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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축제에서 축도한 것도 죄가 되나요" 이동환 목사 지지자들 나섰다

기사승인 2020.06.24  18: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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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소수자축복기도로재판받는이동환목사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이동환 목사 기소를 중지하라"며 차별과 배제담은 법개정 요구

   
 

성소수자들의 축제에 참가하여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를 기소하기로 한 경기연회 심사위원회의 결정을 규탄하는 '성소수자축복기도로재판받는이동환목사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 황인근·남궁희수)의 기자회견이 24일 오후 감리회본부앞 희망광장에서 있었다.

장마비가 내리는 가운데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대책위는 “축복은 죄가 아니다”, “축복은 혐오를 이긴다”는 손피켓을 들고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이동환 목사에 대한 기소를 중지하라”, “경기연회는 성소수자 목회를 위한 연구모임을 만들고 불합리한 정정개정을 위해 책임을 다하라”, “감리회는 더 이상 차별과 배제를 묵과하지 마라”고 외쳤다. 그리고 이동환 목사와 함께 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감리회 목회자들과 신학생들 뿐 아니라 타교단의 목회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언론의 취재열기도 뜨거워 공중파 방송사들을 포함해 다수의 언론이 참석했다.

이동환 목사는 지난 해 8월 31일, 인천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 신앙인을 위한 축복기도 요청을 받아 참여했었다. 이 건에 대해 인천 건강한사회를위한목회자모임(대표 성중경 목사)과 충청연회 동성애대책위원회(위원장 이구일 목사)가 이동환 목사를 경기연회에 고발했다.

이동환 목사는 권선동지방 실행위에 참석해 경위를 설명하고 자격심사위원회에도 불려가 심사를 받았다. 경기연회 자격심사위원회는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자세에서 돌아서지 않으면 경기연회 심사위원회에 고발할 것’이라는 권면을 담은 내용증명을 이목사에게 보냈으나 이목사는 “본인은 동성애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의 입장을 표현한 바가 없음을 밝힌다”고 답변했다. 이 답변에 자격심사위원회는 ‘(이동환 목사가) 끝내 동성애 찬성과 동조에 지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판단해 결국 심사위원회에 고발했다. 이목사는 지난 10일, 경기연회 심사위원회에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동성애와 관련한 범과로 감리회에서 첫 재판이 열리게 된 것이다.

감리회 장정 제7편 재판법 제3조(범과의 종류) 8항은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를 범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범한 교역자에 대한 벌칙은 제5조(벌칙의 종류와 적용) 3항에 정직, 면직, 출교 중 한 가지에 처하게 된다.

대책위는 이 목사 재판에 대해 “교회가 성소수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죄가 되는가?”고 물었다. ‘교회에는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이 있을 것이고, 조건 없는 예수님의 구원을 전파해야 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널리, 보다 깊이 사랑하기 위해 애써야 할 텐데 목사가 사회적 약자에게 축복했다고 교회에서 쫓겨나게 된 웃지 못 할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탄하며 “이 사태의 배후에는 마땅히 사랑해야 할 이웃을 정죄하기 바쁜 반(反)복음적 태도가 도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목사를 격려하며 연대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여학생회의 조은소리 회장은 감신대에서 진행된바 있던 ‘탈동성애’ 세미나를 거론하며 먼저 “이러한 혐오적인 세미나가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학교에서 열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세미나가 진행되는 건물 앞에서 <혐오와 차별반대를 위한 기도회>가 열렸지만 ‘동성애 찬성 및 동조자’가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는 장정조항 때문에 참석하기가 겁이 났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 일은 단순히 목회자의 문제만이 아니다. 목회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문제기도 하고, 신학자들의 문제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조은소리 학생은 “학교는 지금까지 교리와 장정을 이유로 성소수자에 대한 논의의 장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고, 학생들의 두려움을 묵인했다. 이 연대 발언 자리에 서 있는 지금도 두렵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인지감수성이 빈약한 신학교를 비판하고 난 뒤, 교수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부르며 “당신의 제자가 성소수자에게 축복기도를 했다는 말도 안 되는 차별 법을 이유로 재판받고 있다. 가만히 보고만 계실꺼냐”고 연대와 지지를 촉구했다.

