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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뚜껑별꽃

기사승인 2019.03.18  22: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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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흐려 입을 꼭 다문 채 고개 숙이고 있는 ‘뚜껑별꽃’을 만난 것이 첫 번째입니다. 작년, 두 번째 방문 때는 차가운 봄기운 때문에 몇 송이 밖에 피지 않은데다가 바람이 어찌나 불던지 열매의 뚜껑이 아니라 제 뚜껑이 날아갈 뻔 했습니다. 올해 세번째 제주행, 작년과 같은 날짜였음에도 불구하고 풍성하게 피어있어 기쁘게 담았습니다. 거의 삼고초려(三顧草廬)의 경지입니다.

‘뚜껑’이란 말은 열매가 터질 때 뚜껑처럼 열린다하여 붙여졌습니다. ‘뚜껑덩굴’도 마찬가지 이유지요. 그 열매는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별꽃’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별꽃, 개별꽃, 쇠별꽃은 석죽과인데 뚜껑별꽃은 앵초과입니다.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별’을 빌려온 것이라 짐작합니다. 남부해안가와 제주에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 4월에 피고 늦게는 5월말까지 볼 수 있는데 올해는 유난하게 일찍 피었네요. 날씨에 민감해서 쨍하게 해가 뜬 날에만 얼굴을 보여줍니다. 전 세계에 30여종이 있다는데 우리나라에는 딱 한 종이 살고 있습니다.

줄기는 비스듬히 누워 자라고 마주난 잎의 겨드랑이에서 꽃줄기가 나와 한 송이씩 피어납니다. 꽃이 청색에 가까운 짙은 보라색이라 ‘보라별꽃’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새끼손톱만한 꽃을 들여다보니 노란 꽃밥이 매달려있는 다섯 개의 수술대에는 밝은 자줏빛 털이 나있고 암수술대 주위에는 하양, 자주색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색의 묘한 조합이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은은하고 조용한 계절에 이리 강렬한 빛깔의 꽃을 피워내는 것은 어인 일일까요. 보이지는 않지만 치열한 생명싸움이 이뤄지고 있는 봄을 대변하는 외침 같기도 합니다.

손톱만한 보라별꽃이 그 거센 바닷바람을 맞으며 새 시간을 빚어냅니다. 맞서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도 받는가 봅니다. 그 꽃빛은 영락없이 깊은 바다를 닮았습니다.

 

   
 

 

   
 

 

   
 

 

   
 

 

   
 

 

   
 

 

   
 

 

   
 

 

   
 

 

 

류은경 rek1964@hanmail.net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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