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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액트(Children act)>, 판단과 선택에 대하여”

기사승인 2019.07.19  01: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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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매큐언의 소설이 원작인 리처드 이어의 영화 <칠드런 액트>는 개인이 한 선택과 그 결과에 따른 책임 문제를 다룬 작품입니다. 런던 가정법원에서 가장 신임을 받는 판사인 피오나 메이는 자신의 판결로 한 사람의 인생과 목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감성을 배제한 채 최대한 이성과 법에 근거해 판결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피오나에게 피 안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피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 신의 것이고, 성서만이 인류의 유일한 지침서이자 예언서이기 때문에 사람의 법과 성서의 법과 충돌할 경우 성서의 법이 우선이라고 믿는 '여호와의 증인'의 독실한 신자인 아담 헨리 사건이 배당됩니다. 아담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수술에 필요한 수혈을 거부하자 미성년자인 아담에게 수혈을 강제할 수 있도록 법원이 판결해 줄 병원 측이 청구한 것입니다.

피오나는 죽음을 감수하면서까지 수혈을 거부하는 것이 진정한 당사자의 뜻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 아담을 면담합니다. 시와 기타 치는 것을 좋아하는 아담은 독실한 신앙에 근거해 죽음을 받아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살고 싶어 했습니다. 고민하던 피오나는 미성년자와 관련한 사건은 아동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판결할 것을 명시한 영국의 <아동법(Children act)>에 따라 병원 측이 수혈을 포함해 아담에게 필요한 모든 치료를 행할 것을 명령합니다. 피오나는 <아동법>에 근거한 자신의 판결이 최선의 선택이고. 아담을 살리는 것이 도덕적으로도 옳으며, 또한 아담에게도 좋은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아담은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합니다.

하지만 피오나의 이런 판단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회복한 아담은 피오나가 기대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아담은 건강을 회복한 후 방황하는 등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몸엔 자신의 피만 흘러야 온전히 자신의 존재를 지킬 수 있다고 믿었던 아담은 새로운 피를 받고 새로운 삶을 허락받았지만 자신의 신념을 빼앗기고, 다른 피로 자신이 더럽혀졌다는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며 자신의 삶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합니다. 아담은 나를 바꿔놓았으니, 나를 책임지라는 듯 피오나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매일같이 전화를 걸고, 그녀를 생각하며 쓴 시를 건네주고, 함께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스토커와 같은 이상 행동을 보입니다. 하지만 판결이 끝나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한 피오나는 다시는 자신을 찾아오지 말라고 이른 후 아담을 돌려보냅니다. 그렇게 방황하면서 성인이 된 아담에게 백혈병이 재발하고 아담은 애초의 종교적 신념대로 수혈을 거부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않으십니다.”(갈라디아서 2:6) 사도 바울의 말씀입니다. 영화 <칠드런 액트>에서 피오나는 <아동법>에 따라 아이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하고 아담에 대한 수혈을 선택합니다. 반면 수혈을 금지하는 <종교의 법>에 따라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수혈을 거부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아담은 성인이 된 후 결국 수혈을 거부하고 죽음을 선택합니다. 이 둘의 판단과 선택 중에서 ‘겉모양’으로는 피오나의 판단이 옳고 그의 선택이 최선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담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는 점입니다. ‘겉모양’으로 옳고 최선인 것처럼 보이는 판단과 선택도 깊이 들여다보면 불완전하다는 말입니다. 또 무엇인가를 선택한다는 건 다른 하나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기에 우리가 판단하기에 앞서 기억해야 할 것은 ‘겉모양’으로 판단하는 것의 불완전함과 위험성을 인식하고 자신의 판단에 대한 과신을 피해야 합니다. 또 무엇인가를 선택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논리적으로 완벽한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하고 공감하며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박경양 kmpeace@chol.com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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