 

   
▲ 발언 : 변영권 목사 (예사랑교회)

이동환 목사 지지발언을 하기 위해  제천에서 왔다는 충북연회의 변영권 목사(예사랑교회)는 “몇 해 전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으로서, 한 목회자의 신앙과 양심에 따른  행동을 교단법으로 정죄하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인 일인지, 또한 얼마나 사람을 위축되게  하는지 알고 있다. 나도 이런 자리에 얼굴을 내밀고 발언을 했다가 누가 고발하고, 조사를  받을까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다”고 심경을 먼저 밝혔다. 변목사는 '동성애를 옹호한다'는 이유로 2017년 충북연회 자격심사위원회에 회부된 적이 있다.

그렇지만 변목사는 “하지만 우리가 위축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것이야말로 그분들, 끊임없이 누군가를 혐오하고 증오하도록 강요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 목소리를 내고, 공개적으로  나의 의견을 말하고, 그 무엇도 하느님의 사랑을 제한할 수 없다는 우리의 신앙을 고백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소중한 동역자인 이동환 목사를 위하는 길이고, 성소수자를 위한 길이고, 감리교를 위하는 길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나아가 “만일 감리회가 부조리한 교단법을 근거로 이동환 목사를 징계한다면 다음 퀴퍼에는 제가, 그다음 퀴퍼에는 또 다른 목회자가, 또 다른 목회자가 계속해서 참여할 것이고, 성소수자들을 축복하고 환대할 것이며, 기꺼이 징계를 당할 것”이라고 결기를 보였다.

 

   
 

김오성 목사는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세력은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라고 지목했다.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여성들의 참정권 인정이나 노예제 철폐가 과거에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해 차별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차별이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오성 목사는 또 국외 교단들이 동성애를 허용한 사례를 열거했다. △동성결혼을 반대했던 영국 감리교가 2006년 동성커플 축복을 금지하였으나 2014년 전향적으로 시민결합 커플들에게 축복을 허용한 사례, △독일 개신교협의회 루터교회가 2006년 동성커플 축복과 2009년 동성애자 성직 허용, 동성결혼 주례를 허용한 사례,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가 2009년 동성애자 성직을 허용하였고, 2013 최초 동성애자인 가이 어윈을 주교로 임명한 사례, △모라비아 형제회가 1974년 동성애자를 기독교 공동체의 구성원로 받아들였고, 2014 미국 북부 연회 동성애 성직 허용과 동성결혼식 주례 허용 △한국감리교회와 협력하는 호주연합교회가 2018년 동성결혼을 허용 △미국연합그리스도교회가 1985년 성적 지향에 따른 고용 및 봉사에 차별금지법을 결의, 2015 동성결혼 주례를 허용 △미국성공회가 2003년 양성애자인 진 로빈슨을 주교로 임명하였고, 레즈비언인 메리 글래스풀를 주교로 임명 △미국 장로교는 2010년 동성애자 성직을 허용하였고, 2014년 동성결혼 집례를 허용 △미국연합감리교도 동성애에 관한 신학적 토론이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이다. 그러면서 김목사는 “우리는 성경에 나와 있는 문자에 얽매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변화되는 시대상황 속에서 기도하면서 묻고 분별하며, 나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 발언 : 민숙희 사제(성공회)

