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눈치도 기술이다

기사승인 2021.03.08  01:17:10

김화순 givy4u@daum.net

공유
default_news_ad1
article_right_top

환경에 적응을 잘해서 자신이 속한 사회에 유연하게 맞춰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적응에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융통성이 떨어지는 이들은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뜻하지 않게 침묵하기도 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말로 분위기를 서늘하게 만들기도 한다. 깊은 토론을 하는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골몰하느라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기도 한다.

30대 후반의 한 내담자는 직장 생활이 괴롭기만 하다. 상사나 동료가 말을 걸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기만 하고, 주고받는 농담을 이해하기 어려워 점점 무표정으로 일관하게 된다. 이러다가 회사에서 눈치 없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힐까 두렵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외로움이 깊어진다. 앞으로 직장 생황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불안을 감출 수 없다.

한국인의 심리적 특성으로 우리성, 정, 체면 등을 주로 이야기한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눈치이다. 눈치란 ‘자신이 상대하고 있는 상대방의 마음이나 자신이 처한 상황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상대방이나 상황에 적합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눈치가 발달하게 된 이유는 집단주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아닌 집단 또는 관계로 보는 사회의 특성으로 관계 안정을 사회 안정의 토대로 본다.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는데 이런 이유로 눈치가 발동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욕구를 무시할 수 없게 되어 역할에 맞추어 적합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서로 공유하는 정보가 많고 관계가 긴밀하기 때문에 배경정보는 보통 생략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까닭에 말하는 이의 의도를 읽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로 인해 갈등에 직면하기보다는 회피나 양보를 통해 갈등을 해결한다. 윗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자신이 불이익 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눈치가 발동되고 아랫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해서 눈치가 발동된다.

이렇게 직접 요구하거나 표현하지 않는 한국사회의 특성으로 눈치가 발달하게 되면 상대방의 생각이나 상황을 파악하여 적절한 행동을 함으로써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고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대인관계 자체가 삶의 질에 영향을 주어 긍정적인 심리상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상대방이 표현하는 이면의 뜻을 읽어내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다. 더욱이 세대 간의 차이가 확연한 이 시대에 눈치를 어느 위치에 두어야 하는지는 개인의 삶의 자리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다만 눈치가 대인관계에 유용한 기제로 작용한다면 유연한 사회생활을 위해 적당히 길러져야 하는 기술일 수도 있다.

남이 평가하는 기준에 꼭 자신을 맞출 필요는 없다. 그러나 불편한 상황을 피하면 피할수록 그 상황은 불처럼 번져나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평가에 연연해 하지 않는 초연함, 나는 나로 존재한다는 자신감이다. 이전에 꺼려왔던 상황들에 직면할 기회를 가져보자. 그러한 태도가 오히려 건강한 눈치를 가진 사람으로의 출발점이 된다.

김화순∥중앙연회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소장

김화순 givy4u@daum.net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