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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기사승인 2019.03.14  05: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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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기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

 

나는 모세 십계명의 첫번째 계명인 "어떠한 우상도

숭배하지 말라" 는 계명을 신의 명령으로 믿고 신뢰한다.

나에겐 살아서 현존하고 있는 신 이외의 하늘은 있을 수 없다.

 

이념은 죽어 있는 우상이다.

신은 이념을 창조하지 않았다. 이념은 인간들이 만들어논

스스로를 구속하는 옭아미며 폭력이다.

그래서 나는 뒤에 '이념' 을 뜻하는 '주의자'가 붙어 있는 단어들을 무척 싫어한다.

나는 민족주의자도, 국수주의자도, 인본주의자도,

세계주의자도, 종교주의자도, 평화주의자도 아니다.

다만, 우주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인간을 사랑하고

 있는 우주보다 더 귀한, 한 평범한 인간일뿐이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숲속의 나무들과 잡초들, 야생화들, 산새들과 산 짐승들,

벌래들, 강의 물고기들, 심지어는 구름들과 바람들, 바위들 .....

그 모든 존재들이 같은 종자들끼리 끼리끼리 모여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또, 그것이

 우주창조의 섭리이고, 결코 파괴되서는 안 될 준엄한

 자연질서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나는 또 알고 있다. 파는 물보다 더 진하다는 사실을.

나는 조국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단군의 후예이고,

북한 땅에서 태어난 북한주민들도 단군의 피를 나눈 단군의 후예들이라는

사실도. 그것도 같은 언어인 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솔직히 지금 내가 바라고 있는 것은 '당장의 민족통일' 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조급한 민족주의자는 결코 아니다.

내가 바라고 있는 것은 단군 후예들끼리의 화해이고

 평화로운 공존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민족의

공동변영이다.

그게 그리도 이루지기 어려운 꿈인가?

 

나는 외국 여행이라곤 사업차 일본 교토를 며칠간 방문해 본

 적밖에 없는 미국 교포 촌놈이다. 그동안 이민자로써 생활고에 쫒기어

남들처럼 외국 여행을 즐길만한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그런 내가 두해 전에 은퇴(?)를 하고 첫번째 해외 여행지로

나의 잃어버린 조국 북한을 택해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 중에 북미관계의 악화로 인해 갑작스럽게

 미국 시권자들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나는

 그 계획을접어야 했었다.

그 후 예상치 않게 작년에 싱가포르에서 북미 일차 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뒤이어 올 2월에는 하노이에서 이차 정상회담이 았었다.

나는 부풀어오르는 기대감으로 무척 흥분했다.

케롤에게 허가를 받아두었던 '혼자서 하는 3개월 간의 북한

베낭여행 계획' 을 반납했다. 그 대신 북미 외교관계가

정상화 되어 북한에 미국대사관이 들어서면 ' 평양에서 이년간 케롤과 함께 거주하는 계획'을

부라부랴 세우게 되었다.

케롤의 양부모는 한국전쟁 때 북한에서 피난온 피난민들이다.

부모님들의 고향인 북한에서 살아보는 것이 케롤의 평소

 희망사항 중 하나였다. 그런 그녀의 갸륵한 마음을 읽고 있는 나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며칠전에

케롤에게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머지 않는 장래에 북한에 미국대사관이 설립될 것이니

북한에서 이년쯤 살아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고 제안을 했고 그녀도 흔쾨히 동의를 했다.

지난 35년간 미 육군병원에서 근무해온 그녀의 경력으로

 미 대사관에 자리를 얻은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았다 그녀는 . "당장 내일부터 알아보겠다" 며 나보다

 더한 강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는 우리 부부의 소박한 꿈을

 여지없이 무너떠리고 말았다.

지금으로썬 내가 살아있는 동안베낭을 메고 북한 땅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물론 남들처럼 북한 여행 가이드가 정해준 코스를 로버트처럼

따라다니는 여행은 할 수는 언제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자유가 없는 북한 여행은 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북한 땅' 과 북한 사회를 나의 눈과 귀, 코와 혀,

입과 피부로 자유롭게 느끼고 싶다.

통일관계로 북한에 수차례 다녀온 'P' 선배는 얼마전에

나의 그런 소망을 듣고 "박 형, 지금 제정신이야!" 하고 나를

힐난하기도 했었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미국 대통령 트럼프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들은 자국과 자신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정치인들이다. 그들은 공히, 자신들의 이익을

 계산하고 챙기는 차가운 머리는 가지고 있으나,

상대를 배려하는 뜨거운 가슴은 가지고 있지 않는

 철면피 인간들이다. 가슴이 없는 껍데기 인간들이다.

그러니 어찌 우리 부부의 이 소박한 소망을 해아릴 수

있겠는가?

 

가라! 가슴이 없는 모오든 껍데기들은 가라!

 

03/12/2019 아침메모

버지니아 숲속에서

박평일

박평일 BPARK7@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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