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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받고 싶은 집사님

기사승인 2019.04.16  22: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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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고성과 속초는 전국 각지에서 쏟아진 관심과 사랑으로 산불피해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전을 희망하는 이재민들은 임시대피소에서 인근 리조트와 연수원으로 거처를 옮겼고 속속 발표되고 있는 안정된 거주지 마련 대책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언제나 어려움이 닥치면 손발을 걷고 서로 돕기 위해서 마음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부디 이재민들이 아픔을 딛고 일어나 삶의 회복을 맛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저희 교회 권사님은 산불지역에 있던 언니의 집이 다 타버려 지난주에 임시거처를 수시로 오가며 언니와 형부를 돌보고 있습니다. 산불이 나던 당일에 권사님의 형부는 질병으로 인해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을 했고 언니도 형부의 병간호를 위해 서울에 있었다고 합니다. 언니와 형부는 병원에서 뉴스를 통해 고성산불 소식을 들었지만 돌아올 수 없었고, 치료를 마치고 돌아와 보니 집이 다 타서 사라지고 없었다고 하니 얼마나 상심이 컸을까요.

   또 저희 교회 A집사님도 무릎의 연골이 파열되어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하고 회복중이셨는데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집사님은 산불이 났던 밤 병원 앞까지 온 불을 피해서 속초 시내의 다른 병원으로 황급히 이동을 하셨습니다. 가족들은 어머니 걱정에 전화를 하여 모시러 가겠다고 하였지만 “지금 너희들이 나를 데리러 오는 것이 더 위험하다. 옮긴 병원까지는 불이 못 올 터이니 집에 가만히 있어라.”라고 만류하셨다고 합니다. 실제 산불발생 당일 밤에는 저희 마을에서 속초로 내려가는 길이 통제되어 모시러 갈 수도 없었을 뿐더러 통신사기지국 손상으로 여러 시간 동안 전화통화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수술과 산불대피를 덤덤히 견뎌내신 A집사님이 지난 주 퇴원을 하셨습니다. 아직은 무릎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굽히고 앉거나 힘을 쓰는 무리한 일을 하실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우스를 수리하고 피망 심을 준비를 하는 가족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새참을 준비하십니다. 농사는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하기에 몸을 돌보는 것보다 작물을 돌보는 것에 더 마음을 쓰고 계십니다.

   지난 금요일 A집사님 댁에서 속회예배를 드렸습니다. A집사님과 교인들은 산불 피해를 입은 가족들과 지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도중 A집사님이 입원기간 동안 막내아들이 대야를 가지고 병원에 와서 저녁마다 자신의 발을 씻겨 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막내아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딸이 와서 병간호를 하는 날이면 “누나, 이게 뭔지 알아? 엄마 발을 매일 씻겨드려야 하는 세숫대야야.”라며 어머니의 세족을 잊지 않도록 누나에게 신신당부 하였다고 합니다. 교인들은 A집사님이 이야기 끝에 아들 자랑을 한다며 한바탕 웃었습니다. 교인 모두 A집사님께 막내아들이 얼마나 귀한지 알기에 더욱 기쁨이 컸던 것입니다.

    A집사님의 이야기는 10년도 넘는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A집사님의 막내아들이 큰 병으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장기간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시절로 돌아갑니다. A집사님은 아들의 치료과정을 지켜보며 울고 싶을 때마다 힘들어하는 아들 앞에서는 울 수 없어 병원 화장실에서 실컷 울고 세수를 하고 병실로 돌아가곤 하셨답니다. 그 때 집사님은 치료로 지친 아들을 위해 매일 대야에 물을 받아 발을 씻겨 주셨습니다. 대야에 물을 받으며 얼마나 우셨을지, 발을 씻기고 화장실에 물을 버리며 또 얼마나 우셨을지 짐작이 됩니다. 그렇게 A집사님의 헌신적인 돌봄과 기도로 아들은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건강을 되찾았으며 지금은 반려자를 만나 결혼도 하고 자녀도 낳아 행복한 삶을 꾸리고 있습니다.

   A집사님의 이야기는 듣는 저에게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A집사님이 막내아들에게 보인 믿음의 본으로 인해 A집사님의 온 가족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복을 받았습니다. 지치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힘을 주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 그리고 사랑받은 아들이 다시 그 사랑을 어머니께 전하는 모습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산불도 무섭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어려울 때 서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어려움이 닥쳐도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면 어려움을 이겨낼 힘이 생겨납니다. 오늘 하루, 저도 A집사님을 본받아 어려운 순간일수록 상대방을 사랑하고 돌보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고 기다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홍지향 ghdwlgi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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