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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

기사승인 2018.10.09  00: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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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설악의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미처 단풍이 들기도 전에 비바람에 떨어진 나뭇잎들과 익어 떨어진 도토리들이 교회 앞마당을 덮었습니다. 설악산의 단풍을 구경하시려면 금주가 가장 좋습니다.

   지난주 개천절에 저는 인제의 자작나무 숲에 다녀왔습니다. 자작나무 숲이 조성되기 전에는 소나무 숲이었는데 솔잎혹파리가 번지면서 소나무를 잘라내고 여러 해에 걸쳐 자작나무 90만 그루를 심었다고 합니다. 산을 오르는 동안 좌우로 곳곳에 자작나무와 소나무가 자라고 있고 정상에 오르면 40만 그루의 자작나무가 밀집해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자작나무 숲을 오르는 즐거움에 더해 산을 오르는 중에 있는 작은 매점의 주인이 저는 인상적이었습니다. 30대 후반 혹은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은 아주 작은 편상 위에서 간단한 먹을거리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숲에 대한 이야기며 자신이 장사하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했습니다. 친절하기도 하거니와 소박한 매점이 산과 아주 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매점 주인 한 사람으로 인해 자작나무 숲에 대한 인상이 더 좋아졌습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 대로 저희 집 큰아이와 저는 틈나는 대로 대장금을 보고 있습니다. 음식과 그 음식을 먹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게 표현되는 드라마입니다. 장금이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대해 엄하게 가르치는 장금이의 사수 한상궁 또한 보통 사람은 아닌듯합니다. 가장 최근 본 내용은 경합을 이기려 음식을 만드는 기본을 지키지 않은 장금이를 한상궁이 궁에서 내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장금이가 없이 경합을 해야 하는 한상궁에게 다른 나인들 세 명이 찾아와 자신을 장금이 대신 한상궁의 경합을 도울 수 있게 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한상궁은 그 세 사람에게 과제를 냅니다. 결론적으로 그 세 사람은 모두 한상궁이 낸 과제를 해내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 세 과제는 장금이가 생각시(어린 궁녀) 시절에 모두 통과한 과제였습니다. 그 중 첫 번째 과제는 물을 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과거 한상궁의 요구에 어린 장금이가 계속해서 물을 떠와보아도 “다시 물을 떠 오너라.”라는 대답만 들을 뿐이었습니다. 그 때 장금이는 “혹시 아랫배가 살살 아프시옵니까?”, “혹시 목이 아프시옵니까?” 등의 질문을 하여 한상궁이 원한 그 ‘물’이 어떤 물인지를 알아내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현재시점 나인들은 한상궁이 유별나게 교육하는 이라고 불평하며 ‘물’을 대령하는데 실패합니다. 저는 이 장면에 속으로 감탄했습니다. 실패한 나인의 어리석음은 무엇이며 성공한 장금이의 지혜가 무엇인지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팟캐스트 방송 중 ‘고전읽기’가 있는데 차를 타고 오가면서 듣는 중 그런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한 어린 공주가 하늘에 있는 달을 갖고 싶어서 병이 들었는데 이에 애가 탄 왕이 “달을 따오는 사람에게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다.”고 방을 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능력자라고 할지라도 하늘의 달을 따 올 수는 없었습니다. 달을 갖고 싶은 어린 공주는 마음의 병이 점점 깊어만 갔고 왕의 시름 또한 깊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이 나타나 자신이 달을 따다가 공주에게 바치겠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그 사람이 어떻게 하늘의 달을 딸 수가 있느냐며 그는 분명 사기꾼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공주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공주님 하늘의 달이 무슨 색입니까?”,“달은 얼마만합니까?”,“달이 어떻게 생겼습니까?”하고 질문하자 어린 공주가 “달은 황금색이지.”, “(멀리 달을 가리키며)달은 내 엄지손톱 만해”,“달은 동그랗게 생겼어.” 하였습니다. 그 길로 그 사람은 공주의 손톱만한 동그랗고 황금빛을 띄는 달을 만들어 공주에게 주었습니다. 공주는 원하던 달을 손에 받아들고 기뻐했습니다. 심지어 공주는 자신의 손에 달이 있음에도 하늘에 또 달이 뜨는 것을 ‘이가 빠지면 다시 나는 것처럼 달도 따오면 다시 뜨는’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저는 장금이처럼 혹은 달을 만들어 공주에게 준 사람처럼 타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지 않고 제가 생각하는 것을 상대에게 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는 상대방이 만족스러워 하지 않는다고 불평합니다. 혹은 상대방의 요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포기합니다. 이해하고 공감하려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물어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방식이나 결론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신앙인으로서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지키기 너무 어렵다고 불평하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물어물어 가다보면 어느새 한 고개를 넘고 두 고개를 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지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의 뜻을 물어 바른 길로 걸어가며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물어 그 마음을 채워주는 이웃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홍지향 ghdwlgi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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