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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당개지치

기사승인 2019.01.15  02: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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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둘러봐도 계곡을 건널 방법이 없어 신발을 벗어 한손에 들었습니다. 물은 아직 차가웠으나 몸으로 전해지는 기운은 상쾌했습니다. 물의 자정능력이 꽃을 찾아든 나그네에게도 통했는지 멀고 낯선 길, 운전의 피로가 단숨에 날아갔습니다. 귀룽나무 꽃비가 내리는 그 계곡에 들어서니 농익어가는 푸르름에 멀미가 났습니다. 다시 신발을 신고 몇 걸음 옮기지 않아 하얀 꽃잎이 내려앉은 넓적한 잎에 보랏색 꽃 몇송이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당개지치’와 마주쳤습니다. 사진으로만 보아오던 꽃의 실물과 맞닥뜨리는 순간은 만감이 교차한다는 표현이 가장 적당합니다. 꽃모양과 색깔, 잎이나 전체의 크기와 생김새는 그 곳의 햇살과 바람, 기분까지 재입력을 해야하지요.

4~5월, 봄의 한가운데서 꽃을 피우고 중부 이북 산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남쪽에서는 볼 수 없답니다. 지치의 인삼모양 자주색 뿌리는 약초로 쓰이고 자주색 염료로도 쓰이며 이른 봄에 돋는 어린 순은 양념 필요 없는 나물로 유명합니다. 뿌리에 색소가 없어 염료로는 쓰이지 못해 ‘개’지치이고 중국에서 들어와 ‘당’개지치입니다. 지치와 개지치, 당개지치외에도 바닷가 모래에 사는 ‘모래지치’, 양지바른 곳에 파랑색 꽃이 피는 ‘반디지치’ 북쪽의 땅에 있어 아직은 만날 수 없는 ‘왜지치’와 ‘뚝지치’가 있지요.

그 계곡에는 적당한 차분함과 끝없는 고요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막함이 다가 아니어서 고맙고 쓸쓸함이 전부가 아니어서 참 다행인 꽃길이었지요. 물위에 떠있는 꽃잎 위에 같이 흘려보낸 것이 시간만은 아니었으니 발걸음 할 때마다 한시름씩 가벼워져 돌아올 만큼 넓지 않으나 넉넉한 품이었습니다. 미세먼지가 최고조여서 마치 어느 SF영화 속 저주받은 도시와 같은 오늘은 5월의 그 계곡 그 맑은 물소리가 더없이 그립습니다.

 

   
 

 

   
 

 

   
 

 

   
 

 

   
 

 

   
 

 

   
 

류은경 rek1964@hanmail.net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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