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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울한 책

기사승인 2021.02.19  03:00:19

김국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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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울한 책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역, 김영사, 2017년

요즘엔 그렇다.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한국 가요를 부르고 김광석이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부른다. AI로 만들어낸 김광석 목소리는 꼭 그가 살아 돌아와 노래를 부르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노래를 듣는 마음은 복잡했다. 우선 김광석의 열성 팬으로서 그 목소리가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놀람과 감동, 두려움과 그리움이 오락가락하는 동안 표정도 덩달아 그랬다. 이런 식이라면 머지않아 가수 따로, 노래 따로 골라서 한 곡을 듣는 날이 오겠다. 

AI 참 무섭다. 바둑으로 이세돌을 이기더니 시도 쓰고 교향곡도 작곡한다는데 사람의 작품과 구분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한다. “바람이 잎사귀에 정갈하게 흔들린다. 달과 별을 만나는 이 소리는 날이 갈수록 그리움으로 몸집을 불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에 선보인 인공지능이 쓴 시의 한 부분이다. AI 주제에 시집도 냈다. 배가 아프다. 

유발 하라리의 책 <호모데우스>는 인공지능과 같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를  잿빛으로 그리고 있다. `굶주림, 질병,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인 인류는 노화와 죽음 그 자체를 극복하여 불멸과 행복과 신성을 추구할 것이라고 저자는 내다본다. 몸의 치료가 주된 업무였던 의술은 몸의 성능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고, 신체가 기계와 결합하는 단계를 넘어서면 생명은 유기적 영역을 벗어나 완전히 비유기적 영역으로 나아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형태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다. 

전작인 <사피엔스>에서 그는 신, 인권, 국가, 또는 돈에 대한 집단신화를 믿는 독특한 능력 덕분에 인간이 이 행성을 정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호모데우스>를 통해 저자는 집단신화의 하나인 신을 인간이 밀어낸, 근대 이후의 세계를 인본주의가 하나의 종교가 되어 지탱해왔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데이터 중심적 세계관이 인간을 밀어낼 것을 예견한다. 이어서 인본주의의 꿈인 생명, 행복, 힘을 가지려는 시도가 반대로 인간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는 과정을 설명한다. 

자유의지가 없고 그래서 의미를 생성할 수 없는 존재인 인간, 몸과 뇌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마음을 잃게 될 인간, 인간보다 지능이 뛰어난 알고리즘에 직업을 잃게 될 인간, 데이터를 처리하는 거대한 시스템의 부속으로서의 인간, 인간이 다 이해할 수 없는 알고리즘에 지배당하는 유기체 알고리즘인 인간, 아! 불편하다. 이 책은 정말 불편하다. 교회를 다니든, 종교가 있든 혹은 없는 사람이든, 뉘라서 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을까? 저자가 이 책은 예언이 아니며 자신의 예측이 빗나간다면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밝히지 않았더라면 저자를 많이 미워하며 읽었을 것 같다. 

아주 불편하다. 두꺼운 만큼 그렇다. 그래도 읽어보기를 감히 권하는 이유는 이 책은 많은 사람이 읽는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이며 자신과 세계관이 다르다 하더라도 현대 과학과 기술의 결과물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가 몰랐던, 알아야만 하는 현실의 세계를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책이 많이 읽히는 상황마저도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과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더 큰 통찰에 이를 수 있는 재료들을 많이 던져주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꿈꾼다고 말할 때 ‘꿈꾼다’는 것은 하나님의 통치를 간절히 기대하고 구체적으로 그리며 구체적으로 판단하고 구체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그 통치의 부분이 되는 것을 말한다. 현 과학의 결과물들이 신앙과 어떻게 대립하는지, 그것이 진정한 대립인지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따져봐야 하겠다. 저자가 예견한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하나님의 통치와 긴장을 형성할 것인지, 그리고 지금 교회가 무엇을 익히고 무엇을 버리며 무엇에 힘을 쏟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적어도 이 글을 찾아서 여기까지 읽어내는 열심이 있는 사람들, 길을 찾아나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의 몫이 아닌가 한다. 

김국진 목사(산돌학교)

김국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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