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계절이 익어가니 인생도 깊어진다

기사승인 2020.09.14  00:57:30

김화순 givy4u@daum.net

공유
default_news_ad1
article_right_top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요즘의 가을 하늘을 보고 있으면 애국가의 이 구절이 절로 읖조려진다. 얼마 만에 만끽하는 하늘이요 얼마 만에 누려보는 청명함인가. 답답하고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가슴 활짝 펴고 환호할 수 있는 계절이 주어졌음에 감사하다. 깊어지는 가을만큼이나 인생도 깊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백 년 인생의 절반 즈음에 삶에 대한 묵상이 날로 새롭다.

고대 중국의 사상가 공자(孔子)는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서 나이 50에 지천명(五十而知天命), 곧 하늘의 뜻을 알았다고 했다. 하늘의 뜻에 순응하고 하늘이 만물에게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는 뜻이다. 그 이전의 삶이 지극히 주관적이었다면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시각을 가진 성인의 경지에 들어서게 됨을 의미하는 말이다.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의 에릭슨(Erik Erikson,1902-1994)은 인간발달을 영아기에서부터 노년기까지 총 여덟 단계로 나누는데, 일곱 번째 단계를 중년기(Middle-age Adult, 대략 36~65세)라 칭하면서 생산성 대 침체성(generativity vs. stagnation)으로 설명하였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가치 있는 것을 생산할 수 있는가?’이다. 가치를 생산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이 발달단계의 주요과업인 것이다. 중년기 이전의 삶이 배우는 과정의 단계였다면 중년기는 결실을 하는 단계이다. 경제적 풍요를 누릴 수 있고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 가정과 사회에 기여한 공로가 평가되고 생산적이고 창의적으로 다음 세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자기중심적이고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지 못하면 자기 정체감을 느껴 삶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진다. 생산적인 과업을 이루어 내지 못하면 어릴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만 몰두하고 사회적, 발달적 정체감을 면치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기심이 발현되어 고집스러운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독불장군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이타심의 부재로 인해 고립감과 외로움이 심화 되어 세대 간의 의사소통에 불협화음이 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자신에게 몰두하기보다 가정이나 직장, 책임감 있는 자리에서 건강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일상에서 건강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이제까지 이루어 놓은 것들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신체적, 심리적 변화에 적응하는 성숙한 삶의 태도 또한 필요하다. 매일 거울 앞에서 이전과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대면하게 될지라도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깊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위로는 부모세대 부양에 대한 책임감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현실을 직시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아래로는 자녀들이 책임감 있는 성인이 되는 것을 돕고, 자녀들의 삶에서 한 발짝 물러나 건강한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 시기를 잘 거치면 노년기의 삶을 풍성히 가꾸어 줄 자원이 생긴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중년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결혼생활에서도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서로에게 잘 적응하고 상대방의 삶의 패턴에 익숙해진다. 반면, 중년기는 갈등과 위기의 시기로 불리기도 한다.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 변화에 대한 건강한 출구를 찾지 못할 때의 상실감과 외로움, 결혼생활에 대한 도피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천명,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 중년기에는 만물에 대해 객관적 성찰이나 통찰이 갖추어져야 함을 나타내는 말일 것이다. 중년의 단계에서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회심을 경험한 유명한 인물들이 많다. 웨슬리도, 칼빈도 중년기에 자신의 삶에 위대한 변화를 가져왔고 역사의 방향을 바꾸었다.

저 높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자. 매일 매일의 사사로운 삶 속에서 하나님을 묵상할 때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은 변화될 수 있다. 중년기는 하나님의 사랑을 친밀하게 느낄 수 있는 아주 적당한 때이다.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시기가 있을까. 하나님의 순수한 사랑을 느끼고 묵상하며 거룩한 생명의 길에 참여하는 것이 중년기의 특권이다. 바로 거기에서부터 세상은 치유되고 아름다운 황혼은 비로소 나의 것, 우리의 것이 된다.

 

김화순∥중앙연회 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김화순 givy4u@daum.net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