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가까운 곳에 ‘여우구슬’이 있다는 소리에 얼른 달려갔습니다. 야트막한 언덕 위 성곽 아래 자리 잡고 넘어가는 가을 오후 햇살에 맘껏 익어가고 있었어요. 중북부에서 여우구슬 소식은 처음 들었습니다. 몇 해 전, 대전 가까이에서 처음 보았고 작년 제주 벌판에서 자연스럽게 만났습니다.
어여쁘고 귀여운 모양을 보고 여우구슬이라 이름을 붙였을까요? 여우~가 이름에 들어간 확실한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비슷한 모양과 이름을 갖고 있는 ‘여우주머니’도 있습니다. 깜찍한 모양의 잎사귀는 원줄기에는 없고 뻗어나간 가지에만 달립니다. 그 잎사귀 뒤에 줄기에 바짝 붙어서 정말 눈 비비고 찾아야하는 작은 암수꽃이 한그루에 핍니다. 제 눈으로는 꽃을 확인하기도 어려운데 암수꽃을 구별하기란 정말이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자연스럽게 여우주머니와 자주 비교가 되는데 열매도 이파리도 어여뻐 눈길을 더 받습니다. 여우구슬은 단풍이 들어야 빨간 열매와 어울려 더욱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사랑받는 이 모습과는 다르게 잡초 취급하여 단풍들 때까지 남아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온전하게 물 든 가을날의 여우!! 한층 풍성한 계절이 될 텐데 말입니다.
 |
||
 |
||
 |
||
 |
||
 |
||
 |
||
 |
||
류은경 rek1964@hanmail.net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