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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기사승인 2019.08.13  23: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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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자전거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저희 가정에는 자전거 두 대가 있었습니다. 한 대는 작은 형부가 출퇴근용으로 타다가 저에게 물려준 것인데 작은아이가 키가 부쩍 크면서 그 자전거를 차지했습니다. 또 한 대는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인근 교회 목사님께서 남편에게 선물한 것입니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싶은데 남편이 자전거가 없으니 애가 탄 목사님이 사서 남편에게 준 것입니다.

    사실 저희 가정 최초의 자전거는 시어머니가 사주신 아이들의 네발자전거였습니다. 서울에서 큰아이 7살, 작은아이 5살에 그 네발자전거를 처음 탔습니다. 그리고 한 해가 지나 보조 바퀴를 떼고 두 발 자전거로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진부령으로 이사를 와서 큰아이는 자전거를 학교에 가져가서 탔고 키가 크면서 동생들에게 물려주었습니다. 작은아이의 네 발 자전거는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너무 낡아서 누구에게 물려줄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저희 가정에 자전거 두 대가 더 생겼습니다. 지인 부부가 함께 아끼며 타던 자전거를 저희 가정에 물려준 것입니다. 그 부부는 함께 자전거를 타는 취미가 있어 결혼할 당시 좋은 자전거를 샀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파른 경사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한 후 자전거를 들고 오르내리기가 어려워 자전거를 창고에 몇 년간 넣어두었답니다. 아끼는 자전거를 누군가에게 팔려고 하니 추억이 있는 물건이어서 아쉽고 그렇다고 타지도 않는 자전거를 계속 방치해 두면 못쓰게 될 것 같아 큰마음을 먹고 물려준 것입니다.

    자전거를 인수받기로 한 날 약속한 시간에 맞추어 지인의 집에 도착해 짧은 인사를 나누고 자전거 두 대를 차에 실었습니다. 차 안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자전거를 꼼꼼히 끈으로 묶은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작은아이는 신이 났습니다. 저희 가정에 있던 자전거보다 바퀴가 크고 튼튼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그 자전거가 산악용이라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바퀴가 크기도 하고 두껍기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차에 싣기 용이하도록 앞바퀴를 분리해서 가지고 온 자전거를 다시 조립하는 동안 작은아이가 저에게 “엄마 이제 엄마가 제 자전거 타고 제가 이거 타면 안돼요?”하고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그래 엄마는 바퀴가 작은 자전거가 더 좋으니까 바꿔도 돼.”하고 대답했습니다. 그 때 그 말을 들은 남편이 “좋은 건 네가 가지고 안 좋은 건 엄마를 주려고?”하고 말했습니다. 작은아이는 잠시 시무룩해지는 것 같더니 조립한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다녀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이 자전거는 경사도 잘 올라갈 수 있고, 잘 넘어지지도 않고”하며 좋은 점들을 연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녁에는 내내 아빠의 말이 생각났는지 “엄마 진짜 자전거 바꿔도 괜찮아요?”하고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정말 괜찮으니 새로 가지고 온 자전거를 작은아이가 타도 된다고 확인해주자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사실 저도 아동기에는 자전거를 많이 타고 좋아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마을에서 시장까지 오르락내리락 하기도 했고, 작은언니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리다가 정차해있는 자동차를 들이받아 수리비를 변상한 적도 있었습니다.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어머니의 등에 얼굴을 붙이고 두 팔을 한껏 벌려 어머니의 허리를 끌어안고 달리던 시골길도 기억이 납니다. 매캐한 어머니의 땀 냄새와 달리는 자전거에 부딪치는 시원한 바람이 참 좋았습니다. 더듬어 생각해 보면 새 자전거를 산 기억은 없지만 친정집에는 항상 자전가 있었고 필요에 따라 온 가족이 자전거를 사용했습니다.

    아무리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타던 자전거, 한 손을 놓고도 타던 자전거이지만 저도 이제는 바퀴가 큰 자전거에 올라타니 넘어질까 두려움이 생깁니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지 않은지 무척 오래 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자전거 타기 고수라고 해도 부단히 연습하며 가까이 하지 않으면 ‘한때’ 고수는 지나간 추억일 뿐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며 시원한 바람을 맞던 그 상쾌함을 다시 느껴보고 싶습니다. 이제 자전거도 생겼으니 자전거타기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제게는 마치 자전거의 고수 시절처럼 열정이 충만한 믿음의 한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시절보다 교회에서 더 긴 시간을 보내고 있고, ‘집이 곧 교회요, 교회가 곧 집’인 삶을 살고 있지만, 올라탈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자전거처럼 교회가 낮설고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게가 있다고 해도 부단히 가까이 하면 믿음도 씽씽 자라나겠지요? 어쩌면 이 버거움이 저에게는 가장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오늘 하루, 믿음의 무게를 두려워하지 않고 예수님이 이끄시는 자전거에 올라탈 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홍지향 ghdwlgi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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