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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본문의 오류와 '축자영감설'

기사승인 2019.07.07  15: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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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가복음의 문자적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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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개신교 보수 교단들은 '축자영감설'을 절대적인 신조로 고수하고 있다. 하나님의 특별한 영감으로 성경 원문에는 단 한 글자는 물론 일점일획의 오류도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다만 사본상 필사의 실수나 편집 또는 번역상의 오류만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입장이다.

사실 성경에 그 어떤 사소한 오류도 없고 그것이 온전히 무오하다면 그건 정말 좋은 일이다. 나 역시 내 손에 들고 있는 성경이 적어도 원전에 있어서는 100% 완벽하다고 믿어온 사람들 중에 하나다.

그럼에도 나는 "진실은 결코 진리를 배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기에 여기서 성경 본문의 몇 가지 문자적 오류에 대하여 아무런 편견 없이 정직하게 논하고자 한다. 축자영감설은 구호만 열심히 외친다고 성립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십자가 옆 두 강도의 모순(막15:32)

우리는 흔히 예수님의 십자가 옆에 다른 두 강도가 있었는데 한 사람은 그리스도를 비방하고 반대로 다른 사람은 예수를 믿은 것으로 알고 있다.

누가복음이 이를 잘 설명한다. "달린 행악자 중 하나는 비방하여 이르되 네가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라 하되(눅23:39)"로 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이르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눅23:42)"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은 전혀 다르게 말하고 있다. 거기엔 두 강도 모두 예수를 욕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마가복음엔 "이스라엘의 왕 그리스도가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우리가 보고 믿게 할지어다 하며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자들도 예수를 욕하더라(막15:32)."고 되어있다. 마태복음은 좌우에 못 박힌 강도가 둘인데(마27:38)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들도 이와 같이 욕하더라(마27:44)."고 설명한다.

이처럼 같은 공관복음에서조차 동일한 사건을 아주 다르게 증거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과연 글자 하나 또는 토씨 하나까지 간섭하여 영감하셨다면 이런 명백한 모순이 기록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가 아비아달 대제사장 때에(막2:26)"도 저자의 오류

마가복음 2장에서 다윗이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서 제사장 외에는 먹어서는 안 되는 진설병을 먹은 건 제사장 '아비아달' 때가 아니라 그의 아버지인 '아히멜렉' 때였다(삼상21:1-6). 사무엘상에는 분명히 "아히멜렉이 떨며 다윗을 영접"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 아히멜렉 제사장이 직접 영접하여 진설병을 주었는데 그것을 아들인 아비아달 제사장 때라고 굳이 바꾸어 기록할 이유는 전혀 없다.

이 때문에 현대의 많은 주석가들이 고심하며 여러가지로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해명하려 하지만 이는 저자의 오류 외에 다른 사유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이 구절 역시 성경 본문 자체가 스스로 모순적으로 충돌하는 것이기에 별도로 다른 증명이나 증거가 필요 없다.

더구나 이와 유사한 오류는 마태복음에도 있다. "이에 선지자 예레미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나니(마27:9)"라고 말했지만 이는 사실 '예레미야'가 한 말이 아니라 '스가랴'의 기록이다(슥11:12).

설상가상으로 구약 성경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바뀐 구절도 있다. 사무엘상23:6에서는 아비아달이 아히멜렉의 아들이지만, 사무엘하8:17에서는 아히멜렉이 아비아달의 아들이다. 게다가 이런 틀린 서술이 역대상에도 반복된다(대상18:16). 이는 그것이 단지 일회성 필사 오류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이것 외에도 신구약 성경 전체엔 적지 않은 자체 모순적 오류가 있다. 오죽하면 성경에서 오류를 찾아내는 건 "식은 죽 먹기 만큼 쉽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축자영감설은 무당영감설의 아류

우리는 교회 역사 속에서 무수히 많은 인물들을 만난다. 그들 중엔 왕, 선지자, 제사장, 사도, 교부, 교황, 사제, 교사, 목사, 그리고 장로가 있다. 하지만 오류가 없던 사람은 거의 드물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본래 다분히 제한적이며 오류 투성이인 것이다.

성경은 인간사다. 그리고 성경은 모두 인간을 통해서 기록된 것이다. 그러니 거기엔 당연히 부분적으로 인간의 실수도 있고, 실패도 있고, 약함도 있고, 그리고 오류도 있다.

물론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유일한 특별계시다.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신 것도 맞다. 하지만 하나님은 로봇이나 무당을 통해 진리를 계시하지 않으셨다. 그럴 거라면 차라리 하늘에서 제본된 책 한 권을 직접 땅으로 던지셨을 거다.

'축자영감설(Verbal Inspiration)'은 2000년 신학 역사상 최고의 거짓말이다. 명백히 틀린 걸 맞았다고 주장하는 건 진리가 아니다. 차라리 '개념영감설(Concept Inspiration)'이나 '사상영감설(Thought Inspiration)'을 주장했다면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장신대 김명용 총장은 "자유주의 신학의 발달과 더불어 성서 비평학이 힘을 얻자, 성경의 오류가 속속 드러나가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비록 축자영감설을 유기적 영감설이니 어쩌니 하며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하더라도 그건 결국 기계적 영감설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인간 자체가 본래 오류가 있는 제한적 존재인데 만일 거기서 정말 모든 '사소한' 오류까지 완전히 제거하려면 결국 로봇처럼 기계가 되거나 신들린 무당이 되는 수밖에 더 있겠는가. 성경 속 모든 문자의 절대적 무오를 주장하는 축자영감설은 결국 무당영감설의 아류일 뿐이다. 그것은 중세판 교황무오설만큼이나 시대착오적 억지다.

나는 여기서 복잡한 신학적 논쟁을 하자는 게 아니다. 그냥 상식적 검증을 하자는 거다. 누구라도 좋다. 축자영감설을 진정 설득력 있게 주장하려면 적어도 위에 지적한 성경 본문의 지극히 간단한 '문자 오류'들을 먼저 명쾌하게 설명해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교회학교 어린 초등생이라도 그 축자영감설이란 신화에 결코 승복하지 못 할 것이다.

진실에 눈 감으면 진리는 왜곡된다.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신성남 sungnam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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