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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통즉구(通則久)의 도시 - 베네치아(1)

기사승인 2021.01.11  22:34:51

신태하 hopeace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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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는 물과 운하, 그리고 저마다의 특징을 가진 섬들로 유명한 아름다운 항구도시이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풍광이 사실 한 문명, 즉 고대 최강의 국가 로마와 그 문명 아래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피어났다는 사실은 참으로 의외일 수밖에 없다.

 

   
▲ 베네치아 섬으로 가는 리버티 브릿지

 

AD 원년을 기점으로 지중해 전 지역에 대한 정복과 약탈을 일삼던 로마제국은 6세기에 이르러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여러 이민족들이 거꾸로 로마를 침입했고 약탈과 방화를 일삼아 로마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전락했다. 그로 인해 수많은 피난민들이 생겼는데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던 그들은 갯벌에 수백만 개의 말뚝과 돌을 박아 인공적으로 섬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후 이곳에 정착하게 된 피난민들은 수세기에 걸쳐 땅을 넓히고 그 사이에 바닷길과 다리를 만들어 오늘날의 모습을 완성했다.

 

   
▲ 산타루치아 기차역

 

유학의 3대 경전 중 하나인 ‘주역’의 전체를 흐르는 핵심이 궁즉통(窮則通)이라 한다. 이 말은 원래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통즉구(通則久)에서 세 글자를 따서 만든 구절로, ‘어떤 상황이 궁극에 이르면 변화가 일어나고, 상황이 변하면 길이 열리며, 그렇게 통하면 오래 간다’는 의미인데, 베네치아를 표현할 때 이보다 더 좋은 구절이 있을까 항상 생각한다.

 

   
▲ 산타루치아 역 광장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던 베네치아의 조성자들은 막다른 골목에서 생존이 위협 받자 누구도 상상하지 못 했던 바다 위에 섬을 만들 생각을 했고, 그 섬과 섬 사이를 서로 통하게 하여 길을 내고 도시를 넓혀 나갔으며, 그렇게 서로 통하게 하자 오늘날까지도 그 이름이 빛나는 도시가 된 것이다.

 

   
▲ 수로 및 다리

 

바다와 맞닿은 베네치아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동서 해상 무역을 시작한 베네치아는 10세기 경 시작된 십자군 전쟁을 기점으로 지중해 무역로를 장악하며 큰 부를 쌓았다. 부유해진 베네치아인들은 성당과 궁전을 짓고 예술가를 후원해 산 마르코 대성당의 황금빛 모자이크와 황금의 선반, 색채의 마술사 티치아노의 ‘성모 승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유화 틴토레토의 ‘천국’ 같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 수로

 

약탈을 일삼았던 이민족들뿐 아니라 누구도 접근하기 힘들었던 이 도시는 오늘날 이탈리아 국내선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제선 항공편, 열차편, 버스편이 전 세계와 연결되어 가장 접근이 용이한 곳으로 바뀌었다. 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베네치아 곳곳을 여행할 수 있는 교통편에 대해 아는 것이 첫 걸음이다.

 

   
▲ 수로 및 운하

 

베네치아를 여행할 때는 주로 도보여행을 많이 한다. 하지만 골목골목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길을 잃기 쉽고, 곳곳에 건너야 할 운하와 계단식 다리가 많아 캐리어와 배낭을 비롯하여 짐을 가지고 다니기에 쉽지 않다. 그러기에 가급적 큰 길로 다닐 것을 권하는데, 비용이 들지만 도보여행을 보조하는 훌륭한 수단으로 바포레토(수상버스), 수상택시, 트라게토가 있다.

 

   
▲ 바포레토 선착장

 

바포레토는 수상버스로 가장 저렴하고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다. 1회 이용료는 7.5유로인데, 75분 동안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그 외 24시간, 48시간, 72시간권이 있다. 10개가 넘는 노선이 베네치아 섬 내부와 주변 다른 섬들을 거미줄처럼 잇고 있다. 특히 무라노, 부라노, 리도와 같은 주변 섬들을 여행하기 위해서 바포레토는 필수다.

 

   
▲ 바포레토 노선도

 

바포레토는 도보여행에 지쳤을 때 혹은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지쳤을 때 이용할 만하며, 1번(완행)과 2번(급행)은 노선 자체가 베네치아의 주요 여행지와 사진 포인트를 지나는 황금노선이다. 시간이 없다면 이 두 노선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베네치아를 즐길 수 있다. 4.2번은 베네치아 본섬과 유리공예의 섬, 무라노를 연결하는 인기노선이다.

 

   
▲ 수상택시

 

수상택시는 바포레토보다 빠르고 편리하다. 수상버스 노선 외에 어느 곳이든 접근할 수 있다. 수상택시는 관광명소 부근에 포진해 있고 ‘Taxi' 표지판이 붙어 있다. 기본요금이 15유로부터 시작하므로 요금이 비싼 것이 단점이지만, 6명까지 승선이 가능하므로 일행이 많다면 이용할 만 하다.

 

   
▲ 트라게토 및 곤돌라 선착장

 

트라게토는 베네치아의 명물 곤돌라와 비슷하게 생겼다. 운하를 건널 때만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트라게토라고 쓰인 승선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승선장에 따라 다르지만 운하를 한 번 건너는데 1인당 2-5유로 정도다. 바포레토 승선권이나 베네치아 패스 소지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트라게토의 가치는 승선비용이 너무 비싼 곤돌라를 맛보는 데 있다.

 

   
▲ 곤돌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이 한참인 지금,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본섬 침하, 유적 훼손, 환경 및 해양오염의 문제로 몸살을 앓던 베네치아가 정화되고 있다 한다. 바다와 운하가 깨끗해져 숭어 떼가 몰려든다는 외신을 접하면서, “과연 여행객이 있어야 하는가?”와 더불어 “여행객이 없다면 여행지가 정화된 들 무슨 소용인가?” 하는 두 가지 의문이 충돌한다.

 

   
▲ 베네치아 풍광

 

이 두 가지 의문이 충돌하는 어느 즈음에서 타협을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의견이 있겠지만, 필자의 소견에 - 여느 여행지도 그렇지만 - 특히 베네치아는 여행객이 있어야 비로소 가치를 발하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여행객으로써 인류사에 빛나는 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도시가 통즉구(通則久), 즉 통하여 오래 가기를 기도해 본다.

 

   
▲ 베네치아 일몰

신태하 hopeace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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