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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라주었던 송영찬송

기사승인 2020.05.29  21: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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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 1장부터 7장은 송영 찬송입니다. 송영은 기독교 예배 가운데 드려지는 짧은 찬송으로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독솔로지(A doxology)라고 하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영광을 뜻하는 ‘독사(δόξα)’라는 단어와 ‘시, 말, 읊다’를 뜻하는 로기아(λογία)의 합성어입니다. 즉 ‘영광시, 찬미시, 경배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유대교의 카디쉬(Kaddish)로 부터 이어지고 있는 예배 전통입니다. 한국교회에서 쓰이고 있는 송영(頌詠)이라는 용어는 ‘칭송할 송’과 ‘읊을 영’을 사용하여 ‘Doxology'의 의미를 최대한 살려 번역한 말입니다. 여기에 곡조를 붙여서 찬송으로 부른 것이 바로 ’송영찬송‘ 입니다. 우리 찬송가에는 일곱 개의 송영찬송이 있는데 찬송가의 가장 처음에 실려 있습니다.

요즘 많은 교회들이 송영을 생략하고 ‘거룩 거룩 거룩 전능하신 주님’이나 ‘성도여 다함께’등 8장부터 17장 까지 실려 있는 경배 찬송을 예배의 처음에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교회의 스타일에 맞추어 38장 ‘예수 우리 왕이여’나 이건용 작곡의 ‘오소서’와 같이 주님의 임재를 구하는 찬송을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젊고 현대적인 예배를 추구하는 교회는 ‘예배합니다’와 같은 복음성가나 ‘주께와 엎드려 경배 드립니다’와 같이 친숙한 느낌의 곡을 송영 대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배의 도입부에서 온 예배자들이 송영찬송을 부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배의 시작은 하나님의 임재에 압도되어 경외감에 가득 찬 성도들이 하나님 한분만을 위해 드리는 경배여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마치 하나님께서 예배에 임재하지 않으신 것처럼 오시라고 애써 부를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예배드리는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하나님께 모든 포커스를 맞춘 다음에 있어야 할 일입니다.

찬송가에서 송영찬송을 가장 앞에 배치한 이유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찬송이며 예배의 시작에 송영찬송을 꼭 올려드려야 한다는 두 가지 예전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송영찬송이 대부분 한 절로만 되어 있고 짧고 간단하기 때문에 우리는 송영찬송을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하고 매우 형식적인 찬송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송영의 형식이 단순한 이유는 오히려 그와 정 반대의 이유 때문입니다. 송영찬송은 그 짧을 가사와 간단한 형식 그 자체를 통하여 하나님의 놀라우신 영광 앞에 그 어떤 고상한 인간의 말과 그 어떤 구구절절한 표현과 그리고 그 어떤 아름다운 노래로도 감히 그 영광을 표현 할 길이 없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난 자연 경관 중에서 가장 여러분을 감동시켰던 곳을 마주했던 그 순간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여러분이 이미 그 자리에 서 있기 때문에 그 장면을 보여 달라고 애원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여러분은 구구절절한 어떤 표현 대신 ‘아!’라는 외마디 경탄과 함께 입을 벌린 채로, 혹은 손을 벌려 가슴을 활짝 펴고 한동안 멍하니 서 있으셨을 것입니다. 우리가 예배의 처음에 드리는 송영찬송은 바로 언제나 예배자들과 함께 하시고 세상 무엇보다 아름답고 영화로우시고 위대하신 하나님 앞에서의 그런 반응과 같은 의미입니다. 성삼위 하나님을 만나는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이 바로 예배이며 송영은 그 감격의 가장 충만한 표현입니다.

송영찬송을 선곡함에 있어 대부분의 교회들은 찬송가의 일곱 송영 곡 중 익숙한 몇 곡만을 부르는데 매주 한곡씩 찬송가 1장부터 7장을 순서대로 부르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찬송가에서 아쉬운 점은 가뜩이나 적은 송영찬송 중에서 특정 시대, 특정 지역의 곡 비중이 너무 높고 한국교회만의 송영찬송이 없다는 것입니다. 찬송가 2장부터 6장이 바로 19세기 중엽 영미권 찬송가입니다. 1장은 종교개혁시대의 찬송으로 제네바 시편송(Genevan Psalter)에 실린 명곡입니다. 종교개혁을 대표하는 곡으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으며 바흐의 교회 칸타타 130번 ‘주 하나님, 우리 모두 주님을 찬양합니다./Herr Gott, dich loben alle wir’에서 정선율(작품 전체를 이끄는 주제선율/cantus firmus)로 쓰였습니다. 한편 찬송가 7장은 1984년에 작곡된 곡으로 새찬송가에 새롭게 실린 곡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 중의 하나입니다. 현대적이면서도 기품 있는 명곡입니다.

이 찬송가의 작곡자 에릭슨(J. E. Erickson)은 미국 피츠버그 남쪽에 있는 작은 도시 베델파크(Bethel Park)에 있는 ‘그리스도교회/Christ United Methodist Church’의 오르가니스트로서 찬송가 작곡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찬송가의 튠네임을 교회가 속한 지역의 이름으로 정했습니다. 이 아름다운 찬송가는 세계 곳곳에서 오랫동안 불려 질 것인데 그 때마다 그의 이름뿐만 아니라 그가 몸담았던 지역과 교회의 이름이 기억될 것입니다.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한국교회가 100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가졌음에도 우리의 송영찬송이 우리 찬송가에 한 곡도 실려 있지 않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이고 현대적면서도 기품이 있는 우리 한국교회만의 송영찬송을 기다려봅니다. 그리고 수많은 찬송가와 복음성가들이 있지만 그 어떤 노래보다 송영찬송을 부를 때 거룩한 영과 진리가 충만한 가운데 말과 소리로 도무지 담지 못할 그 감격을 찬송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https://youtu.be/6X1KaZroeXg

 

조진호 jino-j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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