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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해야 할 일이 있다.

기사승인 2019.06.24  00: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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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구경할 곳이 참 많은 아름다운 나라이다. 그 중에서도 전라북도 전주가 인기 있는 여행지로 손에 꼽힌다. 전주에서 가볼만한 곳은, ‘핫 플레이스’로 잘 알려진 ‘한옥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 형태인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무려 천 년을 이어온 전통가옥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들의 정성과 노고가 공존하는 곳이라고 한다. 또한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과거를 보여주며 더 나아가서는 미래를 조망하는 공간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늘 딱딱하고 정형화된 아파트촌에서만 지내다가 우리나라 특유의 미를 살린 한옥을 보고 잠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되었다.

전주 한옥마을은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제대로 느끼고 싶은 외국인들에게도 꼭 방문하고 싶은 명소이다. 뿐만 아니라 전주의 맛있는 음식들이 소개되면서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는 점점 더 많아졌다. 이렇게 수요가 있다 보니까 단 시간에 한옥마을에는 대형 음식점의 ‘프렌차이즈’ 업소들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전주의 한약방 골목은 커피숍으로 하나 둘씩 차게 되었다. 그렇다보니 600채 가량 되는 한옥마을에 두 집 건너 한 집이 상업시설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흐름 때문에 한식을 넘어선 국적불명의 퓨전음식을 다루는 업소들도 늘어나면서 간판을 외래어로 표기하다보니, 한옥마을의 특유의 가치와 정체성은 흐려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게다가 방문자의 편의를 위해서 쾌적하고 편리한 시설을 갖추느라 자연적 재료들인 나무와 기와, 마당과 담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과거의 모습도 보존할 수 없게 되었다.

어떠한 공간에는 예전부터 쌓여온 이야기들과 추억들이 있다. 그리고 그 공간이 본디 해야 할 고유의 역할들도 있다. 하지만 전주의 한옥마을은 그 공간이 간직한 수많은 이야기들과 고유의 역할을 위협 당했다. 그 공간이 해내야 할 과업은 그 곳에서 품고 있는 과거의 유산들을 소중히 간직해내고, 계속해서 후대의 사람들에게 잘 물려줘야 하는 것이다. 반드시 한옥마을이 해야 할 일인데도 일부분 변질된 모습에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데 이렇게 한옥마을이 점점 정체성과 가치를 잃어가고 고유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하게 될 것이란 전망을 보면서 우리 교회들의 모습도 살펴보게 된다. 우리의 교회도 주어진 공간 안에서 본디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교회라는 공간은 하나님과 우리들의 만남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교회라는 공간에 들어서면 크신 하나님의 품안에서 거룩하고 경건해짐을 느낀다. 또한 성도간의 교제와 만남 가운데 또 다른 은혜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스도인의 희노애락이 있고, 삶의 이야기가 머무는 곳, 수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거쳐 간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이 교회라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교회라는 공간의 건강한 가치와 올바른 정체성이 변질되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많다. 이미 유럽의 교회들은 타 종교에 자리를 내주거나, 용도가 변경되어서 식당, 연주회장, 아파트 등 전혀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져 적잖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러한 현실은 교회라는 공간이 가져야 할 본래의 역할을 잊어버렸거나, 더 이상의 교회라는 공간이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인간의 만남의 장이 되는 예배가 있어야 할 자리가,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으로 하나가 되었던 맨 처음의 모습이 퇴색된 것이다.

예수님은 변질된 모습의 성전을 보시고 심하게 화를 내셨다. 아니, 분노하셨다. 성전이 ‘강도의 소굴’이 되었다며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다시 선포하셨다. 이처럼 참된 교회는 기도하고, 찬양하며, 말씀을 듣는 거룩한 공간으로서 역할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한 믿음의 사람들의 삶이 이야기가 녹아져 있고, 이어지는 다음세대에게도 그러한 공간이 되도록 잘 보전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복음을 듣고 주님을 만나게 되는 감격이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의 교회가 이러한 놀라운 경험들이 일어나는 곳으로 쓰임 받고 있는가? 교회라는 공간은 건물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의 마음이 드러난 곳이다. 마땅히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거룩한 공간으로 본디 해야 할 일을 지켜내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김학중 hjkim@dream10.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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