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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선언

기사승인 2021.09.17  00:09:10

강옥지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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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선언, 상호의존의 정치학>, 더 케어 콜렉티브 저, 정소영 역, 니케북스, 2021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팬더믹은 그 동안 이윤과 성장 그리고 국제 경쟁만을 중요시하는 경제 구조, 모든 영역을 시장 가치로 축소하고 해석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거센 흐름에 제동을 걸고 그 동안 간과되었던 돌봄이라는 이슈를 우리에게 던져 주었다.

이 책 <돌봄 선언>은 '돌봄 위기에 대해 공부하고 논의하던, 각기 다른 전공 분야에서 연구하고 활동하는 저자들이 공동 집필한 책'이라는 옮긴이의 해설처럼 돌봄에 대해 다양하고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서문 | 무관심이 지배하다 / 1장 돌보는 정치 / 2장 돌보는 친족 / 3장 돌보는 공동체 / 4장 돌보는 국가 / 5장 돌보는 경제 / 6장 세상에 대한 돌봄 등 목차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 말하는 돌봄이란 모든 형태의 돌봄, 즉 우리의 가정에서뿐 아니라 친족, 공동체, 국가, 지구 전체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서로가 서로를 차별 없이 돌보는 것을 의미한다. 돌봄을 일방적인 시혜가 아닌 상호의존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돌봄의 개념만 바로 잡아도 그간 그 역할을 떠맡기듯 안아 온 이들의 희생은 덜어지고 사회 전체가 돌봄의 보람과 짐을 함께 나누게 될 것이다. 

학교가 문을 닫는 동안 빈곤층 아동들은 결식 상태로 방치되고, 택배 노동자가 업무량을 견디지 못해 길에서 쓰러지고, 복지의 사각지대에 빈곤 인구가 방치되어 고독사하는 등 재난의 위험은 불균등하게 발생한다. 소수자와 취약 계층이 가장 먼저 생존의 위협에 직면한 요즈음 <돌봄 선언>은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편적인 돌봄의 필요성을 선언한다.

P. 41 우리는 이 선언문에서 너무 오랫동안 무시되고 거부되었던 돌봄이라는 개념을 구성 원칙으로 삼는 세상에 대한 진보적인 비전을 제안한다. 이러한 비전은 ‘보편적 돌봄universal care’ 모델을 발전시키는데, 이는 돌봄이 삶의 모든 수준에서 우선시되고 중심에 놓이는 사회의 이상이다. 보편적 돌봄이란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모든 돌봄이 우리의 가정에서뿐 아니라 친족에서부터 공동체, 국가, 지구 전체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우선시되는 것을 의미한다. 보편적 돌봄을 우선시하고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것, 그리고 이것이 상식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돌보는 정치, 만족스러운 삶,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하다.
 
P. 60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만족스럽고 창의적인 돌봄 체계를 정착시키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물체의 전반적인 안위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적절한 물질적 자원이 필수적이다. 충분한 자원과 시간은, 나와의 관계가 가깝든 멀든 다른 사람을 돌보고자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환경을 만든다. 이런 인프라를 확실히 하는 것만이 돌봄을 제공하는 쪽과 돌봄을 받는 쪽 모두가 필연적으로 엮여 있는 부정적인 정서를 조금이라도 해소할 방법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돌봄은 개인 차원의 문제’라는 생각은 우리의 취약성과 의존성, 상호연결성을 인지하기를 거부하는 데서 비롯되며, 이러한 인식은 돌봄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냉담하고 무관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돌봄 선언>은 ‘인간은 어떤 형태든 돌봄에 의존하여 생존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상호의존interdependency은 인간의 존재 조건임을 주지시킨다.
이 책에서 ‘돌봄’은 가족 간의 돌봄, 돌봄 시설이나 병원에서 종사자들이 수행하는 직접적인 돌봄, 교사들이 학교에서 수행하는 돌봄, 그리고 다른 필수 노동자들이 제공하는 일상적인 서비스를 모두 포괄하는 확장된 개념이다. 그뿐 아니라 사물도서관, 협동조합 형태의 대안경제나 연대경제, 주거비용을 낮추는 정책들, 화석 연료의 감축과 녹지 공간 확대를 위해 일하는 활동가들이 제공하는 돌봄도 포함한다. 즉 직접 누군가를 보살피는 ‘대인 돌봄’뿐 아니라 누군가의 안위를 염려하며 마음을 쓰는 ‘정신적 돌봄’과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이념과 활동에 참여하는 ‘정치적 돌봄’을 포괄한다. 돌봄은 모든 규모의 생명체에 활성화되어 있고 필요한 것으로서, 사회적 역량이자 복지와 번영하는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보살피는 사회적 활동이다.

진정으로 돌보는 정치를 구상하려면 우리의 생존과 번영이 모든 곳에서, 언제나, 그리고 무수히 많은 면에서 타인에 달려있음을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염려는 다른 모든 감정과 마찬가지로 변하기 쉽고, 종종 개인적 만족감이나 인정 욕구 등의 정서적 상태와 부딪치거나 죄책감이나 수치심 같은 감정과 얽히기도 한다. 이러한 보편적 양면성을 전제로, 돌봄은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목표는 사회 전체가 돌봄의 보람과 짐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이 책을 아비 루이스는 “지구와 서로에 대한 돌봄에 바탕을 둔 경제와 사회에 대한 영감을 주는 혁명적인 요청! 신선함과 동시에 익숙함, 도덕적 명료함과 정치적 요구를 담은 책이다.” 라고 추천한다.

강옥지 사모(강화에덴교회) 

 

강옥지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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