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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뼈 뒤에 감춰진 참새

기사승인 2020.09.21  00:19:50

김화순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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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남성적인 매력과 폭력성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 성경에 등장한다. 바로 삼손이다. 삼손의 이야기는 인간의 본능과 남성성 그리고 개인의 가족사에 얽히고 설킨 관계성들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지, 또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여실히 드러내 보여 준다.

삼손은 나면서부터 나실인, 곧 성별된 자였다. 단기간의 나실인이 아니라 일평생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하는 나실인이었다. 사는 동안 술을 마셔도 안 되고, 부정한 것을 만지거나 먹어서도 안 되고, 머리카락을 잘라서도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께서는 엄청난 힘을 주셨다. 누구도 그를 이길 수 없는 천하장사였다.

그러나 삼손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니 잉태된 순간부터 금지된 것이 너무 많았다. 어릴 때는 그것이 당연한 줄 알고 받아들이고 순종하며 자랐지만, 인간의 본성에 대해 눈을 뜨면서부터 그에게 주어진 금기는 욕망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금기의 통제를 받으면 받을수록 반항심은 커졌고 어디로든 출구를 찾아야 했다. 그가 첫 번째로 금기와 억압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한 방법이 아름다운 여인을 찾아 결혼을 하는 것이었다.

결혼이라는 새로운 삶을 찾아가다가 우연히 사자를 만나게 되고 삼손은 그에게 주어진 엄청난 힘으로 사자를 제압하여 죽이게 된다. 그러나 결국 그것을 과신하여 부정한 일을 서슴없이 벌이는 비극을 맞게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이용해 허세와 거만을 떨게 되고, 결국은 아내의 꾀임에 빠져 자기가 낸 수수께끼에 지고 만다.

허탈해진 삼손은 배신감에 아내를 버리고 원 가족으로 돌아가 버린다. 억압으로부터 독립하기 원했지만 실패하자 결국은 의존의 대상에게로 회귀한 것이다. 이후에 아내를 다시 찾아가지만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분을 참지 못해 여인과 그 가족들을 모두 죽이고 만다. 영화에서나 봤을까 싶은 충동과 복수심, 잔인함과 폭력성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장면들이다.

강해 보이는 사람일수록 심리적 취약성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강한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그 내면에는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어린 아이가 자리하고 있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던져 버리고 안전한 곳으로 도망가는 회피의 패턴을 보인다.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면 약한 대상을 함부로 대하고 폭력을 휘두르면서 자신의 취약성을 감추려 한다. 어디서든 큰 소리 치고 서슴없이 행동하는 미숙한 남성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삼손은 마지막으로 들릴라라는 여인을 만나 새로운 삶을 기대하지만 결국 똑같은 사고와 행동 패턴으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구약성경 사사기에는 이러한 삼손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의 위대하심이 찬양되어진다. 인간의 조건이 결코 하나님의 쓰심의 조건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교훈으로 남게 된다.

사실 우리 주위에서도 성인이지만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성숙한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성인 된 이후에도 원 가족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의존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부부간에 갈등이 생기면 부부끼리 해결하지 않고 부모에게까지 확대시키거나 아예 회피해 버림으로 건강한 부부관계, 건강한 가족관계를 엮어 나가지 못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눈까지 멀게 되고 비참한 노예의 삶을 살아야 했던 삼손, 그러나 누가 그를 어리석다고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들은 얼마나 건강한가. 강했지만 어리석었던 삼손의 이야기가 가슴 깊이 들어오는 것은 내 자신 역시 삼손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본능에 이끌려 살았고 실수와 실패를 반복했던 삼손이었지만 그의 곁에는 늘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셨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부족하고 연약한 우리들에게 주어지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니겠는가.

 

김화순∥중앙연회 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김화순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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