 나이에 입대를 하였으니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입대 전의 자신감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훈련소 생활은 녹록치 않았고 극심한 추위와 스트레스 때문에 몸은 약해질 대로 약해졌습니다. 훈련소의 문화는 제가 그간 대학교 선교단체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고 그로 인해 저는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알 수 없는 버스 안에서 홀로 눈물을 닦으며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발 피할 길을 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너무나 두렵고 힘이 듭니다.’

   버스에서 내려 보니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강풍과 추위가 저를 맞이했고, 눈앞의 허름한 막사를 보며 저는 절망했습니다.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꼬인 것일까? 인생은 정말 복불복인 것일까? 내 군대 생활은 시작부터 망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제 머리 속에 가득 찼습니다. 게다가 제 보직은 취사병이었습니다. 요리도 못하고 싫어하는 제가 취사병이라니 생각만 해도 싫었습니다. 저는 두려움과 절망 속에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시편 말씀을 홀로 묵상하며 모든 길을 하나님께 맡기는 기도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첫 주일에 자대 교회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첫 예배에서 ‘예배합니다’라는 찬양을 부르는데 마음속으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찬양 후 선포된 말씀은 제가 학부 시절 힘들 때마다 묵상했던 다니엘서의 말씀이었습니다. 포로로 끌려갔던 다니엘, 그 속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했던 다니엘에 대한 말씀을 들으며 저는 저 역시 하나님의 손에 있음을 조금씩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내가 기대하던 곳이 아니며 환경적으로 거친 곳이지만 이곳이 내 믿음의 성장을 위해서는 최고의 장소구나.’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군대 생활에 차츰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역을 앞둔 지금 뒤돌아보면 21개월의 시간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때로는 답답한 마음에 좌절하기도 했고, 제가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신앙을 버려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군생활의 가장 소중한 추억은 하나님과의 관계회복’이라고 쓰인 신문 스크랩을 보며 저는 전혀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저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답답하고 막막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운동도 하고 말씀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막막함과 갈급함 사이를 달려가던 저의 군대 생활에 가장 큰 버팀목이 된 것은 바로 토요일 성경공부였습니다. 저는 매주 주말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토요일과 주일이 되면 교회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고, 사실 때론 밥이 먹고 싶어 교회에 간 적도 있습니다. 교회에 가면 편안하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가끔 제게 과제를 주기도 하셨는데 그 과제를 해나가는 과정들이 제게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장로님께서 자주 밖으로 나가 자장면을 사 주셨는데 속으로 그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저를 돌보시고 성장시키셨습니다.

   지금에서 돌아보면 저는 이스라엘이 걸어갔던 광야의 시간을 걸어온 것 같습니다. 메마른 광야의 시간은 언제나 버거웠지만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통해 제게 먹고 마실 것을 공급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제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광야를 걸을 때 저도 수많은 불평과 원망을 했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신실함으로 저를 붙드셨습니다. 저는 이제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조금 알 것 같습니다. 21개월의 군대 생활은 제게 있어 인생을 낭비하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저는 저 자신을 포기할 수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은 결코 저를 포기하지 않으심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입대하기 전 보다 신체적으로 더 건강해 졌고, 책을 읽는 시간도 충분히 가졌으며, 하나님과의 관계도 회복되었습니다. 삶에 있어 저의 과제는 제가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는지의 여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했던 군종 병사들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나그네와 같은 저를 사랑으로 돌봐주신 교회 성도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이곳에서 교회 공동체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더 알고 떠나갑니다. 앞으로도 이 교회가 믿음의 청년들을 키워내는 은혜의 요람이 되기를 기도하고 축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디 이 청년의 기도처럼 교회 공동체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은혜의 요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의 앞길에 하나님의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항상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 진부령 정상의 작은 교회에 주어진 소명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신명나게 하나님의 장단에 맞추어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홍지향 ghdwlgi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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