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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이후에 만나는 생명평화

기사승인 2020.06.29  23:40:57

유미호 ecomi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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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센터장

 코로나19로 늦춰졌던 학교 등교가 시작된다. 교육부는 학교 내 학생 감염위험도에 따라 순차적 개학을 실시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면 무엇을 배우게 될까? 코로나19를 겪은 아이들에게 특별히 해야 할 교육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생명평화, 곧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길’이 아닐까 싶다.

사실 세상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것 천지다. 코로나19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상황일지라도 전 지구적으로 대응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고 협력해야만 함께 살고 살리는 삶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처럼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나라여도 그렇다.

올해로 우리나라에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된다. 남과 북은 한반도의 허리 휴전선으로부터 각각 2km씩을 비무장지대(DMZ)로 묶어두고 있다. DMZ는 군사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지대로, 남과 북 어느 쪽도 군사시설 및 병력을 배치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은 드나들지 않았고, 덕분에 수많은 생명이 살고 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만큼 동식물들이 자유롭게 살고 있다. 70년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는 '분단의 현장'이었지만, 동식물들에겐 ‘평화의 땅’이었던 것이다.

사실 DMZ는 한반도의 중심에 있어 개발될 위험이 컸었다. 남북갈등으로 아직도 최상의 생태계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 하구와 임진강을 중심으로 하는 평야지대, 바다의 영향이 없는 중부 내륙지역, 태백산맥이라는 큰 지형적 영향을 받는 산악지역, 그리고 동부해안지역 네 곳 모두가 다른 환경 속에서 뛰어난 종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다. 서쪽 백령도의 물범은 물론 두루미와 재두루미, 수달, 열목어 그리고 반달가슴곰까지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이 약 100여 종이나 살고 있다는 보고다. 그래서 전쟁과 분단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생명과 평화의 공간’이자 모두가 서로를 살고 살릴 수 있는 ‘살림의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큰 곳이다.

물론 DMZ는 전쟁의 흔적을 아직 껴안고 있다. 6.25전쟁 이후 70년을 전쟁의 상흔과 대치된 긴장 관계 속에서 수많은 생명들이 지금껏 살아왔다니 고맙고 감동이다. 대인지뢰를 밟아 발목을 절뚝거리는 동물들은 물론 여러 피해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군인만이 아니라 참전 군인들의 미수습된 슬픈 유해가 1만여 명이나 묻혀 있다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언제쯤 DMZ이 전쟁과 남북 간 긴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하게 될까?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후 남과 북의 생명평화에 대한 열망이 꿈틀거리고 있다지만, 지속적인 희망이 되고 현실이 될 지는 미지수다. 희망이 현실이 된다 할지라도 남과 북의 사람들에게 찾아드는 평화가, 개발을 부추겨 자칫 동식물들이 누리고 있는 평화를 깨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도 일어난다.

모든 생명이 전쟁 없는 평화를 누리고, 무분별한 개발이 아닌 사람과 동식물 모두가 평화로운 생명 살림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한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주저되고 장애물도 많다. 하지만 세상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고,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선하고 지혜롭고 강한 자아가 있다’고 믿고 해보자. 함께 하는 이들과 더불어 원으로 둘러앉아 ‘지구돌봄서클’을 열고, 나와 우리, 지구 생명들이 ‘평화로웠던 순간’을 떠올려 그 순간을 지속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나눠보자. 코로나19 이후의 생명 가득한 삶, 코로나19 이후의 평화로운 삶을 그리며 생명평화 감수성을 길러보자. 시간을 내어, DMZ 길을 걸어도 좋을 듯하다. 그곳에 살고 있는 한 생명 한 생명을 통해 전해오는 생명평화의 메시지에 귀 기울인다면, 그들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살림의 길이 알아차리고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의 끝은 어디일까? 코로나19 이후 함께 살기 위해서라도, 코로나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고요히 깊이 묵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분단의 상처를 안고도 생명을 품어온 DMZ, 남과 북이 서로 닿아 있는 지역의 생명을 품고 있는 나무들 사이, 남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바람 가운데서 들려오는 소리, 그 속에서 들려오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면 알 수 있으려나?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은 우리 유대 사람과 여러분 이방 사람들을 한 가족으로 만들고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던 벽을 허물어뜨리셨습니다(엡 2:14)” 하신 말씀에 기대어 DMZ 길을 걷고 싶다. 그때 주께서 생명의 공간, 평화의 공간, 살림의 공간을 우리에게 허락해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유미호 ecomi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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