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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탓

기사승인 2019.10.03  09: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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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를 꽤 오래(?) 하다 보니 이런저런 사람과 사건을 겪는다.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는 성도도 남의 탓, 환경 탓을 너절하게 늘어놓는 때가 있다. 결론은 그래서 일할 수 없다는, 혹은 이 교회를 다닐 수 없다는... 뭐 대강 그렇게 결론이 난다.

문제는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다. 난 이런 말을 자주한다. 그러나 제대로 알아 듣는 성도들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서든 풀려고 하는 성도가 많지 않은 걸 볼 때 그렇다. 피하려고 하거나 그 문제로부터 멀어지려고 하지 풀려고 하지 않는다.

남의 탓, 환경 탓은 상대가 있는 문제다. 다른 이에게는 몰라도 그에게 있어 ‘남’이나 ‘환경’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도 풀어야 하는 문제일 뿐이다. 피하거나 떠나는 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 부닥치고 다뤄 풀어야 한다.

피하거나 떠나고 남과 환경을 탓하는 게 정당한 논리일까. 잠시만 짬을 내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전혀 정당한 논리가 아니란 것을. 똑 같은 환경이나 상대와 맏닥뜨리면서도 더 긍정적인 결과를 내는 사람도 있다.

형제가 있었다.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이 형제의 아버지다. 형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언제나 술에 취해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일쑤였다.

동생은 모든 걸 잃고 절망에 빠졌다. 운영하던 가게는 폐업을 했고, 아내와 이혼을 했다. 그렇게 된 것은 그가 아버지처럼 알콜 중독자였기 때문이다. 동생은 항상 술에 취해 있어서 가게에 소홀했고 아내와 자녀에게 폭언을 했기에 더 이상 행복이 남아있을 수 없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렇게 인생의 실패자로 추락한 것은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동생은 아버지 탓으로 자신의 실패가 당연하다고 말하고 다닌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당한 논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의 형은 달랐기 때문이다.

형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유명한 알코올 중독자 심리치료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형은 동생과 달리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때문에 지금의 심리 치료 상담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나는 절대 아버지처럼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가. ‘남의 탓, 환경 탓’이 얼마나 옹졸한 문제 접근 방법인지 알 수 있지 않은가. 문제는 남의 탓을 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부닥치고 인내하며 해결해야 앞으로 전진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사람은 문제를 풀면서 성장한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문제 앞에서 떳떳하고 솔직하게 직면할 때 문제는 풀린다. 내가 목회하고 있는 우리 교회 성도들은 모두 같은 교회에 다닌다. 그렇다면 환경은 다 같다는 뜻이다.

이 열악한 시골교회라는 환경에서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두 형제 중 어떤 사람이 딜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부디 형이기를 바란다.

 

   
▲ 김학현 목사

김학현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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