UMC에서 목회하는 유연희 목사는 미국 상황에 비교하여 감리회가 이동환 목사를 징벌하려는 시도를 비판했다. UMC에서는 성소수자 교인들이 교회 내 동성결혼식과 목사안수를 제외하고는 교회의 삶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보장되어 있는데 반해 교회에서 존재조차 부인당하는 한국 동성애자 크리스천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동성애자 문제로 분열수순을 밟고 있는 UMC에서는 교회 내 동성결혼과 안수에 반대하는 입장의 교회들이 “전통적인 감리교회(traditionalist Methodist)”라는 으름으로 새교단을 꾸릴 예정이며 개체 교회는 이 교단으로 갈지 남을지를 선택하도록 할 것인데 대부분의 교회가 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목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미국 안의 많은 연회들은 동성애 목회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로 했다”고 규정하면서 “기독교대한감리회가 UMC처럼 이런 일로 분열하여 작은 보수교단을 만들어내는 식이 아니라, 미래에도 든든히 서서 모든 사람을 포용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 당사자 발언 :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이동환 목사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 목사는 지난해 퀴어축제에 축도를 부탁받았을 때 감리회 장정의 처벌조항 때문에 잠깐 고민이 있었지만 이내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목사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복을 빌어준다는 것으로 교단 재판까지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 목사는 성소수자들에게 복을 빌어주게 된 자신의 신앙을 설명했다. 한마디로 “하나님은 모든 이에게 어떠한 차별도 없이 사랑을 내리시는 분”이고 “또한 예수님은 가난한 자, 약한 자의 편이 되시며, 당시 죄인 취급당하던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신 분”이었기에 “목사로서 그러한 뜻을 따르려 노력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흑백논리를 앞세워 성소수자에 대해 찬성이냐 반대냐를 묻는 현상에 대해서도 “어떤 존재도 찬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럴 권리가 우리에겐 없다. 그저 사랑하라 하신 말씀을 따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해 사랑할 뿐”이고 “단언컨대 미움과 차별과 배제는 하나님의 것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동성애와 관련된 감리회의 첫 재판이 되며 자신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데 대한 부담감도 있을 범 했지만 이 목사는 오히려 “숨죽인 채 살고 있는 성소수자들이 상처받을까 염려된다”면서 “함께하는 이들과 더불어 교단 내에 차별적 조항을 바꾸어 나가는데 힘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번 일이 “감리회가 또 한국교회가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랬다.

기자회견장에는 감리회 목회자들 뿐 아니라 기독교사회연대회의 김희룡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장 민숙희 사제(대한성공회)가 참석해 이동환 목사 지지발언을 했다.

 

성소수자 축복식에 참여한 이동환 목사 고발 사건의 경위

 

2019. 8. 31 인천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 신앙인을 위한 축복기도 요청을 받아 참여함.

이후 이 건에 대해 인천 건강한 사회를 위한 목회자 모임(대표 성중경 목사)과 충청연회 동성애대책위원회(위원장 이구일 목사)가 이동환 목사를 경기연회에 고발함.

2019. 9. 3 경기연회 권선동지방 실행부회의에 참석해 경위를 설명함.

2019. 9. 27 경기연회 자격심사위원회에 경위서를 제출함.

2019. 11. 15 경기연회 자격심사위원회에서 이동환 목사에게 각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함.

2019. 12. 6 이동환 목사가 ‘각서에 대신하여’라는 편지를 작성하여 위원들에게 보냄.

2019. 12. 13 과정자격 상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여 심사 받음.

2020. 1. 31 과정자격 상임위원회가 회의결의(12.13)를 따라 ‘동성애에 대한 신학적, 성경적 입장을 정립하여 레포트를 제출하라’고 요구하여 이동환 목사가 ‘동성애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연구’라는 제목의 레포트를 제출함.

2020. 3. 27 이동환 목사가 과정자격상임위원회 회의에 출석하여 두 번째 심사를 받음.

2020. 4. 17 경기연회 자격심사위원회(위원장 김문조 목사)로부터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자세에서 돌아서지 않으면 경기연회 심사위원회에 고발할 것이라는 권면을 담은 ‘내용증명’을 받음.

2020. 4. 24 이동환 목사가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건에 대한 권면’에 대한 답변]이라는 제목으로 ‘본인은 동성애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의 입장을 표현한 바가 없음을 밝힌다’는 내용증명을 심사위원회에 발송함.

2020. 5. 28 위의 내용에 관해 경기연회 심사위원회(위원장 진인문 목사) 출석요구 공문 수신함.

2020. 6. 10 경기연회 심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함.

2020. 6. 17 뉴스앤조이를 통해 경기연회 심사위원회가 이동환 목사를 교리와 장정 위반을 이유로 연회 재판위원회에 기소한 사실을 확인함.

 

이후 이 사건에 대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기자회견을 열기로 함.

 

 

성소수자 축복은 죄가 아니다

경기연회 심사위원회의 이동환 목사 기소 결정에 부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지극히 작은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하는 것이다’

성서의 말씀은 한결같이 참된 사랑을 향합니다. 그러나 그 사랑의 길을 따라야 할 한국감리교회의 현실은 참담하기만 합니다. 모진 편견과 차별로 고통당하고 있는 성소수자에게 복을 베풀어 달라 기도한 목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 정말 성서의 말씀에 따르는 것일까요?

