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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를 살렸다!
<책 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김애리, 비즈니스북스, 2021
지은이 김애리는 독서 프로그램과 자기계발 강좌 등 교육콘텐츠를 기획 운영하는 (주)와이빌 이사로 강연자이자 독서 컨설턴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이는 IMF 때 부모님의 사업 실패 후 어려워진 가정 형편으로 중국으로 이주해 청소년기를 절망과 우울증에 빠져 지내며 죽음을 생각하던 중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다시 살아갈 희망을 얻게 되었고, 18세부터 25세 사이 1000권의 책을 읽고 난 후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그 때부터 ‘책이 나를 살렸다!’ ‘책이야말로 가장 흔하고 사소하게 삶에 마법을 걸 수 있는 도구이다’ 라고 이야기하며, ‘읽고 쓰는 독서’를 강조하고 있다. 지은이가 지금까지 지은 책으로는 <책에 미친 청춘>,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등이 있다.
우리는 약 1년 반 전 시작된 Covid-19이라는 정지선 앞에 모두가 멈춰서야 했다. 이것은 생소했지만 막강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했던 것은 나와 가족, 주위에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들이었고, 학교, 교회, 직장, 병원, 여행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어쩌면 Covid-19은 과학의 급진적인 발전에 따른 인구 급증, 수명 연장,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이봐, 인간들. 뭘 그리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리나? 잠시 쉬어 가게.’ 라며 우리를 멈춰 세우는 자연의 경고 말이다.
이러한 기간을 통해 우리가 깨닫게 된 것이 있다. 책을 읽는 것의 소중함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독서가 꼭 필요한 시간들이 있다.
첫째,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자각할 때이다.
둘째, 삶의 다른 가능성을 실험하고 싶을 때다.
셋째, 자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해야 할 때다.
이런 상황들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변화가 절실한 순간들이라는 사실이다. 이 때가 책을 읽어야 할 때이다. 힘겹고 지치는 순간, 책을 손에 쥔다는 것은 내 삶이 여전히 소중하고 존중 받아 마땅하며, 내 삶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과 자존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보잘 것 없이 작은 공간이라도 책을 읽으며 내가 정말 즐겁고 행복한 공간, 온갖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집이 없다면 도서관, 카페의 한 구석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은 ‘도피’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리셋’을 위한 공간이다.
우리가 독서를 하는 목적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데 있다. 내가 누구인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어떤 것에 마음을 바쳐왔고 어떤 것에 마음을 다쳤는지, 앞으로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살아가고자 하는지. 결국 ‘나’를 알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타라 브랙은 자신의 저서 <자기 돌봄>에서 어떤 문제나 환경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돌보는 네 단계의 ‘자기 돌봄 프로그램’을 제안하는데,
첫 번째는 ‘지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고 멈추는 단계.
두 번째는 ‘나는 무엇 때문에 고통받고 불행한가?’를 세심히 살피고 관찰하는 단계.
세 번째는 진정한 나는 고통에 흔들리지 않음을 인식하는 단계.
네 번째는 ‘그랬었구나’ 하며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 허용하고 용서와 사랑의 관점에서 끌어안는 단계.
타라 브랙은 이 모든 단계를 ‘자기 자신과 우정을 맺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한평생 타인과의 관계에 치중하고 그들을 위해 기꺼이 귀한 시간을 내주지만 정작 나 자신은 제대로 돌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는 일은 타인과 세상을 위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그것이 책 읽기이다.
‘제대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실천으로 이어지는 독서이다. 독서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단지 눈으로 글자를 훑는 것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깨달은 것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내가 변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결국은 나를 둘러싼 세상을 변화시킨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삶을 궁극적으로 변화시키는 데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좋은 책을 읽거나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결국 변화를 위해서다. 단기적이고 표면적인 변화 말고 궁극적이고 영구적인 어떤 변화. 책을 읽으면 인생이 달라진다!
김환중 목사(산호세 에벤에셀교회)
김환중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