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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어머니 사랑

기사승인 2021.10.15  20:19:37

김홍섭 ihom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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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절초의 단아함과 야생화의 자유와 동시에 가없는 어머니 사랑을 되새긴다

가을에도 많은 꽃들이 다투어 계절을 노래한다. 봄꽃과 달리 가을꽃은 정갈하며 청초하며 쓸쓸하기도 하다. 차가워진 날씨와 서리와 추운 겨울을 예감하는 듯 가을꽃들은 여럿이서 함께 피고진다. 나뭇잎들도 함께 물들고 더불어 낙엽 되어 딩굴고 쌓인다.

가을의 대표적인 꽃 중의 하나로 구절초(九節草)를 들 수 있다. 구일초(九日草)·선모초(仙母草)라고도 하며, 음력 9월 9일에 아홉게 줄기로 꺾어지는 풀이라는 뜻에서 구절초라 유래하였다. 학명은 Chrysanthemum zawadskii var. latilobum KITAMURA.이며, 키는 50㎝ 내외이고, 땅 속 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으면서 번식한다. 잎은 난형이며, 가장자리가 1회 우상(羽狀)으로 갈라져 있다. 꽃은 9∼11월에 흰색, 담홍색으로 피며, 가장자리 꽃은 설상화(舌狀花)이고, 복판의 꽃들은 관상화(冠狀花)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지에 자라고 예로부터 월경 불순·자궁 냉증·불임증 등의 부인병에 약으로 쓰여 왔다. 가을(9월 9일)에 이 풀을 채취하여 엮어서 꽃이 달린 채로 말린 후, 달여 복용하면 부인병에 보온용으로 탁월한 효과가 있다 하여 상비약으로 써 왔다. 구절초는 항균, 항염 작용으로 면역증진과 피로 개선 등에 도움이 되며, 5장(심장, 간, 비장, 폐, 신장)을 튼튼히 하는 강장 작용을 한다. 근래 구절초에 있는 아케세틴, 리나린 성분이 항균, 항바이러스 작용과 소염, 진통 작용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날에 떡을 보관할 때 상하지 않도록 구절초 잎을 얹어 며칠씩 두고 먹었고, 옷에 좀이 슬지 않도록 말린 구절초를 옷장에 넣어 보관하기도 했다. 여인의 손발이 차거나 산후 냉기가 있을 때에 달여 마신다.

구절초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 순수, 우아한 자태이다. 손발이 차거나 부인병 등과 항균, 항염 등 넓은 약효가 있어서 인지, 하얗고 담홍의 꽃이 어머니의 은근한 사랑 같아서 인지 그 귀한 ‘어머니 사랑’이란 꽃말을 갖게 되었다.

구절초는 이런 실용적 이유와 더불어 우리의 깊은 가을 감성을 깨운다. 서늘해진 가을 날씨와 높은 하늘을 배경으로 들과 산에 흐드러진 구절초는 깊어가는 가을의 전령사이다. 봄의 모란처럼 화려하지 않고, 벚꽃처럼 요란하지 않고 철쭉처럼 요염하지 않고, 청초한 여인들처럼 들에 피어있다. 선머슴들처럼 흐드러져 자유와 바람을 즐기고 있다. 도처에 핀 야생화처럼, 아니 참 야생화로 산개(散開)한 활발한 생명 그 자체다. 하늘에서 내려온 별밭이라면 지나칠까? 구절초는 어머니처럼 화려하지도 오만하지도 않고 깨끗하며 그윽하고 깊은 사랑과 오랜 기다림을 갖는다, 어쩌면 이름 없이 피었으나 각기 아름다움과 향기를 간직하여 자기만의 높은 가치를 지닌 우리들 같이 들에 핀 야생화인 것이다. 한 시인은 가을빛에도 북쪽을 바라보는 구절초를 노래한다.

 

   
▲ 함께 핀 구절초

      구절초의 북쪽 – 안도현-

흔들리는 몇 송이 구절초 옆에 / 쪼그리고 앉아 본 적이 있는가?

흔들리기 싫어, 싫어 , 하다가 / 아주 한없이 가늘어진 위쪽부터 떨리는 것

본 적 있는가? 그러다가 꽃송이가 좌우로 흔들릴 때 /그 사이에 생기는 쪽방에 가을빛이

잠깐씩 세들어 살다가 떠나는 것 보았는가? /구절초, 안고 살아가기엔 너무 무거워

가까스로 땅에 내려놓은 그늘이 / 하나같이 목을 길게 빼고, 하나같이 북쪽으로

섧도록 엷게 뻗어 있는 것을 보았는가? / 구절초의 사무치는 북쪽을 보았는가?

 

 구절초를 보며 우리는 그 꽃말을 되새기며 가까이 어쩌면 멀리, 하늘에 계실 어머니를 생각하게 된다. 어머니~ 이 이름은 얼마나 크고 위대하며 거룩한가? 생각할 때 마다 가슴 한 켠이 아려오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가. 그 큰 사랑과 헌신과 희생은 얼마나 크고 힘 있는가, 약하고 좌절한 우리를 일깨우고 다시 서게 하는가.

     어 머 니 – 김홍섭-

내 영혼이 짓찢겨 하늘을 헤매다 돌아와

나래 젖는 마지막 고향 / 어머니

낯선 땅 끝 어디에서도 /뇌리의 한가운데 있는

영원한 이름 / 어머니

 

고독의 극한 심연에서도 /좌절의 검은 수렁에서도

횃불로 떠오르는 /마지막 희망 / 어머니

 

어머니 나는 이 한밤에 /내 동공의 가득한 호수 속에서

당신을 봅니다 / 내 눈물의 넘치는 샘물 속에서

솟아오르는 붉은 진주 / 거기에 비쳐 오르는 오색 무지개를 봅니다

 

어머니 / 어머니 당신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붉게 자지러진 황혼 속에서 무엇하고 계십니까

 

스산한 꿈속을 헤매다 돌아와 /고이 잠든 어머니 품속

눈뜨면 허망히 바스라지는 새벽빛

 

말갛게 벗은 나목사이로도 /훤히 보이는 내 고향 / 어머니 얼굴

나의 이십여 평생을 키워 온 / 눈물어린 간구와 오도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 내가 세상 끝 절망의 나락에서 만났던

마지막 구원은 / 내 고향 어머니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이 가을 우리가 구절초를 다시 보며 단아한 야생화의 자유와 흔들거림과 동시에 변함없는 어머니의 크신 사랑을 되새김이 부질없는 일은 아닐 것이다.

성경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니라”(마 19:19, 개역개정)고 부모공경을 강조하신다. 십자가상에서 예수님도 어머니를 제자 요한에게 부탁하시며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요 19:26,공동번역) 라고 말씀하신다

김홍섭 ihom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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