2019년 8월 31일 이동환 목사는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축복기도를 해주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영원히 깨어져 버린 것 같은 아픔 속에 있는 이들에게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하고 선포하는 것은 목회자로서 당연한 직무입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열린 마음으로 이동환 목사의 축복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서로의 안녕과 복을 빌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축복기도는 반동성애를 주장하는 이들에 의해 너무나 쉽게 정죄당했습니다. 축제가 끝난 직후 충청연회 동성애대책위원회(대표 이구일 목사)와 중부연회 건강한 사회를 위한 목회자모임(대표 성중경 목사)는 이동환 목사가 ‘동성애를 지지’했다며 속한 경기연회에 고발장을 접수했고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연회자격심사위원회에서 사상검증에 가까운 추궁을 당했습니다. 경위서와 각서(를 대신한 편지), ‘동성애’에 대한 연구 리포트를 연달아 제출해야 했습니다. 조사 내내 성소수자 성도를 둔 목회자로서 감리회 법을 존중하며 목회를 하겠다고 겸손히 밝혔지만, 결국 자격심사위원회는 ‘(이동환 목사가) 끝내 동성애 찬성과 동조에 지지를 굽히지 않았다’라며 이동환 목사를 고발했고 이 사건은 재판에 넘겨지게 되었습니다. 한결같이 “동성애에 대해 지지하거나 반대할 수 없다”라고 밝혔던 이 목사의 발언은 묵살되었습니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축복이 ‘죄’로 탈바꿈된 것은 갑자기 등장한 ‘동성애’를 배척하는 감리교회처벌조항 때문입니다. 2015년 제31회 감리회 총회 입법의회는 제7편 재판법 제3조(범과의 종류) 7항에 ‘동성애 찬성 및 동조자’를 처벌 대상에 삽입했습니다. 현재 이 조항은 8항으로 옮겨져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범한 교역자는 다시 제5조(벌칙의 종류와 적용) 3항에 의해 정직, 면직, 출교 중 한 가지에 처하게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정직(停職)은 목회직이 해당 기간 동안 정지되는 것이며 면직(免職)은 목회직에서 물러나게 되는 처벌입니다. 출교(黜敎)는 교회법이 정한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로서, 교회로부터 추방됨을 뜻합니다. 목사로서의 생사여탈이 걸린 중대한 범과를 신설하면서 목회적/신학적 논의나 합리적 토론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라는 무리한 법 조항은 이 법이 얼마나 악법인지를 보여줍니다. 국가보안법에나 있는 ‘동조’가 처벌의 근거가 된다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이번 재판은 이 장정이 적용되는 첫 사례인 동시에 한국교회가 성소수자와 관련해 목회자에 대한 징계를 다루는 첫 번째 사건입니다.

목사가 사회적 약자에게 축복했다고 교회에서 쫓겨나게 된 웃지 못할 사태의 배후에는 마땅히 사랑해야 할 이웃을 정죄하기 바쁜 반(反)복음적 태도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에서 ‘동성애’를 저주하고 정죄하는 목소리는 너무 쉽고 높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저주가 향하는 ‘동성애자’에 대한 이해는 너무나 좁고 편협합니다.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시선이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 모릅니다. 이 사회, 교회에는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경험하며 누리고 있는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으로 살아가며 우리와 함께 신앙의 길을 가는 이들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무지와 무관심으로부터 돌이켜 모든 이들의 삶에 깃든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하고 환대하여야 합니다.

정말, 교회가 성소수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죄가 됩니까? 축복은 결코 죄가 될 수 없습니다. 무한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복은 결코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무엇도 우리를, 또 성소수자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끊을 수 없습니다. 조건 없는 예수님의 구원을 전파해야 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널리, 보다 깊이 사랑하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또한 교회는 사회의 큰 책임을 나누어지고 있는 공동체로서 성적 소수자들이 직면한 다양한 형편을 더 많이 만나고 배우고 새 길을 연구해야 합니다. 세계를 더 나은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어 가라는 시대적 요청과 책무로 이끄시는 성령의 부르심에 응답하기를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목사가 안수 시에 그리스도로부터 위임받은 축복권을 행사한 것이 장정 위반이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 경기연회재판위원회는 이동환 목사에 대한 기소를 기각하라.

