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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자 준비하자

기사승인 2020.03.26  0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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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기적이 되어버렸다. 기적이란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은 통상적이거나 일상적인 일이 아닌 특별하고 기이한 일이 돼 버린 게 분명하다. 예전의 일상이 기적이 되었다.

한 냄비에서 끓고 있는 찌개를 성도들과 함께 떠먹던 일상은 사라졌다. 그땐 그게 그렇게 좋은 건지 몰랐다. 친구가 먹던 아이스크림을 보며 ‘나 한 입만’하고 외치면 당연히 아이스크림은 내 앞으로 다가왔고 나는 성큼 한 입을 물어 그 달콤함을 음미할 수 있었다. 그땐 그게 당연하고도 일상적인 보통 일이었다.

친구와의 점심 약속도 사라졌다. 목회자들의 모임도 사라졌다. 아주 소소하고 일상적이던 일들이 다 사라졌다. 이젠 그때가 기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 때라도 전화 한 통으로 만날 수 있었던 만남, 한 달에 한 번씩 당연히 모였던 목회자들의 모임, 그게 실은 기적이었다.

심지어는 신성한 예배도 거의 다 모이지 못하고 있다. 관의 눈치를 봐 가며 주일에 딱 한 번만 모이고 있다. 매일 새벽에 모이던 새벽기도회, 주일에 점심식사 후 모였던 찬양예배, 수요일 예배, 성도들이 가정에서 모이던 속회예배, 아! 그들이 다 사라졌다.

주일이면 아침 예배 후에 속회별로 돌아가며 차린 점심을 삼삼오오 둘러 앉아 먹던 점심,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그것도 사라져 버렸다. 일상은 코로나19와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비일상’이 ‘불일상’이 턱 하니 차지하고 앉아 나갈 줄을 모른다.

상식의 비상식화, 몰상식의 상식화, 지금 우린 이런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뭐, 우주에서 온 것도 아닌데 마스크를 쓰고 예배에 참석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예배에도 참석할 수 없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아무리 아파도 병원도 못 들어간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따가운 눈초리에 매 맞아야 한다.

난 이번 사태를 보며 자꾸 감사하게 된다. 드리고 싶으면 언제든 드릴 수 있었던 예배, 그게 하나님의 은혜였다. 모이고 싶으면 언제든 어디서든 모일 수 있었던 약속, 그게 무한한 은총이었다. 모든 것이 사라진 다음에야 그게 감사 조건이란 걸 깨닫는 건 아마도 인간의 속성인지도 모를 일이다.

걸을 수 있는가, 감사하자. 앉아 있을 수 있는가, 감사하자. 먹을 게 있는가, 감사하자. 먹을 수 있는가, 감사하자. 들을 수 있는가, 감사하자. 볼 수 있는가, 감사하자. 냄새 맡을 수 있는가, 감사하자. 할 수 있을 때 감사하자. 그게 행복하다.

잃고 나서 깨닫고, 깨닫고 난 후에 감사하는 건 슬프다. 없어지고 나서야 감사하게 되는 게 슬픈 건 다시는 그걸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건 없어진다. 건강도, 지식도, 능력도, 재물도, 심지어는 우리가 일생을 사용하다 버릴 육체도 다 없어진다. 없어진 다음에야 그런 것들이 감사 조건임을 깨닫는 건 슬픈 일이다.

일상이 비일상이 된 이번 사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말씀)’다. 일상적인 게 끝날 때가 온다는. 모두가 끝난다는 걸 알고 살아가라는. 일상에 감사하라는. 그리고 무엇보다 일상이 끝날 때를 준비하라는.

 

   
▲ 김학현목사

김학현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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