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페미니즘, 페미나치 그리고 차이와 다양성

기사승인 2021.04.02  01:59:11

최형미 choihyungmee@hanmail.net

공유
default_news_ad1

춤추는 하마의 Friday for Feminism-  아홉번째 이야기 

미국에서 한 여성이 피임 비용이 많이 드니 의료보험으로 커버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이 이야기가 나오자 미국의 보수 언론인 러시 림보는 그 여성이 섹스를 밝히는 창녀일 것이라고 조롱했다. 환경이슈나 이주민에게도 인색했던 그는 여성 운동가들을 페미나치라고 불렀다. 권력가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섹스 이야기를 한 여성을 모욕한 것이다. 나치의 특징은 획일주의, 전체주의다. 사람들은 여전히 페미니스트들이 모두 똑같은 이야기만 한다고 본다. 

 

   
▲ 다이앤 아버스(Diane Arbus) (무재)다양한 사람들을 사진에 담아 그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미의 기준에 도전한 예술가

태생적으로 페미니즘은 차이와 다양성의 학문이다. 전체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목소리는 다른 목소리였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전략이었다면 다른 목소리를 듣는 것도 또 다른 전략이었다. 그것 때문에 1990년대 페미니즘 논의는 온통 여성들 간의 차이에 관한 토론장이었다. 차이란, 지류, 소수자, 사회적 타자의 목소리다. 다양성은 강자가 독식하는 세계속에서 소수자의 목소리를 지켜내야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다른 목소리를 어떻게 다룰까가 페미니즘의 숙제였다. 

   
▲ 킴벌리 크렌쇼 @ 위키피디아 “ 상호교차성 이론가, 페미니스트 법률가.

혹자는 하나로 통합되지 않는 여성들의 흩어진 목소리를 보고 페미니즘은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전에 곧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다른 목소리, 다른 의견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연대를 구성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갔다. 예를 들어, ”왜 (어떤) 백인 여성은 가정폭력이 일어날 때, 단호하게 이혼을 선택하는데, 왜 (어떤) 이주민 여성은 그 폭력적인 남성과 재결합을 원할까?“ 처음에 사람들은 이주민 여성이 용기가 없거나 무지하다고 확신했었다. 그러나 이렇게 명확할 것 같은 문제에서도 여성들의 입장은 달랐다.

페미니스트 법학자 킴벌리 크렌쇼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즉, 여성들 간의 차이를 문화적 차이, 기질적 차이라고 막연하게 말하기보다, 분석 가능한 정치학적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이주민 여성이 백인 여성과 다른 이유는 그들이 중층 억압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백인 중산층 여성들은 성차별만 겪는다면, 이주민 여성은 성차별과 인종차별 그리고 때론 가난 등 계급차별에 시달린다. 백인 여성들이 1차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면, 이주민 여성들은 보다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그들은 자신의 안전 뿐 아니라 가족의 생존, 어디서 닥쳐올지도 모르는 생존의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그저 남편을 징계하는 것으로 문제해결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결국 백인 여성과는 다른 선택을 한다. 

어디 이것이 서구 사회의 문제겠는가? 우리 사회에 많은 여성들이 이야기다. 누가 그들을 계몽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누가 그들에게 용기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중층억압을 겪는 여성들, 장애여성, 빈곤청소녀, 노인여성이 다른 선택을 할 때, 그들은 자신만이 목격하고, 알고 있는 그 복잡한 상황속에서 어려운 퍼즐을 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경험을 하는 사람들에게 연대가 가능할까? 공감하고 지지하는 것이다. 그의 선택을 믿어주는 것이다. 연대는 동일한 사람들의 정치적 모임이 아니라 내 문제가 아니어도 상대방에 대한 공감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페미니즘은 노동운동으로, 이주민 운동으로, 성소수자 운동으로, 환경운동으로 가지를 뻗어 힘이 되고 연결하며 나가는 것이다. ***

최형미 choihyungmee@hanmail.net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