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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라는 이름으로

기사승인 2018.09.20  0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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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가 되니 갑자기 생각나는 사건 하나가 있다. 20여 년 전 추석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온 국민이 추석연휴로 들떠 있던 때에 매스컴은 연일 한 사건 보도로 뜨거웠다. 강원도의 남대천 둑에서 승합차에 화재가 나 7명이 죽은 사건이었다.

그런데 많은 희생자를 낸 화재 사건도 특이하지만 그 희생자들이 한 종교 집단의 무리라는 데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죽은 사람들은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흔들고 있던 ‘영생교’라는 사이비 집단의 추종자들이었다.

‘목사’로 불리는 우종진이란 사람은 이상한 교리를 설파하면서 ‘순교하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들은 그렇게 ‘순교’했던 것이다. 우 씨는 신학교를 나온 후 신앙관이 변질되어 유일신 사상을 부인하고 사회와 분리된 생활을 했다. 우 씨는 가족이 병원에 입원해도 ‘병은 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논리로 병문안조차 하지 않았다.

학문도 필요 없다며 자녀의 대학 진학도 막았다. ‘여호와의 증인’도 자녀 교육을 안 시키는 점에서 같다. 그러고 보면 사이비 집단은 비슷한 데가 많다. 우 씨는 또 신도들을 데리고 1년에 한번 정도,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1개월까지 교회를 떠나 강원도 등지를 돌아다니며 결속력을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사건은 세계적으로 흔한 일이다. 1997년 3월, 미국 샌디에이고 북부 호화저택에서 39명이 집단 자살한 ‘천국의 문’ 사건, 1994년 이후 유럽과 캐나다에서만 74명의 목숨을 앗아간 집단 참극의 모체인 ‘태양사원’ 사건, 1978년 11월 남미 가이아나에서 미친 교주 짐 존스의 추종자 9백여 명이 음독 시체로 발견된 ‘인민사원’ 사건, 또 1987년 8월 용인에서 빚어진 ‘오대양’ 사건도 광신 사이비 집단의 참변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들만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의 양상은 여행, 수련회, 성경공부 등 다르지만 결과는 죽음까지도 불사한다는 것이다. 세기말의 현상 중에 하나라고 치부하고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끔찍하다.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것일까. 원인을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현실 세계에서의 실망감 때문이다. 정치나 경제에 기대고 있는 사람의 심리가 그런 곳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허탈감에 빠질 때 종교라는 그늘로 몸을 옮기게 된다.

그들은 종교라고 하는 이름 아래에서 엄청난 도그마(독단 교조)의 구렁에 빠진다. 문제는 그런 데 빠진 사람은 자신이 그런 데 빠졌다는 사실을 알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가 무서운 무기가 된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는 말이 나온 이유가 이런 데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잘못 사용하는 이들에 의하여 얼마나 위험하게 쓰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종교는 인간 삶의 풍요와 안위를 위해 존재할 때 그 가치가 있다. 이성을 파괴하고 지식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기독교가 독선의 도그마에 갇히면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신앙인은 광신자가 되지 않기 위해 종교인이 아니라 신앙인인가를 항상 물으며 살아야 한다.

 

   
▲ 김학현 목사

김학현 nazunja@gmail.com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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