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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가 되고 싶습니다.

기사승인 2019.01.13  02: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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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가장 소유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는 주택과 자동차를 꼽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집에 살며 어떤 자동차를 타느냐는 그의 신분과 부의 수준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토록 좋은 집을 갖고 싶어 하고 좋은 자동차를 몰고 싶어 합니다. 요즘 특정한 외제차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연이어 일어나 그 차를 기피하고 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반응이지 지속적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 이건 그 차의 문제이지 모든 수입차에 대한 거부감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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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자동차의 경우 3만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삼만 오천 개, 최근에 개발된 전기자동차는 일만 개 정도의 부품이 들어갑니다. 자동차 안에는 화려한 계기판도 있고 매력적인 사이드미러나 백미러가 있고 멋진 전조등도 있습니다. 자동차 과학이 발달하면서 각종 부품들에는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어서 자동차 안에서 행복을 누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가정에서도 없이 사는 이들이 많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가의 에어컨과 히터 오디오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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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자동차의 시트는 우리가 짐작하는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고가의 제품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세계의 명품 자동차들이 기본은 억대이고 아주 비싼 차들은 수억 원대를 호가해도 이제 놀라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달리는 궁전입니다. 그 안에서 차를 운전하거나 차의 소유주는 물질로 산 자동차에서 또 다른 만족과 기쁨을 누리는 것입니다. 자동차는 사고가 나지 않는 한 인간에게 상당한 편리를 제공하기에, 많은 시간을 차에서 보내는 현대인들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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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동차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을까? 불현듯 그런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잡으면 어디든지 내달릴 수 있는 핸들이 될까? 얼마든지 속도를 내고 줄일 수 있는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가 될까? 아니면 자동차 안을 공연장이나 극장으로 만들어 주는 오디오가 될까? 주인을 편안하고 안락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편안한 시트가 될까? 아니, 언제든 자동차를 달리게 할 수 있는 열쇠가 될까? 생각해 보지만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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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동차의 타이어가 되고 싶습니다. 자동차는 세계적인 명품 엔진을 탑재했어도, 엄청난 마력을 자랑하는 자동차라도, 미래 세대를 위헌 멋진 디자인을 입혔어도, 기막힌 옵션이 다 있어도 타이어만큼 소중한 부품은 없습니다. 한 대에 수억 원짜리 명품 자동차도 그를 자동차 되게 하는 마지막은 타이어입니다. 타이어가 없으면 그 차는 서 있는 자리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타이어가 없으면 자동차의 모든 기능이나 첨단 장비들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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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자동차가 더러운 흙이나 온갖 지저분한 곳에 직접 닿는 유일한 부품은 타이어 밖에 없습니다. 자동차는 타이어가 있기에 전후, 좌우 사방으로 다닐 수 있거니와 타이어가 있기에 시속 100km, 200km를 달릴 수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합니다. 신차 판매장에서도, 자동차 개발 시장에서도 아무도 눈 여겨 보지 않는 부품이지만 타이어는 자동차의 생명과도 같습니다. 누구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겠지만 자동차를 자동차가 되게 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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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두 철로 되어있는 자동차, 그래서 철강 산업의 꽃이라고 부르는 자동차에서 유독 <타이어>만 고무로 되어 있습니다. 감히 철에게 범접할 수 없는 천한 것이지요. 타이어는 펑크 나면 미련 없이 버리고 새 타이어로 교체합니다. 낡거나 찢어져 교체된 타이어는 쓰레기로 불 태워지거나 버려집니다. 고작해야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가치 없는 장식이 되거나 폐타이어 재생업체로 넘어가 일생을 다합니다. 그래도 자신이 얹고 다니던 자동차 때문에 타이어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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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는 그 견고함에 따라 안전을 책임지기도 하고, 공기압에 따라 승차감이 좌우되기도 합니다. 타이어의 가치는 적정한 공기압만으로 자동차의 안전과 편안한 승차감을 보장해 줍니다. 따라서 타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적절한 공기압을 유지하는 것 하나면 충분합니다. 바람이 빠져 아무 데도 갈 수 없거나, 찢어지기 직전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의 하중을 견딜만한 적당한 공기압 하나만으로 자동차와 그 차에 탄 자동차 주인을 행복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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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동차의 방향을 정하고 바꾸는 핸들은 자신 없습니다. 그건 유능한 분들이 하는 거지요. 차에 동력을 공급하고 마음껏 달릴 수 있도록 화력을 공급하는 엔진도 될 수 없습니다. 무능한 때문입니다. 화려한 음악을 들려주고 여행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카 오디오도 자신 없습니다. 주인을 편안하게 해 주는 소파도 감당하기는 무리입니다. 이런 역할들은 모두 제 능력 밖의 것이고 저는 화려한 자동차의 맨 밑에서 이들을 떠받치며 명하는 대로 움직이는 타이어로 족합니다.

정성학 21bibl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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