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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가룟 유다가 숨어 있다

기사승인 2020.05.25  00: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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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는 정의기억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당선인의 기부금 유용 의혹으로 세간이 시끄럽다. 부실 회계, 건물 고가매입, 후원비 개인 모금 등의 불투명한 처리로 그동안 지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국민과 시민단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객관적 시각에서의 검증 없이 서로에 대한 공방과 옳고 그름만을 판단하는 모습에서 물고 물리는 게임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세상의 평화와 사회정의를 부르짖으면서 정작 자신의 삶은 정의와 평화의 길에서 벗어난 이들이 있다. 스스로의 삶은 돌아보지 않고 단지 구호로만 정의와 평화를 외치는 사람들이다.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그 유명한 가룟 유다는 우리 안에 있는 어둡고 부정적인 그림자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유다는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지지부진해 보이는 예수님의 개혁에 반기를 들고 예수님을 팔아 그 돈으로 밭을 샀고 그 사건 이후 자기혐오와 죄책감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열렬한 혁명가였던 가룟 유다는 마리아가 비싼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부었을 때 마리아를 질책하며 그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 옳다고 자기만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마리아의 행동에 대한 유다의 반응은 그의 내면에 숨어 있는 욕망과 탐심을 정의와 공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전형적인 그림자 패턴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철저히 자기만의 판단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진실을 왜곡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악한 본성을 아는 일은 욕망으로 가득한 상처투성이 자아를 건강한 모습으로 새롭게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자기 안에 있는 어둡고 부정적인 감정과 욕망을 제대로 바라보고 수면 위로 끌어올려 ‘이것이 나의 어두운 그림자구나’라고 인정할 때 비로소 변화와 성숙은 성큼 우리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사람, 사탄에게 자기 몸을 내어 준 사람,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를 바로 보고 인정하지 못했던 사람. 연약했던 가룟 유다를 아무리 긍휼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할지라도 결국 모든 선택은 본인의 의지였다. 사탄의 유혹으로, 사탄의 유혹에 넘어간 안타까운 사건이라 할지라도 유다 자신의 자유의지가 선택한 결과였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 안에 가룟 유다가 숨어 있다. 거룩과 경건, 정의와 정직, 사랑과 평화라는 이름으로 가려져 있을 뿐 우리 안에는 악한 본성이 있다. 내 안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서만 그림자를 찾으려 할 때, 진실한 사랑과 평화는 우리에게 다가올 수 없다.
누군가를 지적하기 전에, 혹은 누군가로부터 지적을 당할 때 무엇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혹여나 가룟 유다처럼 사탄에게 몸을 빌려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럴싸한 포장지로 어두운 그림자를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예수님은 누구의 편이실까. 누구를 옳다 하실까.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8,7) 라는 말씀으로 우리의 양심을 흔들어 깨워주실 것이다.
툭하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싸움이 일상이 되어 편을 만들고, 삶과 일치되지 않는 구호만을 외치고 있는 우리 모두여! 한발 물러서서 우리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바로 바라보자. 이 어두운 그림자를 통합해 내지 못하는 한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사회는 요원할 것이다.

김화순 / 중앙연회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소장

김화순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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