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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

기사승인 2018.10.06  00: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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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바람이 분다. 바람이 세차게 나뭇가지들을 때리고 지나간다. 언덕 위에 하얀 집인 우리 교회는 참 바람이 많다. 한여름만 제외하곤 사철 바람이 분다. 바람은 찬 기운 알레르기 비염인 내게 그리 반가운 동무가 아니다. 오늘도 새벽부터 코가 울어 댄다. 훌쩍훌쩍!

바람은 왜 부는가. 바람은 도대체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가. 안면도 바람은 바다에서 불어와 우리 집 뒤 산등성이를 넘는다. 어느 때는 산등성이에서 와 바다 쪽으로 내려 달린다. 그러면 나무들이 하늘거린다. 나무들은 움직이는 것으로 부족하여 옷을 벗어 던지고 춤추다 까무러치기까지 한다. 저것은 바람의 춤일까, 나무의 춤일까.

두 제자가 있었다. 둘은 라이벌 의식 때문인지 늘 아옹다옹 다퉜다. 사사건건 의견이 충돌했다. 어느 날 한 제자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다른 제자에게 말했다.

"바람이 부니까 나뭇가지가 움직이네."

그러나 다른 제자가 정색하며 말했다.

"식물인 나무가 어떻게 움직이겠어. 저것은 나무가 아니라 바람이 움직이는 거야."

움직이는 것은 바람이다. 아니다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것이다. 이렇게 사소하게 시작된 말싸움이 어느덧 고함을 지르는 큰 싸움으로 발전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스승이 말했다.

"지금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나뭇가지도 아니다. 바람이 불고 있는 곳은 너희의 마음속이고, 움직이고 있는 것은 너희의 마음이다. 그렇게 세차게 움직이는 마음은 너희 마음의 벽에 부딪혀 상처를 남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가슴에도 멍을 남기는 법이다. 너희의 마음을 그렇게 움직이는 그 바람은 도대체 어디서 불어오는 것이냐?"

스승의 말을 듣고 깨달은 두 제자는 서로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는 다른 사람의 언행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 나무가 춤을 추는 것도, 바람이 춤을 추는 것도 아니다. 내 마음이 바람을 핑계하여 춤추고, 나무를 구실삼아 춤추는 거였다.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실은 어떤 사건 때문이 아니라, 어떤 사람 때문이 아니고 자신의 감정 때문에 화나고 불행하다.

움직이는 것은 내 마음이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내 생각이다. 내 생각이 심란하게 움직이고, 내 생각이 혼란스럽게 춤을 추고, 내 생각이 거침없이 까무러칠 때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

생각은 그 누구도 남은 제어할 수 없다. 자신만이 생각을 제어할 수 있다. 외부에 이는 현상 때문이라고 변명하지 말자.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흔들리지 않게 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 언제나 바람은 불지만 생각은 고요해야 한다.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즉”

성경 잠언 23장 7절 말씀이다. 지진으로 시끄럽다. 태풍으로 시끄럽다. 바람이 세차게 분다. 이게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 마음은 그렇게 흔들리는 것이어선 안 된다. ‘믿음의 반석’이 턱 버티고 있는 그대의 마음을 기대하며.

 

   
▲ 김학현 목사

김학현 nazunja@gmail.com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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