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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속에서 자라는 의미

기사승인 2020.11.30  00:04:25

김화순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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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공평한 세상과 마주한다. 누구에게 피해를 준 적도 없고 악하게 살지도 않았는데, 그가 살아온 시간들은 절망의 늪과도 같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건만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나님, 도대체 이 사람에게 왜 이러시는 건가요?’라고 절규하게 된다. 고통의 터널을 지나 세상으로 나오려 움신하는 그에게 소망, 희망이라는 말이 손에 잡히는 말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라고 불리는 이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문제가 있었거나 정신적인 요인들로 인해 집 안에서만 지내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없고 자기 혐오나 우울증 증세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주로 인터넷과 게임에 몰입하면서 사이버 세계속에서 자기 만족을 얻는다. 정도에 따라 3~4년, 심하면 10~20년 동안 두문불출하며 세상과 단절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관계속에서 살아간다. 관계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삶의 반경이 커지면 커질수록 관계 역시 다양하고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집안에서의 관계, 지연이나 학연 관계, 자주 혹은 가끔 만나는 관계, 비대면 시대의 온라인 관계 등이 우리가 삶에서 경험하는 관계들이다. 이러한 관계속에서 소외된 이들이 바로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이다. 

국민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6개월 이상 집 밖에 나오지 않고 고립을 택한 ‘은둔 청년’이 1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고, 40세 이상으로 확대하면 그 숫자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한다. 더욱이 그동안 은둔형 외톨이의 원인으로 알려진 부적응, 열등감, 따돌림, 실패 등의 요인이 아닌 뚜렷한 이유가 없는 은둔형 외톨이가 증가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물에 빠진 사람에게 던지는 동아줄처럼 삶에 닻을 내릴 수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 빅터 프랭클은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 때문에, 나를 배려하는 사람 때문에, 나를 도와주는 사람 때문에 등의 이유를 들면서, 바로 그것이 그 사람을 삶의 광장으로 인도하는 중요한 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프랑스의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린 왕자가 사는 작은 행성에 아름다운 장미가 피었다. 그때까지 그렇게 아름다운 꽃을 본 적이 없는 어린 왕자는 장미와 사랑에 빠졌다. 어린 왕자는 장미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꽃이며 그의 행성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구에 도착해보니 똑같이 생긴 장미가 수천 송이나 피어 있었다. 그제서야 어린 왕자는 그의 장미도 평범한 꽃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린 왕자는 기분이 울적해 졌지만 곧 그는 세상에 무수한 장미가 있지만 그의 행성에 있는 장미는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장미를 위해 물을 주고, 바람을 막고, 벌레를 잡고, 고깔을 씌워주고, 심지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을 때도 귀를 기울여주었다. 그는 장미에게 길들여졌고, 장미도 그에게 길들여졌다. “장미가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공들인 시간 때문이야.” 어린 왕자에게 길들여진 여우가 말했다. 

강림절, 가난하고 괴로워하는 이웃들에게 내가 어떻게 작은 의미라도 되어줄 수 있을까를 새삼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온 세상이 나를 무시하고 나를 저버리려 할 때, 나를 위해 내 편이 되어 줄 한 사람, 그 한 사람의 의미를 떠올리는 절기이다. 그 대상은 친구일 수도 있고 부모일 수도 있고 배우자일 수도 있고 동료일 수도 있다. 아니면 삶의 끝자락에서 우연히 만난 한 사람일 수도 있다. 어떤 어려움과 절망에 싸여 있더라도 단단한 신뢰로 뭉쳐진 한 사람을 만나는 일, 그리고 그 한 사람이 되는 일은 성공한 삶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쉬울 것 없는 예수님께서 비천한 몸으로 이 땅에 오셔서 가난한 사람들, 아픈 사람들, 무시당하는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셨다. 그래서 강림절은 설렘과 기대, 희망의 시간으로 엮어진다.

김화순∥중앙연회부설 엔심리상담센터 소장

김화순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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