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미련해도 기어이 ‘골든 아워’를 지켜내라.

기사승인 2019.02.10  19:21:39

공유
default_news_ad1
article_right_top

두 번째 새해인 설 명절이 벌써 일주일 전의 일이다. 이 날만큼은 묵혔던 감정을 털어내고, 소원했던 사이를 다시 촘촘하게 당기며, ‘아, 가족이란 이런 존재구나!’하고 다시금 깨닫게 되는 때이다. 왁자지껄 한바탕 웃기도 하고, 둥근 밥상에 둘러앉아서 따끈한 떡국 한 그릇을 나눠 먹으며,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은 음식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워간다. 모진 세파에 지치고 힘들었어도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게 명절의 풍경이다.

이렇게 설 명절을 잘 보내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하게 되었다. 가족의 사랑과 온기로 허한 속을 달래며 모두가 따뜻한 시간을 보내던 그 즈음에, 누군가는 온기 없는 사무실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생을 마감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료와 식사를 마치고 남은 일이 있다며 사무실로 향했던 그는 며칠이 지난 후에야 발견되었다. 고인은 ‘응급의료센터장’으로 자신의 일생을 헌신했으며, 남겨진 사람들에게 응급의료 분야에 있어서는 가장 최선을 다했던 사람으로 기억된다. 항상 응급 상황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전을 펼쳐야 하는 그 일을 일주일에 5~6일 가량을 밤낮없이 일해 왔단다. 결국 몸이 버텨내지 못한 것일까. 과로로 인해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인은 ‘밤을 새워가며 기어이 해야 할 일을 해낸 사람’이라고 한다. 다른 분야보다 열악한 환경과 응급실의 문제에 대해서 토로하며, 응급환자를 제 때에, 제대로 치료하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외쳤다고 한다. 부실한 응급의료체계를 알리며, 총상을 입은 선장을 살려낸 어느 교수가 저서에서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싣기도 했다. ‘내가 본 윤한덕은 수많은 장애 요소에도 평정심을 잘 유지하여 나아갔고, 출세에는 무심한 채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

어떻게든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일념으로 쉼 없이 걸어왔던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 너무나 안타까운 심정이기에 이런 생각도 든다. ‘아무리 그래도 미련하게 일해 온 것은 아닌가? 조금이라도 더 응급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 자신을 돌봐가면서 건강하게 일해야 한 것은 아닌가?’ 그러나 고인에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응급 환자들의 ‘골든 아워’(golden hour)를 지켜내는 일이었다. 죽어가는 생명을 지켜내고, 조금이라도 손상된 몸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금쪽같이 귀중한 시간’ 때문에, 정작 자신의 몸과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한국 교회에도 점점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그동안 곪아 터졌던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속출하여 수습이 어려울 지경이다. 지금 이 때에 가장 필요한 것은 ‘금쪽같이 귀중한 시간’인 ‘골든 아워’를 지켜내는 것이다. 그 일을 감당하려면 죽기까지 각오하는 자세로 몸 바쳐 헌신할 사람이 필요하다. 단순 기능인이 되지 말자. 결코 흔들리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나는 없고 주님이 일하시는 ‘살리고, 살려내는 소명’을 끝까지 다할 결단이 필요하다.

나를 아끼지 않는 미련함이 바로 헌신이다. 기어이 그 사명을 다하겠다는 고집으로 밤낮 기도로 간구하여 울분을 토하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회복시켜야 할 때이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묻는 다면 다른 대답은 없다. ‘오직 그의 나라와 의를 위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이 땅에서 감당해야 할 소명 있는 자의 몫이다. 내 명예와 출세에는 미련해지고 죽어가는 영혼을 제 때에, 제대로 돌보는 몫을 다할 때이다.

 

김학중 hjkim@dream10.org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