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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8.10.18  1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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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고 싶어요.”

게스만(가명 방글라데시 39세)이 나를 두 번째 만났을 때 한 말이다.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향으로 돌아가도 싶다고 한 말. 병실에서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다른 표정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사장이 좋다는 말을 거듭했다. ‘우리 사장 좋은 사람’이라고.

3달 전 한국에 입국한 그는 유리공장에서 일했다. 대개의 이주노동자들은 노동부가 일방적으로 배정해준 공장에서 일한다. 그는 보통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 반까지 일했다. 점심시간은 1시간이고 저녁식사 시간은 30분이다. 지난 추석 이전까지 그는 한 달 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했다고 말했다.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사장이 최저임금을 주면서 살인적인 노동을 시켜도 그는 사장에 대한 호감을 버리지 않았다.

아들 둘,딸 하나를 둔 가장(39세) 게스만은 한국에 오려고 7년을 기다렸다. 그는 입국한 지 3개월밖에 안 되었지만 한국말을 제법했다. 여기 오기 전에 한국어를 꽤 익힌 거다. 취업비자를 받아 여기 오려면 한국어 시험을 봐야 하는데 계속 떨어지다 7년 만에 붙었다고 했다.7년간 한국행을 준비하면서 그는 코리안 드림을 키운 게 틀림없다.

그의 코리안 드림은 한 달 동안 단 하루도 휴일을 주지 않고 살인적인 노동을 시켜도 손상되지 않았다. 그러나 입원한 지 7일 만에 깨지기 시작했다. 공장으로 빨리 돌아와 일을 하라는 사장의 말을 들을 때 깨지기 시작했다.

그의 사고는 여럿이 유리를 자르는 작업을 하다가 일어났다. 함께 일하던 이주노동자,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노동자가 실수하는 바람에 날아온 큰 유리조각이 팔에 큰 상처를 냈다. 뼈가 보일 정도로 살이 움푹 파였다. 큰 칼로 베인 듯 깊이 파였다. 아마도 최하 한 달 이상 입원 치료가 필요해 보였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사장은 회사로 복귀하라는 요구를 했다. 재촉하며 강요했다. 이제 겨우 상처를 싸매고 안정을 찾으려고 하는 시점에 사장은 그런 강요를 한 거다. 이제 산재보험을 신청하고 한동안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무리한 요구를 해댔다. 철저한 갑을관계에서 갑이 말이다.

우리 이주노동자상담센터는 의사와 사장을 만날 계획을 세웠다. 의사의 소견을 듣고 나서 사장을 만날 생각이었다. 그리고 산재보험 처리를 하고 게스만이 제대로 치료를 받도록 도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세 번 째 병실을 찾아 갔을 때 게스만은 병실에 없었다. 덩그러니 그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사장이 강제로 퇴원시켜 버린 것이다.입원 9일만에. 산재보험 신청도 가로 막고.

이윤-착취의 극대화를 위해 기업가들이 날뛰고 있다. 대, 중, 소 할 거 없이 마구 뛴다. 피에 굶주린 뱀파이어처럼 날뛴다. 맘몬우상을 섬기는 광신도들이 한 방울이라도 더 흡혈하려고 몸부림을 친다. 한국의 제조업 밑바닥에서 이주노동자들을 흡혈한 피는 착취구조의 정점인 재벌에까지 간다. 재벌대기업 앞에 기업들을 한 줄로 세운 경제구조, 수직적인 경제구조는 엄격한 주종관계 시스템이다. 원청-제1 하청-제2하청-제3하청-제4하청-제 5하청, 이렇게 줄줄이 이어진다. 그 긴 줄 끄트머리에 100만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3D 업체들이 있다.

“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이윤-착취의 극대화’라는 원리로 돌아가는 사회는 이웃사랑을 원천적으로 가로막는다.

한국교회는 그 원리가 지배하는 사회와 불화하는가, 화목하는가?
주류 한국교회는 그 원리로 돌아가는 사회를 세우는가, 허무는가?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그 원리가 다스리는 사회체제에 순응하는가, 저항하는가?

 

김달성목사

포천이주노동자상담센터

(평안교회 부설)

 

김달성 kdalsung@hanmail.net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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