하나. 성소수자 목회를 위한 연구는 오랜 시간 성숙한 대화와 열린 토론을 필요로 한다. 경기연회는 이를 위한 연구모임을 만들고 불합리한 장정 개정을 위해 책임을 다하라.

하나. 다양한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교회가 가로막을 수는 없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더 이상 하나님과 교단이 이름으로 행해지는 차별과 배제를 묵과하지 말라.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양한 소수자를 환대하는 교단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라.


2020.6.24.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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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 목사 발언 전문

 

먼저 이렇게 굳은 날씨에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과 취재하러 와주신 기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지난 2019년 8월 저는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하였습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교리와 장정에 ‘동성애 찬성 및 동조’에 대한 처벌조항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처음 부탁을 받았을 때 잠깐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목사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복을 빌어준다는 것으로 교단 재판까지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신앙하는 하나님은 모든 이에게 어떠한 차별도 없이 사랑을 내리시는 분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가난한 자, 약한 자의 편이 되시며, 당시 죄인 취급당하던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신 분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해도 찾아가 친구가 되고, 아무도 듣지 않으려 했던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분이 제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저는 목사로서 그러한 뜻을 따르려 노력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존엄하며, 그 누구도 자신의 성정체성과 성적지향에 의해 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우리 시대의 사회적 약자요, 부당하게 죄인 취급받는 성소수자들에게 복을 빌어준 것입니다.

축복식 당시 광장을 둘러싼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쏟아낸 저주의 말들과 적대적이고 혐오서린 눈빛, 물리적 폭력 등을 눈 앞에서 목도하였습니다. 결단코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태도와 언행이었습니다. 성소수자들을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어내고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 과연 누구인가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사람을 저주하고 죽이는 것이 아니라 축복하고 살리는 것에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흑백논리를 앞세워 성소수자에 대해 찬성이냐 반대냐를 묻습니다. 그러나 어떤 존재도 찬반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럴 권리가 우리에겐 없습니다. 그저 사랑하라 하신 말씀을 따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해 사랑할 뿐입니다. 단언컨대 미움과 차별과 배제는 하나님의 것이 아닙니다.

한국교회에서 동성애 법조항으로 재판을 받는 첫 사례라고 합니다. 이번 교단 재판으로 인해 교회 안에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고, 숨죽인 채 살고 있는 성소수자들이 상처받을까 염려가 됩니다. 그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시며, 결코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응원하고 연대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요.

이번 일이 감리회가 또 한국교회가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목사의 직임이 자랑스러우며, 여전히 감리교회를 사랑합니다. 또한 감리회에서 계속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아닙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차별에 앞장서는 작금의 교회의 모습은 기독교의 본질인 사랑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저는 있는 모습 그대로 환대받는 공동체, 다양성이 인정되며 평등하고 자유로운 교회를 꿈꿉니다.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축복할 수 있는 감리교회를 꿈꿉니다. 물론 감리교 목회자로서 교리와 장정을 존중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정신에서 어긋나 있는 법은 고쳐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함께하는 이들과 더불어 교단 내에 차별적 조항을 바꾸어 나가는데 힘을 다할 것입니다. 과거 미국에서 노예제도 관련하여 사회법이 통과된 후 그 법이 교회 안에서 효력을 발휘하기까지 80년이 걸렸다고 하지요. 어쩌면 그렇게 긴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바꾸어 낼 것입니다,

양심적인 감리교인들과 한국교회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호소합니다. 저를 위해서가 아닌 이 땅의 성소수자들과, 애통해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위해 힘을 모아 주십시오. 우리의 작은 몸짓이 오늘보다 조금 더 정의롭고 평등한 내일을 담보할 것입니다. 소나기가 올 때는 피하는 것이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차별과 혐오의 폭우 속에 있는 이들과 함께 비를 맞겠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사랑할 것이고, 당당하게 더 많은 이들과 하나님의 축복을 나눌 것입니다. 이 비가 그치고 우리의 다양함이 무지개빛깔로 퍼져나가는 그 날까지.

 

   
 
   
 
   
 
   
 
   
 
   
 
   
 

 

심자득 webmaster@dangda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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