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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세계

기사승인 2020.05.17  22: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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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제도가 오랫동안 존속되고 있는 이유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주고받고자 하는 욕구가 그 안에서는 실현 가능하다는 신념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보니 결혼을 통해 이루어진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지향하는 바가 조금은 이상적인 기준에 맞추어져 있어서 그것을 버겁게 느끼는 이들이 있다. 부득이하게 홀로의 삶을 사는 이들도 있으나 요즘의 젊은 세대는 결혼제도를 부담스럽게 여겨서 자발적인 나 홀로 가족(Solitary life)을 꾸려가기도 한다.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결혼, 욕망을 성취하기 위한 결혼, 원 가족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결혼, 사랑의 환상 속에 하는 결혼 등.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와 같은 욕구나 갈망으로부터 시작되는 결혼생활, 가족생활이 탄탄대로이면 얼마나 좋을까!

칼럼니스트인 에바 봄베크는 자신의 책 『가족에 미쳐라』에서 가족생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가족!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병을 같이 앓게 하고, 같은 치약을 쓰게 하며, 디저트를 더 먹겠다고 다투게 하고, 서로의 샴푸를 몰래 훔쳐 쓰게 하며, 돈도 빌려주고, 아픔을 주기도 하면서 또 그 아픔을 달래 주기도 하는, 울고 웃으며 사랑하게 만드는, 작고 신비로운 끈이다. 각자의 방문을 잠그고 살다가도, 어려운 고통에선 모두가 힘을 합쳐 서로를 지켜주는, 그런 특별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 그것이 가족이다.”

가족 구성원과 사랑을 주고받으며, 행복감을 느끼고, 갈등 없이 지내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상적인 모습의 둥지를 틀고 있는 가족은 흔치 않다. 아픔을 안은 채 상담실에 찾아오는 이들이 호소하는 문제의 원인 대부분은 가족 구성원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성경 속에 등장하는 위대한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조차도 가족 간의 갈등으로 인한 아픔과 상처가 그려지고 있다. 사실 가족관계 속에서 부부나 자녀, 그 밖의 가족들과 겪는 크고 작은 문제와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일평생 누구나 한 번쯤은 반드시 치러야 하는 자격시험과도 같다.

더욱이 현대의 가족제도가 과거의 가족제도와는 사뭇 다른 형태로 변화되어가고 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낮은 출산율,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이혼의 증가, 고령화 사회로의 급격한 진입은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가족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고 있다. 정상 가족이라는 개념에 의한 전형적인 가족제도가 해체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종편에서 방영된 [부부의 세계]라는 드라마가 우리에게 던져 준 화두는 참으로 인상적이다.

“부부 사이에 한 사람을 도려내는 일이란, 내 한 몸을 내줘야 하는 것. 다정한 눈 맞춤, 웃음이 넘치는 식사, 늘 곁에 있는 가족, 한없는 절망 속에 빠진 그들이 모든 일이 있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과연 우린 서로에게 용서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가족의 세계는 어떻게 변화될까? 물론 앞으로도 가족은 어떤 형태로든 유지될 것이다. 여전히 아픔을 주고받으며, 상처를 싸매어 주며, 울고 웃으며 사랑하게 만드는 가족이라는 끈은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기존의 전형적인 가족형태만을 고수하거나 제도로서의 가족만을 고집한다면 시대의 변화와 함께 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될는지 알 수 없다.

가족 구성원의 다양한 욕구를 수렴하면서 서로의 지향점을 찾아가는 일, 끊임없는 노력으로 변화의 과정에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하는 일, 독립성을 인정하면서도 더불어 함께하는 공동체성을 구현하는 일, 열려진 마음으로 듣고 서로를 용납하는 일. 바로 여기에서부터 하나님께서 그토록 귀하게 여기시는 가족의 세계는 새롭게, 아름답게 이어져 갈 것이다.


김화순
중앙연회 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소장

김화순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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