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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기사승인 2019.02.09  0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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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어제 한 친구로부터 시 한편을 선물받았다. 미국 알라바마 주 출신 독일계 이민 일세 사무엘 울만이 78세에 쓴 '청춘' 이라는 시였다. 나는 시인 울만에 대해서 이 시를 빼놓곤 별로 아는 바가 없다.. '청춘' 이라는 시는 태평양 전쟁이 끝말 무렵 미국 종군기자 트레더럭 펄머가 태평양 사령을 만나 그의 집무실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우연히 책상 위 액자 속에 걸려있는 이 시를 접하게 되었고 1945년 12월 호 리더스 다에제스트에 "어떻게 살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후 일본 미군정 총독을 역임했던 멕하더 장군은 이 시를 다 외울정도로 좋아했다고 하니 일본인들 사이에 가장 사무엘 울만이 좋아하는 시인으로 자리메김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는 어려서부터 유독 책수집을 좋아했다. 케롤은 비아냥 섞인 목소리로 "당신은 책에 대한 욕심밖에 없는 사람이다" 라고 나를 비난하곤 한다. 내가 생악해 봐도 그렇다. 나는 책에 대한 욕심이 아주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선물도 책을 가장 선호하고 책을 선물한 친구들을 좋아한다.

그러나 인테넷 시대가 도래한 이후부터 책을 선물로 반은  경우가 별로 없다. 책은 고사하고 친필로 쓴 편지나 크리스마스 를 받은 기억도 거의 전무하다. 제작년까지만 해도 미국 친구 John 과 일본 친구 Yokoyama , 그리고 뉴욕에 살고 있는  소설가 등촌 목사로부터 가족 사진과 함께 가족들의 사연이 담긴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곤 했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등촌으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가 유일하다. 나도 그렇게 살아오고 있으니 불평거리는 전혀 아니다. 그러나 왠지 낯선 풍경처럼 씁쓸하게 느껴지는 감정은 어쩔 수가 없다.

인터넷 시대 인연이라는 것이 본래 그렇다. 얼굴이 없는  순간적인 만남이다. 사이버 공간에어서 컴퓨터 마우스 크릭으로 만났다가 크릭 하나도 해어지는 깃털보다  가벼운 것이다. 크리스마스 카드도 안부도 사이버 공간에 홍수를 이루고 있는 글을 하나 퍼와서 Me Too하고 보내면  그만이다. 아니 퍼온 글 밑에 자기 이름 석자를 타입핑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조차 아까워하는 인색한 시대다. 이름도 없는 수십통의 같은 글을 받을 경우도 허다하다.

 

이렇게 삭막한 시대에 비록 빌려온 남의 시이기는 하지만  친구로부터 시 한 편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은 내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 친구도 나처럼 시를 좋아하고 시를 읽으며 나처럼 감동하고 있는 사람일거라는  생각만으로도...

시는 사치다. 시는 마음의 여유이고 멋이다. 사랑이 사치이고, 마음의 여유이고 멋인 것 처럼...

"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지금 곁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한국의 시인 이문재는 노래했다.

그 친구는 시를 읽으며 나의 얼굴이 떠올랐을 것이다. 사랑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머릿속에 생각이 스쳐갈 때마다 아무곳에나 잡필을 쓴다. 모두 즉흥적인 글들이다. 그리고 좀처럼  다시 읽어보지 않는다. 산책중에도 쓰고, 찾집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다가도 쓰고,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쓰고, 책을 읽다가도 쓰고, 노래를 부르다가도 쓰고 .... 대충이 없다.

몇 해 전에 한국문단의 거장(?) 시인 P 교수가  우리집을 방문하셔서 10여권이 넘는 자신의 전집을 선물한 적이 있었다. 내가 그 방대한 량에 감탄을 하며 "어떻게 그리 많은 시상을 얻어 시들 쓰시느냐?" 고  물었다. P 교수는 "시인들은 하루 24시간 시를 씁니다. 밥먹다가도, 잠자다가도, 화장실에서도.... 시상이 떠오르면 메모를 해 놓지요. 시상은 한번 지니가면 다시 떠오르지 않거든요. 평소에 메모해두는 부지런한  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고 대답을 했다.

무척 공감이 가는 지혜였다. 문제는 나의 개으른 습관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메모하는 것을 무척 싫어한 사람이다. 학교다닐 때도 강의를 기록해 두는 노트도 없었다. 그래서 시험 때가 되면 남의 노트를 구걸해서 벼락공부를  했던 형편없는 위인이다.

요즘에는 세상이 좋아져서 글을 쓰고 싶으면 핸드폰으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쓴다. 그래서 철자나 문법이 개판이다.

어제만 해도 그렇다. 날씨가 모처럼 포든해서 혼자서 산책을 즐겼다. 갑자기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떠울라 친구에게 "어려서는 젊은 날을 준비하고, 젊어서는 노후를  준비하고, 늙어서는 사후를 준비하고..... 그렇게 평생을 준비만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언제 놀고, 언제 즐기고 삽니까.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는 하소연을 보냈더니 그에 대한 답신으로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 를 이멜로 보내준 것이다.

 

" 청춘이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마음가짐을

 뜻하나니/장미빛 불,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안이함을 물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므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늘어가지 않고/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느니

세월은 피부의 주름을 늘리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 시들게 하진 못하지/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은

 것이/ 우리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예순이건 열여섯이건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과/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저 하는 열망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들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은 한/어제나 청춘일 수 있네

영감이 끝기고/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히고/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그대는 스므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프른 청춘이네."

 

나이는 육체적인 나이가 아니라 가슴의 나이다. 미국의 국민적 미술가 뉴일글렌드 모세 할머니는 78세 나이에 미술가로 데뷰해서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미술가로 101세의 나이로 화판을 떠났다.

 

02/08/2019 아침에

버지니아 숲 속에서

박평일

박평일 BPARK7@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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