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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규칙과 함께 한 해를

기사승인 2021.01.11  23:24:30

홍기석 목사/로마연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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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규칙과 함께 한 해를

(<수도 규칙, Regula monachorum>, 베네딕도 저, 이형우 역주, 분도출판사, 1991년)

2021 정초이다. 새해는 모두가 새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한다. 예수의 길, 구도자의 길, 순례자의 길을 걷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자세로 새해, 새 길을 떠날 수 있을까? 더군다나 2020년을 두렵고 답답한 길을 걸어온 우리 모두에게는 2021년은 더 밝고 소망의 하나님을 바라보며 새 길을 걷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새 길을 멋있게 출발할 수 있을까하는 물음에 대한 하나의 답으로 모든 수도자, 구도자의 고전인 베네딕도의 <수도 규칙>(Regula monachorum)을 소개한다. 이 책은 서방수도원의 창시자라고 하는 베네딕도(Benedetto, 480-547)가 540년경에 유일하게 남긴 수도자들의 생활규칙을 쓴 책이다. 

베네딕도는 로마제국이 무너지고 동로마제국이 세워지는 시기의 혼란한 시기 480년 누르시아의 어느 명문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는 로마에서 문법과 수사학을 공부하는 도중에 로마의 악습과 퇴폐적인 삶에 환멸을 느끼고 이 세상에서의 학문을 포기하고, 영적인 인간으로 머물기를 결심하며 세상을 등지고 수비아꼬(Subiaco)라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동굴에서 3년간 고독한 수도자의 삶을 시작한다. 그의 동굴 생활은 참혹했으나 그의 영혼은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깨달은 것은, 구원을 받고 하나님 체험을 한 사람은 혼자 동굴 안에 머물며 자기만의 영혼의 구원에 만족하지 않고,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며 영혼을 구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동굴에서 나와 그 주변에 12개의 기도의 집을 세운다. 그 지역에서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 모함이 일어나자 그는 그곳을 떠난다.

그는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로마와 나폴리 중간에 있는 몬테까시노(Montecassino) 지역의 가파른 산을 올라가 직접 설계를 하고 돌을 나르며 기도의 집을 지었다. 그리고 이 기도의 집의 이름을 ‘몬테까시노’라고 지었다. 바로 이 집이 서방교회 최초의 공식적인 수도원이 되었다. 몬테까시노 수도원은 서양정신사의 한 전환점이고 상징이 되었다. 그는 바로 이곳에서 그동안 자신이 수도생활 한 것을 바탕으로 <수도 규칙>(Regula monachorum)을 저술했다. 이 책에는 73개 조항으로 된 수도자의 규칙이 쓰여 있다. 

수도 규칙의 기본은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vora)”였다. 이것이 베네딕트 수도원의 신조이고, 나아가 전 세계 수도원의 신조이다. 여기에 하나 더 첨가하여 하나님 찬미를 강조하였다.

기도와 찬미에 대하여: 우리의 일상 중에 가장 거룩한 일은 하나님께 기도하고 찬미하는 것이다. 베네딕도는 하루에 일곱 번을(시119:164) 기도하고 찬미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일곱은 완전함을 말하는 것이다. 즉 피조물인 우리는 온전히 하나님께 나아가고 하나님의 영광과 은혜를 찬미해야 한다. 권력도 명예도 사라지지만 하나님 찬미는 영원불변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베네딕트는 시절에는 아직 성가의 원조인 그레고리오 성가는 없었다. 베네딕트의 하나님 찬미로부터 그레고리오 성가가 발전했다. 베네딕도의 하나님 찬미에는 감사와 간구의 기도가 다 포함되어 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은 사람을 그 아집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찬양하는 자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을 생각하게 된다.

매일의 육체노동에 대하여: 그동안은 노동은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은 인간이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거룩한 사람은 노동을 하지 않고, 노예들을 시켰다. 그러나 베네딕도는 땀흘려 일하는 것이야말로 신성한 것임을 주장했다. 그러므로 정해진 시간에 육체노동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성서를 읽어야 한다. 자신의 손으로 노동하여 생활을 영위할 때 비로서 참다운 수도자가 된다. 

침묵에 대하여: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키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잠 10:19).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그 열매를 먹으리라”(잠 18:21) 라는 예언자의 말씀을 지키자고 강조했다. 오히려 자기의 말이 많으면 타인의 말을 들을 수 없는 것처럼,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선 침묵을 해야 함을 강조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가르쳐야 할 사람은 말하고 들어야 하는 사람은 침묵함으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섬김에 대하여: 하느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겨야 한다. 수도자의 삶 자체가 섬김의 삶이다. 자기 뜻과 탐식을 섬기면 안 된다. 병자들을 섬기고, 주방에서 섬기도, 식당에서 섬기고, 손님을 섬겨야 한다.

이 외에 음식은 얼마나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음료의 분량에 대하여, 일이나 식사 시간에 늦게 오는 사람들에 대하여, 의복과 신발에 대하여, 순명에 대하여, 열정에 대하여... 등등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의 구도자로서의 생활에 대하여 73개조항에 걸처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다.

베네딕도는 이렇게 하나님 앞과 이웃과 자신에게서 경건과 신실한 삶을 지키다 547년 3월 21일, 죽어가는 중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으로 일어나 손을 하늘로 향하여 들고 기도하면서 숨을 거두었다. 베네딕트는 오직 한 분이신 하나님의 영을 지니고 기도하고, 일하고, 찬양하고, 이웃을 섬기다 하나님 나라에 간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2021 새해, <수도 규칙>(Regula monachorum)을 책상에 두고 글벗 삼아 구도자의 길을 걷는 것, 멋진 길 아닐까?

홍기석 목사

홍기석 목사/로마연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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