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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 가결

기사승인 2021.01.19  22:47:12

신태하 hopeace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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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 가결

(<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지음, 김난주 옮김, 왼쪽주머니)

2021년을 맞은 한국사회는 여전히 코비드19의 대유행으로 인해 불안하다. 코비드19 바이러스가 두려운 것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 전염성에 있지만 그보다 더 불안한 것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예측할 수 없다는 것만큼 인간을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드는 것이 어디 있을까?

한국 사회의 미래 전망에서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일까? 바로 세계 최저의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에 따른 우울한 미래다. 이미 저출산과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나라들은 있지만, 이를 극복한 나라는 없다시피 하므로 저출산과 고령화의 결과가 앞으로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더욱 불안하고 초조하다.

그런데 이웃나라 일본이 한국 사회의 미래 전망에서 가장 큰 이슈인 저출산과 고령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아마도 예측할 수 없어 불안한 미래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70세 사망법안, 가결>은 일본 사회에서 불안한 미래를 극복하기 위한 문학 분야에서의 도전으로 저자는 소설의 형식을 빌려 고령화 된 사회가 겪을 법한 가상의 현실을 지어 낸 후, 이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아젠다를 던진다. 바로 모든 국민은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죽는 방법을 택해 죽어야 한다는 법의 통과다.

인간은 죽음의 공포를 망각하는 방식으로 극복하고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현재와 미래에 집착하며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수많은 사회적 모순을 양산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모든 인간이 70세에 죽도록 사망시점이 정해지니 소위 ‘현타(현실자각 타임)’가 왔다. “어차피 70세 에 죽을 텐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이다.

저자는 고령화에서 기인하는 문제들로 인해 어려운, 현실에 있을 법한 한 가정을 등장시킨다. 시어머니 수발을 드는 며느리, 방관하는 가부장적 남편, 관계에 치여 집안에 틀어박힌 아들, 시어머니 수발에 지친 엄마의 도움 요청에 집을 나가 혼자 살며 이런저런 직장을 전전하는 딸을 통해 그들이 현실로 다가온 사망법안에 자문하고 대응하는 과정을 그린다.

부양 스트레스, 가부장적 사고, 은둔형 외톨이 문제, 젊은 세대의 취업난, 비정규직의 불합리한 노동 환경, 노동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 등,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버거운 이슈들을 모두 고령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치환하는 것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하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적어도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70세 사망 법안이 점점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매우 극단적인 방법이기는 하나, 사망 시점이 정해진 인간은 존재의 가치를 묻게 되고, 지금까지의 삶을 반추하게 되며, 삶의 변화가 일어나고, 결국 문제를 해결 또는 해소를 위해 행동에 나서게 된다. 소설은 사망법안 가결이라는 도전에 대한 응전으로 결국 사망법안이 폐기될 만큼 사회 문제가 해소되며 인간과 사회가 성숙한다는 관점을 유지한다.

예측할 수 없어 흔들리는 미래에 대한 <70세 사망 법안, 가결>이라는 극단적이며 다소 위협적인 해결책은 법적이고 차가우며 인간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소설은 인간 사고와 내면의 변화, 그에 따른 행동만이 우리가 겪는 문제들의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말하고 있다. 즉 인간에 대한 따뜻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다.

정해진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이 책의 주제는 사실 그것이 아니다. 고령화 문제, 수명 연장과 건강 사이의 괴리, 청년들의 취업난과 악덕 기업과 가혹한 직업 환경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모순의 여파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이를 어떻게 풀지에 대한 의문이 포인트다.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이 그에 대한 영감을 충분히 준다.

 

신태하 목사

 

신태하 hopeace1@naver.com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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