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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오늘 우리에게 예수의 탄생은 어떤 의미인가?

기사승인 2021.11.29  01:09:46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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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오늘 우리에게 예수의 탄생은 어떤 의미인가? 

<첫 번째 크리스마스>  마커스 보그, 존 도미닉 크로산 지음, 김준우 옮김, 한국기독교연구소, 2011년

대림절이 시작되었다. 곧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의 모습도 ‘예전’ 같지 않다. 거리에 캐롤이 없어진 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크리스마스 씰이 붙은 성탄 축하 카드도, 거리를 메우는 인파도, 자선냄비 종소리도, 화려한 성탄장식 조명도 없는 크리스마스가 익숙해지고 있다. 여전히 TV에서는 ‘나 홀로 집에’나 ‘다이 하드’ 시리즈가 방영되기는 하지만, 크리스마스 연휴는 미처 보지 못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을 몰아서 보기에 더 좋은 시간이다. 뭐 그렇다고 아쉬워할 것은 없다. 어차피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과는 별 상관이 없는 날이니까.
마커스 보그와 존 도미닉 크로산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는 이천년 전 예수의 탄생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과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한 사람들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천년 뒤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예수의 탄생 이야기가 어떤 의미인가를 묻는 책이다. 마커스 보그와 존 도미닉 크로산의 책들이 으레 그렇듯이 이 책 역시 암시와 반전이 이어지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는 듯, 한 장 한 장이 흥미진진한 역사, 문화, 종교적 자료들로 지적 호기심을 충분히 채워준다. 예를 들어,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은 로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아폴로 신의 아들로써 기적적으로 출생하였고, 천년이 넘는 족보를 가지고 있었으며, ‘지상의 평화’를 약속한 황제의 ‘복음’을 선포한 존재로, ‘신의 아들’, ‘주님’, ‘구세주’로 숭배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보그와 크로산은 복음서가 이러한 로마 황제의 ‘제국 신학’에 맞서 나사렛 예수의 동정녀의 탄생과 다윗의 족보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켜주는 책이 아니다. 보그와 크로산은 계속해서 예수의 탄생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묻는다.

“예수의 탄생 이야기들은 공허한 꿈이 아니라, 예수 안에서 드러나 우리가 본 것이 바로 그 길, 즉 다른 종류의 인생과 다른 미래로 가는 길이라고 선포하는 것이다. 개인적이며 정치적인 변화 모두, 재탄생의 종말론과 새로운 세상의 종말론 모두가 우리의 참여를 요청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참여가 없이는 우리 개인을 변화사키지 않으며, 또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참여가 없이는 세상을 변화시키지 않으신다.” (314쪽, ‘미래의 크리스마스’) 

오늘날은 기후위기의 시대. 전 세계적인, 그리고 생태적인 불평등과 부정의가 현재의 기후위기를 만들어냈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보다 수천 배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그 피해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생태적으로 취약한 생물들에게 집중되는 구조와 체제 가운데서 우리는 예수를 그리스도라 고백한다. 우리는 오늘도 석탄발전과 핵발전, 석유화학의 신전에 매일같이 우리의 제물을 봉헌하며 평화를 누린다. 오늘날의 상황은 이천년 전 방을 구하지 못한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마구간 구유에 눕혀야만했던 상황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단지 다른 것은 오늘날의 우리는 새로운 길, 다른 종류의 인생과 미래로의 참여로 세상을 변화시킬만한 용기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기후정의를 위해 첫 번째 크리스마스로 더욱 깊게 다가서야 한다.
간혹 그런 상상을 해본다. 어느 날, 어느 고대 문서가 보관된 수도원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문서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마가복음이 발견된다. (아르메니아나 조지아 어디쯤이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나라라서.) 그런데 이 문서에서 마가복음 17장이 발견된 것. 전 세계 신학교의 성서학자들이 마가복음 17장을 번역하기 위해 이 수도원으로 모여들고, 언론의 취재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드디어 새롭게 발견된 마가복음 17장의 번역본이 발표된다.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으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내가 다시 올 때까지 그리스도인들이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지켜내어 지구의 생태환경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습 그대로 아름답게 보전하여라.”라고 신신당부하셨다는 내용의. 그 정도면 좀 교회가 변하지 않을까?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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