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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회장 직무대행은 제자리를 지켜주세요.

기사승인 2019.10.07  20: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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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감리교신학대학을 졸업한 이듬해 전라남도 해남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작은 교회를 섬겼습니다. 부활절이 가까운 고난주간에 새벽예배를 마치고 교회당의 마루에 앉아서 혼자 기도하고 있었는데 비몽사몽간에 순간이동이 된 듯 주변이 바뀌고 저는 큰 광장 한가운데 서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어리둥절하고 하고 있는데 곁에서 누군가 여의도 광장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동시에 하늘을 가득 채운 듯 주변을 압도하는 큰 건물이 다가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당시 치유의 기적과 축복의 복음으로 세계 최대의 교회로 성장하여 널리 유명세를 타고 있는 교회임을 직감했습니다.

나는 호기심에 가득차서 하늘까지 닿은 큰 문을 열고 교회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사람은 보이지 않고 높은 창에서 내려오는 빛에 먼지만 자욱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니 강단은 무성한 가시덤불로 덮여있었고 강단 오른편에 낡은 군화가 놓여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광경에 충격을 받고 두려움에 잡혀 있다가 기도하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그 교회는 대부분의 목회자가 부러워했고 목회 초년생인 제게는 귀감이 되는 교회였습니다. 제가 섬기던 교회는 오지의 작은 교회였지만 불치병이 치유되고 귀신이 쫓겨나가고 죽은 자가 살아나는 이적으로 마을 전체가 변화되었습니다. 또한 멀리 이웃마을에서 오는 교우들을 위하여 기존 교회를 분리하여 새 담임자를 모시고 교회를 개척하고 있었습니다. 자연히 이 같은 경험으로 나도 도시에 교회를 시작하면 당연히 그러한 교회를 세우리라는 기대를 품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갑작스러운 이상으로 내가 부러워한 것이 그 교회 목사의 인격이나 영성이 아니라 그가 누리고 있는 명성과 교권과 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가 감리교 신앙을 기초로 하였으나 기독교인에게 가장 중요한 “성결”을 “성령충만”으로 대치하고 “축복”을 덧붙인 오중복음(중생, 성령충만, 신유, 재림, 축복)으로 신앙의 본질인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인격적 변화와 성화의 길”에서 벗어날 위험이 다분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신학적 흐름은 성결과 성화의 무거운 십자가를 벗고 기독교의 대중화를 모색하여 많은 교회에 영향을 미치며 외형적 성장을 이루었으나 인격적 변화 없는 “성령충만과 축복”은 기독교인들만의 종교유희에 불과하며 이러한 성장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빈껍데기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인격과 영성이 탁월해야하는 감리교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예배로 포장된 정치집회에 감리교회의 수장의 자격으로 중요 순서를 맡아 참여하였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번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참여한 광화문 집회는 욕설과 성추행과 폭력으로 얼룩진 부끄러운 집회였습니다. 이전 해남에서의 환상을 회상하며 두려움으로 고합니다.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제자리를 지켜주세요.

신동수 ibl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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